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천국을 짓겠나이다 1993.06.20- 56
하늘 모르고 치솟던 부동산과 아파트값이 정부의 개혁 정책에 힘입어 다소 누그러진 감이 있다.
집 없는 서민들에게 반가운 일이며 내 집 마련하기가 전보다 쉬워 보인다. 지난 5월 서울지구
동시분양 공고를 보고서 주택청약저축 부금 40회 통장을 들고 우면동과 이촌동에
견본 주택을 찾아보았다. 산을 끼고 녹지가 풍성한 우면동을 갔더니
3 식구가 생활하기에 알맞은 아파트에 1순위 중에서도 100회 가까이 불입해야 신청서를 낼만하다.
바로 옆에는 52평형 견본주택이 있어 들어가 보았더니 이게 웬 궁전인가 평소에 아파트 생활이
내게는 맞지 않을 성싶었는데 노 부모를 모시고 안락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마음에 꼭 들었다.
그러나 서민들에게는 너무 동떨어진 부유층 몫이기에
돌아섰고 도심에는 강을 낀 아파트가 쾌적한 주거 공간으로 인기가 있는 이촌동 25평형을 찾아보았다.
청약저축통장을 청약예금 통장으로 전환하면 되겠으나 무주택 5년에서 2월이 빠진다.
1순위로 신청하더라도 금싸라기 땅이라 평당 분양가가 최고치며 채권까지 사야 한다니 내 재력으로는
어려워 결국 발길을 돌렸다. 도심에는 산을 끼거나 강변 아파트가 좋다 하여 가 보았으나
발걸음은 무겁고 마음은 우울하다. 다수인이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은 어떻게 만족할 수 있을까?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주께서 만일 원하시면 내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되
하나는 주를 위하여, 하나는 모세를 위하여, 하나는 엘리야를 위하여 하리이다" (마 17:4)
우리의 거처를 높은 산에 짓는 것이 뭐가 그리 좋겠는가? 우리가 다시 눈을 들어
주위를 살펴보면 예수 이외는 좋아 보이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짜인 시간 각종 공해 평안과 안식을 누릴 공간이란 이 땅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지금 내가 잠잘 수 있는 처소가 있음을 감사합니다.
지금 내게 함께하는 가족이 있음이 감사합니다.
지금 내게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음이 감사합니다.
주께서 저와 함께 하심을 인하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는 좋은 주거환경보다 넓은 평수의 만족이 아닌 지금 거하고 있는 처소에 주님의 영광이 차고
넘침을 인하여 만족하자.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여! 많은 시간들 중에 일주일에 한 시간 만이라도
가정 집회를 가져보라! 나와 함께 먹고 마시고 잠자는 가족이 주 앞에 함께할 때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주께서 원하시면 주를 위하여 사랑하는 이를 위하여
여기에 천국을 짓겠나이다.
Mornings Kim 1993.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