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여행 / 이숙의 포켓 에세이 '삼봉도' 2018 6 27
『시놉_ 파랑새의 꿈 이야기』
|꿈꾸는 바다.
현역에서 은퇴를 준비중인 요즈음 마음이 늘 편치 않아 걱정이다.
거기에 더해 밤이면 잠도 잘 오지 않고 꿈자리 마저 좋지 않으니 건강 마저도 염려가 된다.
일의 능력과 더불어 의욕도 저하 되니 마음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혹여 말년 기자의 업무 회피로 비쳐질까 걱정도 늘어만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희대의 여배우 실종 사건은 본분을 다하여 끊질긴 노력으로 해결을 해냈다.
그나마 그 특종의 기운으로 이정도 선에서 슬럼프를 이겨내고 이제껏 버텨내고 있는 실정이 된다.
일신상의 이유에 더해 신내림을 어쩌지 못하고 무방산중 암자에서 보름을 홀로 숨어 지내던 그녀였다.
그 깊은 산중에서 끝내 '비명횡사'한 그녀의 주검은 참혹함 그 자체 였다.
긴 시간에 걸쳐 거친 비바람이 온 산중을 샅샅히 흩고 지나간 후의 일이다.
지면과 방송을 통해 삼일 밤과 낮을 대서 특필에 특종 이라며 호들갑을 떨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유명인의 주검으로 온 장안이 생날리를 치던 일도 덧 없는 시간과 함께 이제는 있혀져 같다.
호사가들은 죽을힘으로 살아야 한다고 비아냥 거리지만 죽는것보다 더 두렵고 힘든 상황도 있게 마련이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혹독한 시련과 벼랑끝으로 내몰려본 상황을 맛보지 못한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의 눈과 귀에서 사건이 점 점 있혀져갈 즈음에 이르러 악몽같은 무기럭감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요즘들어 가끔씩 죽음으로 인생을 마감한 여배우의 불행이 남의 일 갖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경우의 수를 접해본 사람많이 급박한 그 심사를 조금이라도 이해를 하게 마련이다.
어제 밤을 뜬 눈으로 지센 그가 퀭 한 모습으로 자신의 집을 나선다.
강력한 오전 햇살이 두툼한 콩크리트 담장벽을 헤집고 들어와 반짝이는 대리석 계단아래 멈추어 섯다.
시야각 회복을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춘 그가 핸드폰을 꺼내 든다.
고개를 내젓는 그의 어께 넘어로 넌지시 건너다 보이는 전송문은 아주 간단 했다.
'삼봉도',,, 마치 암호 문자와도 같은 뜬금없는 내용 이었다.
발신자 번호를 살피던 그가 갑자기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발신인의 실체 때문 이었다.
의문의 문자를 보낸이는 삼년전 임종문 기자의 정년에 앞서 먼저 퇴직을 감행한 k선배의 있혀진 번호 였다.
그 시절 말년을 앞둔 3명의 선임 기자들이 달을 바꿔가며 퇴사를 감행 하였지만 별다른 감흥은 느끼지 못하였다
당대의 기자 정신은 쓰나미 처럼 밀려드는 사회 저변의 사건 처리만으로도 손과 발이 쉴 틈이 없었던 까닳이다.
동료와 선후배의 인연으로 늦은밤까지 이어진 술자리의 여운도 거기까지 였다.
그 뒤로는 전화는 물론이요 생사조차 가늠이 되지않는 단절된 관계로 남이 되어 같다.
k 선배의 단촐한 문자는 그런 관계로 더욱 생소하게 닦아 섯다.
m본부 11층 사옥 책상 머리에 않아 있는 신입들의 복장은 그저 자유 분방한 모습들이다.
그들의 몸짓과 행동 하나 하나에는 자유와 젊음의 윤기로 넘쳐나 보인다.
지난날 자신의 모습과는 사믓 다른 모습으로 시대를 풍미하는 그들이 이제와 새삼 부럽고 두렵다.
가는 귀를 먹었는지 잘 듣지를 못하여 어깨를 살짝 두두리는 동료의 손길에 예민하게 반응 하였다.
전에 없던 일인지라 미숙한 자신의 행동을 두고 자꾸만 되뇌어 보게 된다.
