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말하는 것은 천간 무기토를 중심으로 말하는 것이다. 진술축미는 잡기(잡다한 기운)로서 그 옆에 있는 오행에 따라 성질이 결정되므로 진술축미가 월지를 잡은 경우에나 토기운이 강하다고 하고, 월지에 있지 않다면 나머지 궁성에 2~3개 이상이 아니면 토로 치지 않는다.
토는 규격화 된 것이고 형식을 말한다. 사람들이 화(火)에서는 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그것을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정형화된 관습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결혼식에서 신나게 즐기고 떠드는 행위는 화지만, 결혼식 식순을 정한 것은 토다. 마찬가지로 행사장에서 사람들이 질서가 없으면 혼란스럽게 되므로 대충 줄을 세운 모습이 토다. 즉, 금처럼 강제력은 없지만 질서를 잡아가는 단계가 토다.
그래서 사주에 토가 많으면 매우 안정되므로 토를 믿을 신(信)에 비유하였다. 그러나 단점은 인생에 변화가 없다. 매번 하던 것만 그대로 하려고 한다. 성격도 답답하기 그지없다.
토는 수를 극한다. 수가 무엇인가? 사람들 사이의 안 보이는 감정 교류이며 드러나지 않은 은밀한 분위기다. 그런데 토는 수를 극하니 그런 기류를 잘 읽지를 못한다. 그 댓가는 사교모임이나 조직에서 고립되는 것이다.
토는 화를 설한다. 화가 무엇인가? 화려하게 드러나는 활동적인 것이다. 그런데 토는 화를 설하니 그런 왁자지껄한 장소에는 그닥 흥미가 없고 적당히 조용하고 한적해서 방해받지 않는 장소를 좋아한다. 그 댓가 또한 고독해지는 것이다.
즉, 토라는 것은 화/수(음양) 어느쪽에도 종속되지 않고 중립적인 성질을 가지지만 그 대신에 독자노선으로 가며 외롭고 고독하다. 마치 냉전시대에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국 스위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