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2021-07-14 09:11 송고
대구취수원의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과 관련해 취수장이 있는 구미시 해평리 최엽 이장이 "명분과 실리 앞에서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라 시급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최 이장은 14일 호소문을 내고 "우리가 취수원 광역화에 반대한들 어떤 명분으로 끝까지 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며, 설령 이런 요구를 외면한다 하더라도 이후에 따르게 될 비난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해평취수장이 조성되기 전인 1970년대 중반 UN 한국재건단(UN korea Reconstruction Agency, UNKRA)의 지원을 받아 해평지역의 지하수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오염이 심각해 '식수 불가' 판정이 나온 바람에 해평지역의 공동우물을 폐기하고, 간이 상수도시설를 설치해 미석산 중턱에 수도가입장(加壓場)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해평에 구미취수장이 설치되면서 상수원 보호를 위한 여러 제한 조치가 마련됐고 취수원과 가까운 문량리·해평리·금호리 등이 40여년 동안 큰 피해를 입었지만 아무도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그동안 광역상수도를 설치해 공동 사용하자는 대구시의 계속된 요구를 반대해오면서 적잖은 갈등과 대립이 야기됐고 취수원 광역화 문제는 마침내 중앙정부가 개입하는 국가적 현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삶에서 물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수질 개선과 주민생활 향상을 통해 피해 지역에 합당한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며 "이제는 명분과 실리 앞에서 좌고우면 할 때가 아니라 시급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최 이장은 "대구는 지난 시간 우리와 가족, 친지들이 생활하며 학교를 다니던 곳이자 지금도 우리의 생활환경과 무난하지 않은 곳"이라며 "구미시와 대구시, 환경부, 총리실, 청와대까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국가적 대의를 외면한다면 상생의 도리를 깨치지 못한 탐욕스러운 고을이라는 오명과 수치를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취수원 문제가 이제 더 이상 결단을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강조하게 된 이유"며 "실리를 찾으면서도 대의를 따르는 슬기롭고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훌륭한 고을, 풍요롭고 살기 좋은 구미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앞서 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을 의결했다.
이 방안은 대구취수원을 낙동강 상류지역인 구미 해평취수장(30만톤)과 추가 고도정수처리(28만8000톤)로 식수를 확보하는 취수원 다변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부는 취수원 다변화로 영향을 받는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상생발전기금 100억원을 구미시에 주는 등 지원 방안을 발표했으며, 이와 별도로 대구시는 구미시 상생발전 일시 지원금 100억원을 올해 추경에 반영한 상태다.
대구취수원은 1991년 구미국가산업단지 페놀사태가 발생하면서 구미국가산단에서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이 매곡·문산취수장의 원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구미산단 상류로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대구시는 2009년 낙동강 중류에 위치한 문산·매곡취수장을 구미 해평취수장이 있는 낙동강 상류지역으로 옮겨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그동안 구미시는 취수장 수량 부족, 수질 악화, 취수장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대구취수원 이전으로 영향을 받는 지역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을 발표하자 지난 12일 해평취수원 주변지역에 사는 상생주민협의회는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8년까지 대구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 민관협의회 추진위원회, 구미청년회의소, 구미시 이통장협의회, 구미시의회 취수원이전특위, 지역 정치권 등은 "구미의 미래를 짓밟는 대구취수원 이전은 하늘이 무너져도 용납할 수 없다" 며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고 반발하고 나서 지역주민들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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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 구미시 해평리 이장 "대구취수원 공동이용, 시급한 결단 필요" (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