대운산은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와 경상남도 양산시 웅상읍 명곡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빼어난 절경을 가진 산은 아니지만 적당한 능선의 기복과 오르내림이 있어 산행의 재미가 있는 산이다. 해발 742m가 말해주듯이 근교에선 높은 산이다. 남창을 지나 서창으로 가는 길도 아늑한 들판길이라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고갯길 정상을 지나 서창으로 가기 전 탑골저수지로 좌회전하면 대운산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탑골(일명 탑자골)은 대운산 서북쪽 자락에 위치, 산기슭을 타고 흘러내린 계류들이 모여 하나의 계곡을 이루어 회야강으로 흘러 내려간다. 1933년도에 이 계곡 중턱을 가로막아 축조된 탑골 저수지는 깊고 웅장하면서도 물이 맑고 그 주변 분위기가 새와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깊은 산사의 분위기를 자아낼 만큼 고요하기로 이름나 있는 곳이다. 따라서 현재 계곡주변 도처에 절의 건물에 사용했던 기와 탑의 탑두, 탑좌대, 탑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절이 있었던 골이라하여 옛부터 탑골이란 이름이 붙여 내려오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이지만 해운대주민들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먼저 만나는 탑골저수지는 외래종 베스가 떼지어 노는 것도 볼 수 있다. 비록 외래종이지만 떼지어 헤엄치는 모습 만큼은 볼 만하다. 언젠가 이곳에서 작살로 베스를 잡은 사람에게 팔뚝만한 다섯마리을 얻어 탕을 끓였더니 먹을 만했다. 누가 베스를 풀어 놓았는지 몰라도 이 놈을 잡으려는 낚시꾼들이 가끔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뭐니해도 탑골저수지가 가진 장점은 바로 풍경이다. 사철마다 지어내는 경치가 다르며 아침 저녁으로도 많이 다르다. 맑은 물과 대운산기슭이 만들어내는 풍광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저수지를 따라 한 바퀴 산책할 수도 있는데 여름에는 뱀이 자주 출몰하여 깜작 놀라게 한다. 탑골저수지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대운산 자연휴양림이 등장한다. 해운대근처에선 가장 가까운 자연휴양림이다.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휴양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대운산 드라이브의 백미는 바로 여기에서부터다. 자연휴양림 위로 임도가 잘 닦여져 있는데 이 임도를 차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과거에 한 번 올라간 기억이 있어 다시 가보려 했더니 임도를 막아둬 올라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다시금 도전하니 이번엔 임도가 개방되어 있었다. 차를 몰고 한참을 올라가도 아직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아마 계속 임도를 연장하는 공사를 하는 모양인데 운 좋게 대운산 정상 바로 밑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차가 한 대도 보이질 않고 가끔 등산객과 마주칠 뿐 너무나 조용한 대운산 속이다. 멀리 보이는 경치를 담느라 폰카를 눌러보았지만 일기 관계상 좋은 그림이 잡히지 않는다. 대운산은 참나무가 많은 곳이다. 가끔 소나무도 눈에 띄지만 장산에 비해 식생이 많이 달라 느낌도 새롭다. 참나무와 더불어 철쭉이 많아 해마다 5월이면 철쭉제가 열리는 곳이다. 대운산을 등산하는 것도 좋지만 차를 몰고 임도를 따라 정상 가까이 오르는 재미도 좋다. 더구나 임도 전체를 몽땅 전세내 오르는 맛은 더욱 신난다. 하산하는 길은 멀리로는 천성산 등의 능선이 보이고 가까이는 숨은 계곡이 반긴다. 탑골저수지를 내려 보면서 다음에도 임도가 개방되어있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