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칼럼] 쌀이 곧 보약이요, 국가의 기반 이다. 를 읽고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쌀을 뜻하는 한자 ‘미(米)’를 풀어보면 ‘팔십팔’이다. 쌀은 모내기부터 추수까지 여든여덟 번 농부의 손길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더해서 8월 18일로 정했다. 쌀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 촉진과 농업인의 노고에 감사하기 위해 2015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날이다. 해가 갈수록 쌀 소비량이 줄고 쌀값이 하락하는 위기 상황이 ‘쌀의 날’을 정하는 발단이 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국민 한사람이 먹은 쌀은 59.2㎏이다. 1970년 136.4㎏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이 안 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하루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62ɡ. 밥 한 공기를 짓는데 100ɡ 정도다. 하루에 한사람이 공기 반 정도 먹는 셈이다. 쌀값 역시 2014년 80㎏ 한 가마니에 16만 6880원으로 급락했다.
1950년대에는 ‘보릿고개’로 굶주림과 빈곤의 생활을 했다. 1960년대에는 ‘무미일’을 지정하여 음식점, 여관 등에서 매주 수. 토요일에 쌀을 원료로 하는 모든 음식 판매금지를 했다. 1970년대에는 보리나 밀가루 같은 ‘혼식’을 장려하고 절미운동을 추진했다. 학생들의 도시락에 쌀과 잡곡 비율을 30%로 정해놓고 검사까지 했다. 그토록 귀한 쌀이 지금은 남아돌아 국가적 사회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쌀이 코로나19로 가치를 재조명을 받고 있다. 많은 나라가 자국 내 식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식품 사재기에 기승을 부렸지만, 우리나라는 식품 사재기가 없는 나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주식인 쌀 지급률을 96%로 높게 유지한 덕분에 안정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벼농사는 대기 정화, 수자원 함양, 홍수 예방, 토양 유실 방지. 폐기물 분해 등 환경 보전 기능이 탁월하다. 식량안보, 농촌 경관, 조성, 농촌공동체 유지, 전통문화 보전도 쌀이 갖는 공익적 가치다.
70년대 면사무소 근무할 때 식량 생산 확대 정책으로 새벽에 담당 마을에 퇴비 독려를 했다. 농가 마당 한 편에 퇴비장을 마련하여 퇴비 이름표를 부착하였다. 이름표에 퇴비 생산 목표 ㎏, 농지 면적 평, 생산자 이름을 표시하였다. 농가마다 점검하고 상급 부서에서 퇴비 독려 점검과 현황을 조사했다. 퇴비 증산 대회를 열고 시상했다. 또 수확량이 많은 통일벼 심기를 권장했다. 어느 지역에서는 통일벼 면적을 할당하여 꼭 심도록 권장했다. 가을에 추수하기 전 벼 이삭을 조사하여 수확량 시상을 하였다. 겨울이 오기 전에 논에 짚을 깔고 논을 갈았다.
우리 마을은 전주이씨 집성촌으로 40가구가 살았는데 80%가 종친이다. 앞산이 있고 야트막한 뒷동산과 인근에 있는 독정마을의 경계에 공
동묘지가 있고 족저 마을 경계엔 뒨 고개 언덕이 있다. 대부분이 초가로 2년에 한 번씩 새로 지붕을 했다. 당하동에 전기는 1960년 초에 들어왔다. 처음 전기가 들어왔을 때 신기했던 기억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동네 사람들은 주로 논농사를 지어 가을이 되면 온 동네가 누렇게 황금벌판으로 변했다. 논에는 참게가 있어 아이들은 개울과 논이 연결되는 곳에 싸리나무로 만든 발을 치고 밤에 잘 보이기 위해 접시나 그릇 깨진 것을 깔아 놓고 게가 논에서 한밤중에 설설 기어 나오면 게를 잡았다. 비가 올 때 개울에서 그물로 송사리, 붕어 미꾸라지를 잡아 끓여서 먹었다. 여름에는 인근 개울가에서 멱을 감았다.
저녁이면 소를 인근 야산에 풀어 놓고 풀을 뜯어 먹이고 꼴을 베어 지게에 지고 왔다. 밤에는 마당에 쑥으로 모깃불을 피우고 온 식구가 멍석에 둘러앉아 옥수수와 감자를 쪄서 먹었다.
농경지 면적이 점점 줄고 있다. 70년, 80년에 벼를 심었던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빌딩, 상가가 들어섰다. 도시화로 인해 환경이 변화되었다. 농촌 전원 환경이 사라지고 사각 건물만 있어 삭막하다.
지금은 쌀 재고가 충분하지만 2040년경이 되면 식량 부족으로 ‘식량의 무기화’가 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나는 요즈음 코로나19로 세끼에 밥을 주로 먹는다. 밥은 매일 먹지만 물리지 않는다. 쌀 특유의 단맛이 나의 입맛을 당긴다.
밥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밥의 탄수화물은 다당류로 단당류에 비해 소화 흡수가 느리게 진행돼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밥은 당질. 단백질. 지방. 무기질, 식이섬유 등을 함유하고 있어 밥 중심의 식단은 비만과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을 예방하는데 이롭다. 그중에서 섬유질은 구리, 철, 아연 등과 결합해 해로운 중금속이 우리 몸에 흡수되는 걸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밥의 탄수화물은 다당류로 성인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고 전문가들은 진언한다.
우리는 코로나19로 그 흔했던 마스크가 없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고, 5부제로 개수를 제한하여 샀다. 쌀이 천재지변으로 부족한 상황이 안 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쌀의 날’을 계기로 온 국민이 쌀의 소중함과 농업농촌의 가치를 되새기고 쌀 소비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져 쌀 산업이 지속 발전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