허리춤에 힘이 빠져나간 탓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이미 많이 늦은 감이 든다.
그가 한 참 후에 되 뭍는다.
"문제 있어? ,,"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 ,,"
y의 막간 커피 제안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세 마감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오전 뜬금없는 회신 내용이 긍금하여 살짝 걱정이 되었던 터였다.
터치폰의 비밀 번호를 열고 보니 k 선배의 전송문이 사라지고 없었다.
하루 종일 내근중에 핸드폰을 여 닫을 일이 없던 터엿기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오래된 파일을 뒤적여 k선배의 자택 전화 번호를 확인 하였다.
초 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오면서 주저 없이 전화를 걸었다.
"k 선배 댁이죠 ? ,,"
"예 그렇소만 ,,"
묵직한 그러면서도 간결한 음색의 노인이 전화를 받았다.
노인의 음성에서는 만사 마땅치 않다는 태도가 엿 보인다.
"k선배 계십니까 ,,, ?" 아니면 사모님 이라도 ,,,
그는 잠시 말끝을 흐렸다.
자신도 모르게 궁벽한 변명이라도 늘어놓고자하는마음을 애써 억눌러 참아 냈다.
노인과의 뜻하지 않은 대화는 왠지 불편하고 어려웠다.
시간이 지체될 수 록 임종문의 목소리에서는 긴장감 마저 흘럿다.
아니 괜한 짓을 하고 있다는 후회 마저 생겼다.
그러는 사이 전화기 넘어에서 뜸을 들이던 노인의 음성이 다시 들렸다.
k선배는 지금 집에 없고 사모님 또 한 얼마전 분가한 상태여서 더 물어볼 일이 있으면 그리로 열락을 하란다.
노인의 음성은 더욱 가라앉아 있었고 끝맺음을 하는 그의 목소리는 명령 조로도 들렸다
앞으로는 더 이상 전화를 하지 말라는 어투 였다.
스무고개를 하듯 간신히 얻어낸 k선배 사모의 전화 번호를 확인하고나자 비로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기자 생활 30년에 이 처럼 어려운 취제원도 흔치않은 일이었다.
이래저래 악몽같은 하루를 보내고나니 왠지 전에 없던 기운이 솟고 의욕도 생겨 낮다.
일시적 충격 요법이 변화를 갈망하던 신체 리듬에 효과가 있었던 모양 이었다.
한편으로는 말년에 이르러 무슨 특종 거리라도 생긴 듯 싶었다.
직업의 특성상 무언가 있지 싶은 촉이 여지 없이 발동 되었다.
한달이 지나고 또 한달이 그렇게 지나 같다.
예전과 달리 초조함도 사라지고 퇴직의 정당성이 당연시 되어가던 어느날 발신자 불명의 전화 한 통이 또 들어와 있었다.
'사건 정보려니하는 마음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마치 노련한 취재원에게 농락 당한 기분이 든다.'
"서해의 끝 어디쯤이라고 헸어요 ,,," '삼봉도'
수취인 불명의 내비게이션이 작동 되었다.
|환상의 섬 삼봉도
m본부 퇴직 선배인 g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선지 1년여가 다 되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연이 요지의 전부였다.
서해의 섬들을 구석구석 다 뒤져 보았지만 지도 상으로는 확인이 불가 했다.
일반적인 보통 섬이 아닌듯 해 보였다.
뜬금없이 '남해의 무인도인 환상의 섬 '이어도'가 생각 났다.'
아마도 그런 류의 무인섬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다 새벽녁이 다 되어서야 셋 잠이 들었다.
중국 연안 서해와 최단거리에 위취한 섬 마을이라는 외연도와,, 날아가는 기러기의 군무를 닮았다는 격렬비열도, 그 인근의 행양지도를 모두 살펴 보았다.
그러나 발신 내용의 무인 섬은 끝내 찾아내지를 못하였다.
셋 첩도 못 막을 그놈의 방랑벽이 또 문제 였다.
얼마전까지의 퇴직 스트래스로 인한 고달 펏던 심사는 어느세 다 사라지고 형체도 없는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자 '동분서주'중이다.
우선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배를 물색 하여야만 하였다.
서해를 익히 잘 알고 의협심과 약간의 모험심도 있는 인물이라야 말이 통할 듯 싶었다.
