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맑은 거울과 같이하라.

[여여부동]

고전에는 사람의 등급을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첫째, 훌륭한 업적을 세우고도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으로 가장 높은 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둘째, 자신의 업적이 사람들에게 알려져도 과시하지 않는 사람은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

셋째, 자신의 업적을 알리는 데 열중하고 헛된 이름을 떨치는 데 힘을 쏟는 자는 가장 낮은 단계에 해당한다.

사람은 절조를 지킬 수 있어야 어느 곳에 놓이더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갈 수 있다. 이는 국민들의 이익과 나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公의 개념을 지닌 자가 아니면, 밀고 나갈 수가 없다. 강한 소신이 없으면, 옳은 일을 하다가도 어떤 압력을 받게 되면, 삿된 일이 되는 방향으로 전환하거나 그 하던 일을 포기하게 된다.

정양호는 “그 사람이 됨됨이로 평가해야지, 지위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했다.

지위는 높은데 인성이 갖추어지지 않는 자는 가장 쓸모 없는 사람이다. 이런자는 사회와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가 되는 일을 저지를 경우 사회와 국가에 악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일이 많다.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 삼아 뭐든지 빨리 빨리 하기를 주문하고, 뭐든지 빨리 잘 되기를 희망하고 일을 추진한다. 실 생활이 이러다 보니 겉 모습에 끌려갈 수 밖에 없다. 특히 요즘 인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은 내면을 다스리는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心地:마음의 본 바탕)를 굳히는 공부를 해야 심성이 올바르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데, 돈 많이 벌어 성공하는 데 목적을 두는 공부를 하기 때문에 인성을 다지는 공부와는 목적과 방향이 다르다. 일류대학을 나와 학벌도 좋고 거기에 인물도 뛰어나며 직장도 좋으면 다른 것은 따져 보지도 않는다. 그저 최고로 받아준다. 내면의 모습은 보지 않는다. 아니 잊어버린다. 외형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자신을 향상시킬 수가 없다. 자녀들에게도 이 점을 깊이 숙고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내면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늘 마음이 불안하고 힘든 세상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간이 나면 조용히 않아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 보면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반성하고 관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 책을 하나 골라 깊이 있게 읽어 나가면서 감상하고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 등을 마련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마음에 웬지 모를 장래의 불안함۰허전함을 이겨나가고 다스릴 수 있는 지혜가 생겨나게 된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면 첫 번째는 청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청청한 마음이란 깨끗한 마음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방에 거울이 하나 있는데 깨끗해야 사물을 잘 볼 수 있다. 기름때가 끼여 있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거울은 존재가치가 없어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을 깨끗한 거울과 같이 늘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隨邪에 心不定(수사에 심부정)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바른 일, 올바른 일을 하지 않고 삿된 일을 하게 되면 마음이 안정이 안 되고 늘 불안하다는 말이다. 누가 시키더라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거나 법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면 사소한 일일지언정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런 일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누가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하고 보는 식의 생활태도는 죄업을 늘어나게 하여 인생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짐이 되는 것이다. 마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과 같이 고달프고 생활이 힘들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된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그러니 항상 마음이 청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남이 하면 나도 하는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나 자신이 솔선수범해야 함은 말 할 것도 없다. 이런 반성하는 자세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註)장양호는 원나라 제남(濟南:지금의 산둥(山東)성 지난) 사람이다. 학문을 매우 좋아하여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공부에 매달리는 것을 본 부모는 건강에 해로울 것을 염려해 적당히 책을 볼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낮에 책을 암송하고 밤이 되면 창과 문을 닫고 몰래 등잔불을 켜서 전심전력으로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