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부순다
美 MIT연구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표면에는 스파이크 단백질(빨간색)이 돌기처럼 붙어있다. MIT 제공
미국 과학자들이 초음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공격해 없애는 신개념 공격기술을 개발했다.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를 가했을 때 대단히 큰 진동을 일으키는 공명(공진) 현상을 이용한 기술로 당장은 치료에 이용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코로나19 치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토마스 위어즈비키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체(3D) 모델에 다양한 주파수의 초음파를 쏘아 가장 크게 변형되는 고유진동수가 25~50메가헤르츠(MHz)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모든 물체는 고유 진동수를 갖는다. 고유 진동수와 같은 크기의 파동과 만나면 '공명'을 일으켜 물체의 모양이 변형되거나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리로 된 와인잔에 고유 진동수와 같은 초음파를 쏘았을 때 떨리다가 깨지는 현상도 같은 원리다. ‘풍진동에 의한 공진현상’으로 거론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40년 11월7일 미국 서부 워싱턴주 타코마 해협에서 벌어진 ‘타코마 다리 붕괴사건’이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직접 파괴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연구팀은 앞서 발표된 코로나19 3D 모델에 다양한 주파수의 초음파를 쏘아 코로나19가 얼마나 변형되는지 비교했다. 이 모델은 구 모양의 바이러스 몸통에 뒤집힌 원뿔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100개 달려있고 하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정육각형이 둘러싸고 정육각형을 다시 정팔각형, 정십각형이 둘러싼 형태로 분포돼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각 도형의 꼭짓점에 붙어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같은 다양한 주파수의 초음파를 생성한 후 코로나19가 가장 크게 변형되는 주파수를 분석했다. 가장 크게 변형되는 주파수는 공기, 체액 등 코로나19를 둘러싼 주변 환경에 따라 바뀌었지만 대략 25~50메가헤르츠에서 변형이 크게 일어났다. 같은 정도의 변형이 일어나더라도 주변에 공기가 있을 때 필요한 주파수 크기가 체액이 있을 때 필요한 주파수 크기의 2배였다.
위어즈비키 교수는 "스파이크 단백질은 높이가 약 10㎚(나노미터·100만분의 1㎜)로 워낙 작고 구성 성분을 전부 알 수 없어서 모델링할 때 많은 가정이 필요하다"며 "향후 돼지에게서 나타나는 전염성위장염바이러스(TGEV)를 대상으로 초음파 노출 시간 등 어떤 요소가 영향을 주는지 원자력현미경으로 관찰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저널오브더메카닉스앤피직스오브솔리드' 5월호에 실릴 예정이고 지난달 18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