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격양(格陽)의 후비(喉痺)에 대한 새로운 의안(按)
내 친구 왕봉작(王蓬雀)의 나이가 30세를 넘었는데, 초(初)에는 서로 알지 못하다가 후비(喉痺)를 10여일을 앓으므로 인하니, 나에게 진단(診)하여 보라 하였다.
그 두면(頭面)을 보니 부대(浮大)하고 후경(喉頸)이 극(極)히 조(粗)하며 기급(氣急) 성아(聲啞)하고 인종(咽腫) 구창(口瘡)하여 통초(痛楚)함이 심(甚)하였으니, 시녀(:婢)의 등(:背)에 기대고 앉아 며칠째 눕지 못하였다. 그 맥(脈)을 살피니 세삭(細數) 미약(微弱)이 심(甚)한다. 그 말을 문(問)하니 성(聲)이 미(微)하여 거의 진(振)하지 못하였다.
복약(服藥)한 것에 대해 물어보니(:詢) 황금(黃芩) 황연(黃連) 치자(梔子) 황백(黃栢)의 속(屬)이 아님이 없었다.
이는 상음(傷陰)으로 기(起)하였는데 다시 한량(寒凉)으로 핍(逼)하였으니, 아래에 한(寒)이 성(盛)하고 위에 양(陽)을 격(格)한 것이었다. 곧 수음(水飮)의 종류(類)조차 모두 먹기 어려웠고, 특히 번열(煩熱)을 외(畏)하였다.
내가 이르기를 "위(危)하도다! 반일(半日)만 늦었더라도(:遲) 반드시 구(救)할 수 없게 된다." 하고는 진음전(鎭陰煎)을 냉수(冷水)로 냉(冷)하게 하여 서서(徐徐)히 마시게(:嚥) 하였다.
한 번 달인 것을 모두 쓰고 하룻밤이 지나니, 두항(頭項)의 종통(腫痛)이 모두 소(消)하여 사라진 것 같았느니라. 내가 다음 날 새벽에 가보니, 파리하게(:癯然) 여윈(:瘦) 한 사람(:質)이 보일 뿐이었고, 어제의 그 대단한(:巍然) 병세는 무엇이었는가 하였다. 계속하여 오복음(五福飮)의 종류(類)를 여러 제(劑) 복용하니 기(起)하였다.
의아(疑)해 하던 자들도 비로소 모두 놀라며(:駭) 탄복(:服)하였다. 그 후로 내가 다시 살려준 것에 감사(:感)해하며 결국 서로 막역(莫逆)한 사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