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문학회 시회 및 단합대회
백송 월연정에서 밀양문학회 단합대회를 할 거란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게 웬 떡인가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월연정이나 금시당을 치면 문이 닫혀있어 아쉽다는 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월연정에서 하룻밤 자고 금시당을 볼 거라니 문학회 회원이라서 이런 복을 받는구나 싶다. 올 해 여름은 정말 더워도 너무 더워 만나면 인사가 더워 어찌 지내느냐가 된 8월 20일 내 오랜 친구이자 문학회원인 판기와 함께 오후 4시 30분에 백송 터널 앞에 도착했다. 모임 시작이 다섯 시라 이병곡 회장님의 안내로 쌍경당과 제헌, 월연대를 둘러보았으며 문학회원이 아닌 분들도 함께 해 더 좋은 모임이 되었다. 오늘 행사목적이 지역의 문화유산인 월연정의 중수를 축하하며 여주 이씨 문중에서 밀양문학회 회원들을 초대하시는 거라니 영광이라도 이런 영광이 어디 있으랴 월연대 담장을 보며 이병곡 회장님은 낮은 담장을 높게 보수한 거라 고쳐야한다며 속상해 했으며 함께 본 사람들도 담이 낮아야 달이 뜬 강물이 잘 보일 거라며 옛날 담장의 돌을 만져 보았다. 월연대 가파른 길을 내려와 바위에 남아있는 한림학사 이태란 글을 어루만지는 이병곡 회장님을 보니 내 외갓집이 여주이씨라 참 좋다. 내 외할아버진 열원정 시회에 참석 하셨을까? 회원들과 같이 온 분들이 제헌에 모여 여주이씨 문중에서 오신 분들 소개와 모인 분들 소개 시간을 가졌다. 쌍경당과 월연대의 중앙에 있는 제헌은 이태 선생의 맏아들이 지은 집으로 제헌의 제는 비 개일 霽라는 김춘복 선생님의 설명에 비가 갠 맑음을 받아들이는 집이라 나름대로 뜻을 새기니 기묘사화를 예견하고 고향으로 내려오신 이태 선생의 마음길이 어름풋이 보인다. 여주 이씨 문중에서 베푸신 저녁밥은 맛있었으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던 건 시회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리라. 시제는 월연 풍경으로 하고 이름은 적지 말고 나누어 준 종이에 적어 내야한다는 알림에 에구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응인 선생님의 시회의 역사적 고찰을 듣고 의무로써 시회 참가를 하였다. 시회 참석작의 심사는 별나게 했다. 시를 적지 않은 사람들을 가려내 낭송을 하라 하고 바로 손들어 탈락과 본선진출이라니 인민재판도 아니고 참 나. 그런데 시회에서 참방 고증식과 차하 이응인이라는 호가 생길 줄이야 전직 회장 세 분과 현 편집부회장님이 상을 받았으니 이름을 안 적은 게 맞나 웃음이 난다. 엄마가 제일 좋다는 강시내. 시내가 엄마인 이양숙 회원을 볼때마다 참 좋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구나 싶다. 모든 회원이 가수협회에 가입해야할 정도인 노래자랑이 끝나고 제헌의 마루에서 잤다. 자다가 눈 뜨면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툇마루와 김춘복 선생님의 너거 둘이(이판기 회원과 나) 문학회에 다시 나오니 참 좋다는 말씀이 좋아 이 글을 쓴다. 21일 아침에 쓰레기 하나 남지 않도록 청소를 하고 시내로 나가는 길에 금시당에 못간 내 아쉬움을 아셨는지 이광남 선생님이 차를 몰아 금시당을 보여 주셨고 일박이일을 살아남은 사람들은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다 김춘복 선생님과 이광남 선생님의 춤과 노래를 보고 들었으며 월연 이태 선생의 생애를 돌아본 짧지만 긴 여운이 월연정에서 가져온 밀양명현추모 학술대회 책에 있어 틈틈이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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