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응급실)
이년전 급사 직전에 전북대 응급실로 가서 살아서 이렇게 투석하면서 생명유지를 하고 있다.
투석을 못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죽음을 품고 사는 격이다.
급사직전 살아서 돌아오니까 영감과 큰아들이
진즉에 병원에 갔으면 더 빨리 나았겠다고 핀잔일색이다.
정말 병원에 가서 내가 나은걸까?!!
하나님은 병원이 아니라 내가 고쳐준 것이야 라고
말씀하기라도 하듯 특이한 장면을 보여주셨다.
입원중 간호사가 5층 신장병실중 다른 병실에 나하고 이름이 똑같은 환자분이 계시는데 증상이 나와 똑같다고 하셨다.
신장이 하나인데 그것이 망가져서 심장이 1/3밖에 뛰지 못하고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을 잘 못하신다고...
나보다 전에 입원하셔서 지금까지 계시다고...
나는 양쪽 신장에 물혹이 안으로 겉으로 가득 차서 신장기능을 못하고 있었고
심장이 1/3밖에 뛰지 못했고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후로 나의 상태는 호전이 엄청 빨랐다. 투석식은 간이 싱거워 환자분들이 잘 드시지 못했는데 나는 꿀맛같았다.
그래서 한주먹되는 약을 무리없이 먹을 수 있었다.
다른 환자분들은 식욕이 도무지 생기지 않아 잘 못드신 상태에서 약을 한주먹 먹으려니 더욱 견디기 힘들어 하셨다.
나는 보름도 되지않아 호전이 너무 빠르니 퇴원시키시고 남은 15일은 외래로 와서 투석하라고 하셨다.
외래로 투석하는데 맞은편 아줌마가 입원중이신지 환자복을 입으셨는데 이름이 나와 똑같았다.
(아 ~ 그 어주머니시구나.ㅡ.ㅡ)
의사선생님이 와서 아주머니께 얘기하는데 들어보니 심장이 1/3밖에 안뛰고 폐에 물이 찬 것이
아직도 호전이 안되어서 지금은 신장이 아니라 심장을 이식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ㅜ.ㅜ (심장은 이식받기가 신장보다 어려운 것인데...)
병원에 간다고 모두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너의 호전은 내가 한 것이라고 알려주시기라도 하는 듯.. 내 눈앞에서 그런 얘기 하시는 것을 듣게 하셨다.ㅠ.ㅠ
그런데도 영감과 큰아들은 병원에 갔으니 나았다고 주장?한다.
(2022. 9 응급실)
명절이라 시댁(부산)에 내려간다고 6시간을
차에서 보낸 후 소변에서 엄청난 양의 피가 나왔다.ㅠ.ㅠ
며칠을 피를 쏟자 내 생각에 몸의 피가 거의 없어진 것 같았다. 투석실에 수혈얘기를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다. 그리고 투석을 하니 몸이 뒤틀리며 죽을 것 같았다.
피가 없는데 투석기를 돌리니 당연한 일이었다.
투석을 멈추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몸이 이상하다.
전북대 응급실로 달려갔다. 수혈받으러..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정신을 잃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3이란다. 조금만 늦었어도
생을 달리할 뻔 했다. 정강이 양쪽에 각각
수혈 바늘을 꽂았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일반실이 아닌 중환자실로 보내졌다. 난 정말 중환자실에 가길 원치 않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위급했었으니까..거기는
보호자도 함께 할 수 없고 마치 죽기전에 사람들을 모아놓는 곳 같았다.
고통스런 몇시간이 흘렀다. 정신이 말짱한 나는 간호사들에게 부탁하기 어려운 일들은 보호자도 없이
내가 직접 닝겔을 3군데 달고 혼자서 처리해야만 했다.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몇시간을 견딘 후에 일반실로 내려왔는데 왼쪽 신장물혹에서 통증이 시작되었다.
병원에 얘기해서 진통제를 한번 두번 먹었으나 호전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진통제 닝겔을 한병 두병 세병 맞았지만
전혀 호전이 없고 통증만 가중되었다. 급기야 마취진통제를 두병 맞았다. 전혀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마취진통제는 더 줄 수 없다고 한다.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ㅠ.ㅠ
나는 죽을 듯이 아팠다. 그것도 쉬지않고..ㅠ.ㅠ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마치 지옥에서 나올 법한 소리같았다.
나는 수술을 해 달라고 소리쳤다. 수술해서 죽는다 해도 잠시 마취로라도 쉬고 싶었다.
그런데 나는 응급수술도 안된다고 했다. 아예 의료진들은 오지도 않았다. 방법이 없으니까..
산통과도 같은 고통이었지만 아기를 낳으면 끝나는 것이 아닌 끝도 없이 고통을 당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너무 두려웠다.
공포 그자체였다.
전북대가 떠내려 갈 정도로 병원 복도에서 소리지르며 울부짖다가 영감과 같이 하나님께 매달리며 기도를 했다.
(나는 통성기도를 잘 못했다. 남이 의식되어서인지...ㅠ.ㅠ
그러다 며칠전 하나님께 통성기도 한번 제대로 하고 싶어요. 했었는데.ㅜ.ㅜ)
너무 고통스러우니 병원이고 뭐고 남을 의식할 겨를도 없이 통성기도가 나왔다.
아~~~버지~ 아~~~버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ㅜ.ㅜ
영감은 대학병원복도에서 휠체어에 앉아 몸을 비틀며 울고 비병지르는 나를 붙잡고 본인도
어찌할수 없음에 눈물 흘리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해줬다.
기도 중 하나님은 내게 이런 감동을 주셨다. 샤워기로 아픈 곳을 뿌려보라고.. 영감에게 환자용 샤워실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영감은 마약진통제도 듣지 않는데 무슨 샤워기로 뿌린다고 되겠냐고...ㅠ.ㅠ
하지만 내가 간절히 원하고 특별한 방법이 없자 영감은 나를 샤워실로 데리고 가 주었다.
병원샤워실에 가서 계속 신장쪽에 샤워기로 미지근한 물을 뿌렸고 30분쯤 지나자 영감이 그만 하라고 했다.
다른 환자도 사용해야 하니까
샤워실에서 나와 휠체어로 다시 병원 복도쪽으로 나왔는데(병실 안은 다른 환자에게 피해를 주니 들어가지 못하고..)
그 엄청나던 통증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는 거다@.@
그 다음날 우리는 퇴원할꺼라고 의사한테 말했다.
병원에서는 방법이 없으니 퇴원시켜 주셨다. 퇴원하는데 약도 없었다. 의사선생님만
내 손을 꼭 붙잡고 어디에 치여서도 안되고 한시간 이상 차를 타도 안된다고 신신당부 하셨다.
그 후론 영감은 병원이 다 해결해 준다고 주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