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대성당에 갔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크다는 성당.
콜롬버스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
바깥에서나 안에서나 성당은 몹시 크고 웅장했다.
성서 속 이야기를 표현해 놓은 수많은 성화와 성물, 아름답게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 금빛으로 치장된 성당 내부.
눈이 부실만 했고 장엄함에 숙연해질만도 했다.
하지만 도난을 우려해서 일까, 거의 대부분 쇠창살에 갇혀 있다.
그 모습이 너무 민망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면 확 쓸어버릴 것 같은 몹쓸 생각이 드는 건...
입장료를 받고 공개하는 성당.
워낙 성당 자체의 값어치가 뛰어나고, 수많은 관광객이 몰릴까 염려스럽기도 하겠지만 그다지 공감이 가질 않는다.
차분히 앉아 기도하기에는 번잡스럽고, 그 모든 것들이 구경꾼들의 눈요깃감이 된 것 같다.
돈벌이 수단에 무척 싫어하실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나만의 생각이고 편견일까.
콜롬버스 유해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스페인에 묻히길 원치 않았던 콜롬버스의 유언을 존중해 그의 유해는 지상에 안착하지 못하고 공중에 뜬 상태로 있다.
관을 짊어지고 있는 네 사람은 스페인 통일 시기 동맹국이었던 카스티야, 나바라, 레온, 아라곤의 왕들이란다.
작고 좁은 계단을 올라 성당을 바라본다.
창살에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세비야 대성당 건축믈의 아름다움, 견고함, 웅장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후문에는 오렌지 나무 정원이 펼쳐진다.
수많은 오렌지 나무에 노란 오렌지들이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려 있다.
오히려 그 모습이 신선하고 상큼하다.
메트로폴리탄 파라솔 가는 길 이발소에 들렀다.
어느새 머리가 길어 장발이 되어가는 게 성가스러웠나 보다.
세빌리야의 이발사 오페라처럼 남편이 이발을 했다.
젊은 강이 나타났다.ㅎㅎ
목재로 만들어진 버섯 모양의 구조물 메트로폴리탄 파라솔.
처음엔 사람들이 싫어했다는데 지금은 유명한 관광상품이 되었단다.
흐린 하늘이 살짝 한 켠을 내주어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어지는 야경에 하얗게 빛나는 메트로폴리탄 파라솔의 모습이 참 예뼜다.
PS.
두어명의 남자들이 흘끔거리며 자꾸만 따라 온다.
엘레베이터에서도 일부러 들어간 가게에서도 주변을 서성거린다.
조심성 많은 강, 눈길을 피하지 않고 계속 쏘아보았더니 슬금슬금 사라져 간다.
어쩜 저리 드러내 놓고 따라 다니는 것인지.
유럽여행에서 주변인들을 경계하고 의심의 눈길을 주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쩝.
첫댓글 여행이지만 이렇게 성당을 순례하다 보면 잠시 신자가 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하겠어요.
왜 남자 둘이 따라 오는 거죠. 까미노님의 아름다움에 반해서인가요. 소매치기인가요.
전자였음 좋았으련만 당연히 소매치기랍니다.
유럽엔 소매치기들이 너무 많아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