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이집트에서 만난 한국제품들
어렵게 에어컨도 안되는 버스를 타고 시티스타에 도착하자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하였다. 매장내에서는 '캠코더 촬영금지'라고 하여서 사진기만 허용되었는데 매장입구에서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삼성전자 간판 이었다. 이 매장에서는 삼성전자 제품과 독일산 전자제품 두 종을 전문적으로 취급했는데 한국의 대표브랜드를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고향사람을 대하듯 반가운 마음이었다.
이동하는 중에 복도 매장에 진열되어있는 고려인삼을 보았다. 한국에서의 가격보다 약간 비싸게 책정된듯 했는데 좋은 위치에서 홍보하고 있었고 문방구에서는 일본제 펜과 한국제품이 주류를 이루어서 마치 이곳이 한국의 외국인 밀집지역에 있는 상점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거리의 자동차들 10대중 세대 정도는 도 현대, 기아, 대우의 마크를 달고 있거나 대우자동차에서 수출한 '시보레' 마크를 달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품들이어서 세계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라마단과 대추야자 그리고 오바마
카이로에서 제일 부유층이 찾는다는 상가 시티스타,
이곳 1층 대형수퍼마켓에는 많은 물건이 있지만 입구에는 특이하게 생긴 작은 자루같은 포장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세트도 아닌것이 '라마단 세트'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각종 열량높은 음식과 후레쉬등 생활용품이 들어 있었다.
8월 마지막주에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에는 낮에 기도하고 음식을 먹지않으며 해가 진 후에야 음식을 먹는데 금식기간이라기 보다 가히 '폭식'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같다.
그리고 수퍼마켓안에는 깜짝세일을 실시하는데 제일 인기가 많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코너가 대추야자 였다. 대추야자는 가공하지 않은 것과 먹기좋게 가공한 상품류로 나누어 지는데 우리팀이 자주 들른 가게에서는 가공하지 않은 건조 대추야자 1Kg에 16파운드 했었지만 이 수퍼마켓에서는 제일 싼 깜짝세일 건조대추야자가격이 1.99파운드 였고 비싸도 7파운드를 넘지 않았다. 상품용 가공 대추야자의 경우 일반판매가격이 KG당 6.99파운드에서 20파운드까지 있었다. 우리나라의 물가기준으로 보면 비싸지 않지만 이집트 현지인들의 기준으로는 대추야자가격이 싸지 않은 듯 했다. 나일강변에 지천으로 널린것이 대추야자 나무 였지만 이들은 라마단 금식기간중에 낮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지만 밤에 제일 먼저 먹는것이 대추야자열매라고 하여 이집트인들이 거의 주식 수준으로 먹는것이 대추야자가 아닌가 싶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프간전쟁과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그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슬람국가들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올해 6월에 상징적으로 선택한 곳이 이집트 카이로 였다. 이곳에서 연설을 한 공로때문인지 최상품 판매용 대추야자에 '오바마'라는 이름을 붙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집트인들의 삶속에는 대추야자가 단순한 열매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