해양기자 출신중에 아는 이가 있어 전화를 하니 일단 만나자고 한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자 그 역시 흥미롭다는 교신이다.
술자리중에 그가 예기한 인물중에 봉인규라는 인물이 마음에 와 다 았다.
일생을 바다와 함께해온 사람이니 인근 해역은 물론이요 위기시에 대처 능력도 믿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술을 많이 마시면 자제력이 떨어진다 하나 그것은 위기시에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것이 임종문의 견해였다.
진실에 근접한 사건의 실체를 확인하고 보니 왠지 모를 긴장감이 온 몸을 감싸고 돌아 내렸다.
다만 어디서 부터 실마리를 잡아나가야 할것인가가 큰 과제로 남는다.
k선배 사모의 의견을 돌이켜 보자면 집에서도 행불의 조사를 해 볼 만큼 다 해본 상황이고 이제는 포기 상태에서 체념의 삶을 살고 있는듯 해 보였다.
처음에는 '피치못할 사정과 뜻하지 않은 경우의 납치, 혹은 더 나아가 노년 사춘기의 춘몽' 정도로 규정을 하였지만 진실의 젒근은 그 어디에서도 드러남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기를 일년여 ,,, 문자를 밭은 것이 임종문의 그것과 같은'삼봉도' 달랑 세 글자의 회신이 전부 였다는 것이다.
일기 예보를 면밀히 검토하여 계획을 세웠다.
3일간의 맑은날이 연이어서 지속되는 좋은 주간을 선택하여 바다로 나가고자 함이다.
오라는 이는 없었지만 그는 마치 꼭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사명을,,, 아니 명령을 밭은 사람처럼 조바심을 냈다.
해양기자 출신인 j역시 강한 호기심에 이끌려 임종문의 해양 탐사? 아니 행불자 찾는일에 동행을 자처 했다.
서해의 반도인 당진 도비도항을 출발한 배는 수면의 저항없는 먼 바다를 향해 순조롭게 출발을 하였다.
한때는 국화도와 대난지도를 오가는 순환선인 지역 행정선을 운전 하기도 하였던 그였다.
|바다위에서 길을 잃다.
'일전에도 배를타고 이곳에서 바다로 나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배도 사람도 돌아오질 않아 항구 인근의 사람들이 모두 술렁이던 적이 이었지요.'
큰 고래의 등에 밭쳐 난파가 된 것 같다는 의견도 나돌았는데 왠걸요 ,,
이 지역은 그만한 크기의 고래가 지나갈만한 해역이 못 됩니다.
'바다라면 이골이난 선장의 말이었다.'
얼마전 태풍이 불때 해안가로 떠 밀려온 거대상어의 출현이 그 가능성을 열어둔 탓이라 하겠다.
묻지도 않는 말을 듣는 순간 k선배 일행이었음을 단박에 알아 차릴 수가 있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다급한 마음에 결론부터 확인코자 하였다.
"산둥반도 인근 해역에서 조난 선의 파편을 일부 수거 하였다는 말을 들은것도 같습니다."
'그 이후의 생존 소식은 들은 바가 없습니다.'
"바다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니 이곳 사람들도 곳 있혀진 게죠."
"더군 다나 그들은 외지 사람들 인걸요"
회신 문자를 확인한 그로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대목 이었다.
파랑새를 닮은 새 한마리가 어두운 하늘가에서 슬며시 닦아와 뱃전을 맴돌다 곳 사라졌다.
인근에 섬이 있거나 길을 가던 철새일 확율이 높아 보였다.
전자의 확률이라면 좋은 징조이고 후자의 상황이라면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선을 개조해 만든 낙시배의 형태인지라 도선의 휴식처는 제법 아늑해 보인다.
잠시 눈을붙이라는 선장 봉인규의 말에도 불구하고 임종문은 선미에서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언젠가 우연히 의문의 섬을 본것 같다는 봉인규의 말을 일단 믿어 보기로 한것이다.
격렬비열도를 우회하여 좀 더 북쪽으로 한참을 해매다가 간신히 돌아왓던 기억을 증언으로 들었다.
바다에 나간 사람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간안에 섬을 찾아야만 한다.
확신으로 바다에 나온 그였지만 서해의 바다는 생각처럼 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