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한국에 있었다면 망했을 것”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입력 2023.01.14 03:00
최근 실리콘밸리에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를 마치고 방문한 한국인들이 많다. 스타트업 대표부터 투자자, 대기업 관계자, 국회의원, 정부 부처 장·차관들도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CE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에서 실리콘밸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반이 걸린다. 매년 CES가 끝난 후 실리콘밸리를 찍고 귀국하는 일정은 새롭지 않지만 올해는 특히 그 규모가 크고,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9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커뮤니티인 ‘82스타트업’ 행사에 3년 전의 2배인 600여 명이 몰렸다.
KOTRA가 5일(현지시간) 개막일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에 통합 한국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CES 2023' 통합한국관의 전경. 2023.1.6 /KOTRA
글로벌 테크 업계에서 한국 업체들의 진격 속도가 매섭다. 새해 벽두에 열린 CES에서 한국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은 미·중 갈등으로 빠진 중국 업체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미국에 이어 참가 기업 수가 두 번째로 많다. 주목할 만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업체에 주는 CES 혁신상도 역대 최다인 111개 받았다. 실리콘밸리에서도 한국인들의 평판은 좋아지고 있다. 한 벤처투자사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리콘밸리 창업 열기가 예전만 못하고, 엔지니어들은 창업보다는 빅테크 직원의 삶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며 “밤늦게까지 독하게 일하는 사람은 한인뿐”이라고 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특 A급 인재를 빼고 평균적인 수준으로 봤을 때 실리콘밸리 인력보다 한국 인력들이 더 뛰어나다고 느낀다”고 했다.
사실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은 체계적인 지원보다는 창업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개인적인 희생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한인 스타트업 대표들은 “한국에 남아있었다면 망했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때마다 언급되는 것이 좁은 시장과 규제, 대기업의 횡포다. 지금은 정부가 예전보다 스타트업 성장에 돈을 쓰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대기업들도 상생을 외치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 CES 주최사인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지난 9일 발표한 ‘세계 혁신 순위’를 보면 한국은 26위다. 연구·개발 투자와 원격의료, 디지털 자산, 드론 등의 항목에선 A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의견의 다양성(D), 세금 우대(C), 환경(B), 사이버 보안(F) 항목에선 낮은 점수를 받았다. CTA는 “한국은 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에 혁신 기업이 탄생해 머물 가능성은 낮다. 한국엔 오랜 연구 끝 제품을 개발해도 규제에 막혀 시장에 내놓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버티다 못해 생존을 위해 한국을 떠날 것이다. 떠난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면 ‘한국인이 세계에 진출해 성공했다’는 실속 없는 자부심만 남는다. 혁신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고, 이를 국내 전 산업에 내재화하는 체계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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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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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1.14 05:52:21
정치인들아! 제발 한국에서 불필요한 규제 따위는 없애 기업 하기 좋은 풍토 만들어라. 창업이든 수성이든 기업이 번창해야 나라가 부강하고 국민 일자리도 생겨 부국강병이 달성 된다. 이런 상식을 모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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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23.01.14 10:22:21
대형사고, 기업비리, 횡령, 사기, 불법승계등등 문제가 발생하면 재발 방지책을 만든다고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만들라고 난리치는 정치인들과 조선의 일부 보수성향의 분들이 있는 한 규제혁파는 요원할 듯 합니다
easygod
2023.01.14 06:23:39
3류 정치인들이 기업은 등쳐서 돈이나 먹는 저금통으로 인식하고 법인세 올리고, 공무원들은 국민 핑게되고 규제 잔뜩 만들어 지들 뒷돈 챙기니 기업들이 해외로 해외로 간가는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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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11
2023.01.14 06:51:24
오늘 조선일보의 기사중 백미! 제대로 스타트업하려면 베트남같은 아사리판인 나라보다는 세상 최고의 치열한 경쟁사회인 미국에서도 이겨 보겠다는 대한민국의 패기를 생각하게 하는 희망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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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2023.01.14 09:32:10
대기업도 한국에 투자 안하고 미국가서 공장만들고 투자하는 판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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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king
2023.01.14 07:57:05
2023 CES에 한국 기업들의 열성적인 참여와 혁신상 수상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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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Kim
2023.01.14 10:46:50
그러니 빨리 민노총 때려잡고,더부러 범죄당을 해체하고, 문가놈과 그 역적 패거리를 처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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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2023.01.14 10:20:16
웃겨요. 규제 완화 좋아요. 그러나 무슨 대형 사고나 기업비리, 횡령, 독과점, 윤리도덕등 문제가 발생하면 관련 법령이나 법규가 미비해서 그렇다고 엄청나게 비난하면서 재발 방지 법을 만든다고 다시 규제관련 법을 계속해서 제정하는데 조선100자평 일부 보수성향의 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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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
2023.01.14 10:19:42
작금의 소위 민주당, 민노당 같은 당이 없어지지 않고 국회 최대 정당으로 있는 한 희망은 없다. 또한 민노총 같은 노조, 전교조 같은 단체가 국민의 현재와 미래를 갉아먹고, 민변 같은 조직이 국가 기관을 점령하며 존재하는 한 발전은 커녕 퇴보만 있을 뿐이다. 하기는 미래를 내다보고 지원하거나 최소한 걸림돌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국민의 힘인지 짐인지 당도 크게 기대할 것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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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10년이가장중요
2023.01.14 09:16:13
스타트업만의 문제일까? 30대 중반에 대기업 그만두고 이민 와서 만 4년에 전문직 자격증에 10 년 경력 쌓고 정년 없는 미국 공무원 되어서 연 25만 불 버는 아재를 안다, 그 사람도 그런다, 한국에 있었으면 지금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 그만두고 힘들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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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별님
2023.01.14 12:00:02
정치는 4류 관료는 3류인 대한민국이 이 정도 산다는 것도 참 기적 같은 일이다. 그것은 다행이도 기업이 1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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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쉬
2023.01.14 17:14:38
규제를 많이 해야 뇌물을 들고 오거든. 퇴직한 공무원들 일자리도 만들어 주니 규제를 위한 규제.공무원들을 위한 규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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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
2023.01.14 17:01:25
그것봐라 전세계에서 한국이 세율이 가장 높다고 하지 않는가 이건 간첩 문가의 북한식 재산 수탈 방법으로 개인이건 기업이건 무조건 돈과 재산을 탈취한 결과다 지금이라도 모든 세금을 oecd국가 평균 이하로 내려야한다 .문가를 이적행위로 법대로 즉시 사형집행에 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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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ortal
2023.01.14 14:48:25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겠는데, 이제 이런 말은 그만 두자.. 한국에서 출발해서 전세계로 뛰어나가 성공한 기업도 많다. 당신이 말한대로라면 한국에서 성공하고 전세계를 상대로 성공한 기업은 전 우주를 지배해야겠군.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보다 보듬는 말,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기업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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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의시대
2023.01.14 22:17:43
규제 혁파가 대한민국 생존의 답이다. 국회는 도대체 뭘 하고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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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msd
2023.01.14 11:53:55
기득권이 날뛰고 여기에 휘둘리기만하는 무능한 공무원 뿐인 한국에서 속앓이하지말고 유능한 기업인들은 모두 미국으로 떠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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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Woops
2023.01.14 17:20:18
전자마스크를 봐라. 국내 판매는 못하고 외국 국가대표팀이 단체로 쓰고 와서 화제가 되었다. 가장 필요할때 판매를 못하고 시간이 지나니 판매 허가 주네 마네... 이게 한국이다. 쉽게 바뀔까? 주사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회에서 법 통과?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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