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철학을 얻기 위해 우리는 고전을 읽는데, 언제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책이 주는 의미가 달라지는 듯합니다. 도서 '마흔에 읽는 니체'는 중년으로 넘어가는 마흔이라는 나이에 니체의 철학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삶의 변곡점에서 생을 잘 버텨내고 중심을 잡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서 '마흔에 읽는 니체'를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신은 죽었다. 스스로 초인이 되어라.
니체 철학을 시작하는 문장은 "신은 죽었다."는 선언일 것이다.
"모든 신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등장하기를 바란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당시 기독교 사상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들의 삶은 현실보다 영생의 삶을 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의 삶에서는 무력하고 수동적으로 여겨지는 인간들에게 니체는 우리의 삶은 저 세계가 아니라 이 세계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모든 가치의 전도'라는 그의 탐구정신이 담겨 있는데, 기존의 이념이나 사상, 가치기준의 획일성을 탈피하고 인간을 수동적 죄인이 아닌 능동적 존재로 해석한 것이다.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하면, 기독교를 부정하고 인간중심의 관점으로 생을 바라보는 시도 자체가 의미있다고 할 수 있는데, 니체는 '모든 가치의 전도'라는 시각을 가지고 스스로의 생각과 질문조차 의심하며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노력을 이어갔다.
신은 죽었다는 선언을 통해 인간은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야 하는 존재가 되었지만 오히려 허무주의(니힐리즘)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의 인간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삶의 고통을 이겨낼 능력도 없었고 그 권태를 버텨낼 수 있는 의미를 찾는 것도 어려워했다. 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순간 삶은 그저 권태롭고 허무한 시간의 굴레일 뿐이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그 허무를 이겨내는 것, 스스로를 이겨내고 '초인'이 되는 것이다.
니체는 허무주의의 권태를 동력으로 삼아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위험한 삶, 진짜 나의 삶을 살라고 이야기한다.
'마흔에 읽는 니체'의 메시지는 지난 40년간의 삶에 익숙해져버린 스스로를 경계하고 진정으로 자신이 꿈꾸던 삶, 스스로가 진짜로 여겨지는 삶을 살라는 것이다. 위험한 삶을 선택하라는 니체의 메시지는 그 어떤 때보다 현실이라는 상황에 묶여있는 마흔의 삶에 균열을 내기에 충분하다.
니체는 자기 자신을 극복한 초인이 될 것을 주장한다.
니체가 말한 초인(超人)은 '힘에의 의지'에 의해 자신을 극복하고 초월하는 인간 유형을 의미하는데, 초인은 독일어로 '위버멘쉬'라고 하며 그 의미는 '인간 위의', '인간을 넘어선' 인간이라는 뜻이다.
지난 시간동안 살아온 스스로를 의심하고 그것이 진정한 자신으로서의 삶인지 돌아보고, 그것을 이겨낸 초인이 되라는 니체의 메시지는 마흔 즈음의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특별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자기 자신다운 삶
니체는 인간이 무력한 존재에서 주체적이고 힘 있는 존재로 돌아설 것을 제안한다. 이 세계와 저 세계라는 이분법적인 세상의 기준 자체를 부정하면서 현실을 충실하게 살아갈 것,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내가 원하는 나로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마흔의 시점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되는 이 지점에서 책을 쉬이 넘기기가 어려웠다.
'자기 자신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과연 그러한 삶을 살 수 있는가?
우리 모두는 한때 빛나는 꿈을 꾸는 존재들이었지만 하루하루의 일상을 버텨내며, 현실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점점 먼지가 쌓이고 깎여나가며 점차 그 빛을 잃어가게 마련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늦지 않은, 바로 지금, 우리는 '자기'를 찾기위한 위험한 선택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답게 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니체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타인과 관계하고 소통할 수 있다고 하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고 마음이 이끄는 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을 찾으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질문인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한다.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했고 무엇이 영혼을 끌어 당겼는지, 무엇이 나를 지배하는 동시에 행복하게 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나의 사랑과 목표와 행복을 살펴보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찾았다면, 열정을 가지고 그 삶을 살아가야 한다.
니체는 열정은 고통과 기쁨을 함께 동반한다고 하며, 삶에 대한 열정은 고통을 극복하는 태도라고 한다.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자기만의 삶의 방향을 지켜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고통과 좌절을 만날 수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회는 어리석음에 또 다른 어리석음을 더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회보다는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선택하라고 한다.
도서 '마흔에 읽는 니체'의 후반부에서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선택을 할 것을 조언해 주는데, 자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의 기로들 중에서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열정을 잃지 않고, 또 과거에 대한 후회에 빠지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마흔의 시점에서 생을 대하는 적절한 태도일 것이다.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생에서 마주하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을 포함한 모든 것이 운명이며,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우리의 생은 기쁘고 좋은 일도 있지만 고통과 상실, 실패와 아픔 등의 나쁜 일들도 함께 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그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거나 생을 부정하고 나태로 빠질 수도 있지만, 니체는 그것까지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상태로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아모르 파티는 운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을 긍정하고 자기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의미한다. 행복한 삶, 기쁨의 삶은 아무런 상실과 상처, 혼란과 문제가 없는 삶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성숙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수많은 고통 속에 스스로를 내어둔다. 오히려 위험한 선택을 하며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고 그 삶을 긍정한다. 실패와 상처가 있지만, 그것을 품에 안고 긍정으로 살아가는 '아모르 파티'를 선택하는 것이다.
과연 평범한 우리들에게 이러한 성숙한 태도가 가능할까? 매일을 치열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중년의 필부들이 하찮기만한 스스로의 삶을 긍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비록 그것이 쉽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깨지고 좌절하더라도 자기 스스로를 긍정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자하는 그 의지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40대에게 필요한 태도라는 것이 있다면, 아모르 파티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니체의 철학과 사상
도서 '마흔에 읽는 니체'는 니체가 쓴 다양한 책들과 그 문장들을 소개하면서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이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라는 평소에 쉽게 하지 못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가치의 전도'라는 시각으로부터 시작되는 니체의 철학과 사상은 다음의 과정을 통해 발전된다.
-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신뢰할 만한지 의심하라
- 너 자신의 오두막에 불을 질러라
-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 진리에 대해 질문하는 법을 바꿔라
- 우리는 왜 불확실성이나 무지를 원하지 않는가? -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
니체의 철학과 사상은 신은 죽었다는 선언으로 시작하여 허무주의를 이겨내고 초인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아모르 파티'라는 태도를 통해 생을 긍정하고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할 것을 이야기하고,
'영원회귀'라는 관점으로 죽음을 기억하는 '메멘토 모리',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는 조언을 건넨다.
이 대지를 사랑하고 디오니소스적 긍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니체의 철학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주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니체의 철학과 사상들을 풀어주는 의미있는 책이었다. 특히 마흔이라는 삶의 여정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질문들은 잠시 멈춰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by 일상학습자 2023. 3. 5.
니체의 책으로 마흔에 읽는 니체 철학 (tistory.com)
첫댓글 꼭 읽어야 할 책 1번입니다.
자기계발 서책들이 많지만 추천 드리는 서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