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꼬리
안상학
딸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딸에게 장담하다 어쩐지 자주 듣던 소리다 싶어
가슴 한쪽이 싸해진다
먹고 죽을 돈도 없었을 내 아배
아들이 이럴 때마다 저럴 때마다
아부지가 어떻게든 해볼게
장담하던 그 가슴 한쪽은 어땠을까
아빠가 어떻게든 해볼게
걱정말고 네 할 일이나 해
딸에게 장담을 하면서도 마음속엔
세상에서 수시로 꼬리를 내리는 내가 있다
장담하던 내 아배도 마음속으론
세상에게 무수히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아배의 꼬리를 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배의 꼬리는 떠오르지 않는데
딸은 내 꼬리를 눈치챈 것만 같아서
노심초사하며 오늘도 장담을 하고 돌아서서
가슴 한쪽이 아려온다 꿈틀거리는 꼬리를 누른다
[출처] 아버지의 꼬리 - 안상학|작성자 하도리
첫댓글 제 가슴에 사는 가장 큰 산이자 가장 큰 이름이자 가장 큰 그리움은
'아버지' 이 이름 석 자 입니다.
'아빠~!'하고 불러도 되돌아오는 답은 없지만 늘 곁에 계신 이름입니다.
오늘 아침 문들 <할아버지의 정원>을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