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것들 – 황지우
반갑게 악수하고
마주앉은 자의 이름이 안 떠올라
건성으로 아는 체 하며
미안할까봐 대충대충 화답하는 동안
나는 기실 그 빈말들한테 미안해
창문을 좀 열어두려고 일어난다.
신이문역으로 전철이 들어오고
그도 눈치 챘으리라
또다시 핸드폰이 울리고
그가 돌아간 뒤
방금 들은 식당이름도 돌아서면 까먹는데
나에게 지워진 사람들,
주소도 안 떠오르는 거리들,
약속장소와 날짜들,
부끄러워해야 할 것들,
지켰어야 했던 것들과 갚아야할 것들
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세상에다가 그냥 두고 왔을꼬!
어느 날 내가 살었는지
안 살었는지도 모를 삶이여.
좀 더 곁에 있어줬어야 할 사람,
이별을 깨끗하게 못해준 사람,
아니라고 하지만 뭔가 기대를 했을 사람을
그냥 두고 온
거기, 부고(訃告)도 닿을 수 없는 그곳에
제주 풍란(風蘭) 한 점 배달시키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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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글이 너무
가슴에 와 닫습니다.
사는 동안 많은 사연을
하늘에 걸어두고
별이 빛나는 날에
두 손을 모아 기도하지요
내 삶을 지우지 말라고~~
감사합니다.
돌이켜보면
사랑도 추억도 별로 없는 생입니다
그래서 그대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함을 준다거나
피로하게 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함께 소통하는 동안
다디단 꿀의 의미를 느껴보고 싶었는지도.......
고마웠어요
외로웠던 시절 그대가 없었다면
그대로 굳어 빙하가 되었을 것입니다
따뜻한 정에
얼음에 갇힌 몸이 녹는 동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생명이 있고
쉼을 쉬고
심장이 뛴다는 것이
너무 좋아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대를 떠올려보고, 생각하는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태양과 달이 뜨고 지는 순간에도
그대는 늘 행복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샬롬~!!~ㅎㅎ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