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여래상무상품(如來常無常品)
그때 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는 항상합니까, 무상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여,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는 항상한 것도 아니요, 무상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둘 다 허물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허물이 있는가?
대혜여, 만약 여래가 항상하다면 능히 짓는다[能作:창조주]는 허물이 있고
일체 외도들도 능작(能作)의 항상함을 말하였다.
만약 무상이라면 지어진 것[所作]의 허물이 있어 모든 온(蘊)과 같아
능상(能相)과 소상(所相)이 되어 필경에 단멸하여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ㆍ여래는 진실로 단멸하지 않는다.
대혜여, 일체의 지어진 것은 병과 옷 등과 같이 모두 무상하니,
이렇게 여래에게 무상하다는 허물이 있다면 닦은 복과 지혜가
다 헛되어 이익이 없다.
또 모든 짓는 법[作法]이 마땅히 여래일 것이니
여래 말고 다른 인(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는 항상함도 아니요, 무상함도 아니다.
또한 대혜여, 여래는 항상함도 아니니 만약 항상하다면
마땅히 허공이 인을 기다리지 않고 이루어짐과 같다.
대혜여, 비유하면 허공과 같아서
항상하지도 않고, 무상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항상함과 무상함,
같거나 다름,
함께하고 함께하지 아니함
등 모든 과실을 떠났기 때문이다.
또한 대혜여, 여래는 항상하지 않다. 만약 항상하다면, 이것은 생기지 않음이니
토끼ㆍ말ㆍ물고기ㆍ뱀 등의 뿔과 같을 것이다.
또한 대혜여, 다른 뜻이 있는 까닭에 또한 항상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지혜로써 항상하는 법을 깨달았기 때문이며,
깨달은 지혜는 항상하니 여래도 또한 항상하다.
대혜여, 모든 부처님ㆍ여래가 깨달은
법성(法性)ㆍ
법주(法住)ㆍ
법위(法位)는
여래께서 세간에 나오시거나
세간에 나오시지 않거나
항상 머물러 있어 바뀌지 않으며,
일체 2승 외도가 얻은 법 가운데에도 있어서,
이것이 공하여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범부는 능히 알 바가 아니다.
대혜여, 무릇 여래란 청정한 지혜로
안으로 법성을 깨달아 그 이름을 얻은 것이지,
마음ㆍ뜻ㆍ의식ㆍ온(蘊)ㆍ계(界)ㆍ처(處)ㆍ법의
허망한 습기로써 이름을 얻는 것이 아니다.
일체 삼계는 모두 허망한 분별에서 생긴 것이지만
여래는 허망한 분별에서 생긴 것이 아니다.
대혜여, 만약 둘이 있다면 상(常)과 무상(無常)이 있을 것이나,
여래는 둘이 없나니 일체법이 생긴 모양이 없음[無生相]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상함도 아니요, 또한 무상도 아니다.
대혜여, 나아가 조그마한 언설의 분별이 있어 생긴다면 곧 항상하고 무상함의 허물이 있으니,
그러므로 마땅히 두 가지 분별각(分別覺)을 없애어 조금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함과 무상함 멀리 떠나도
항상함과 무상함 나타내나니
이와 같이 항상 부처님 보면
나쁜 견해 생기지 않으리.
만약 부처님이 항상하거나 무상하다면
쌓은 공덕 모두 이익이 없으리니
분별하는 깨달음을 없애버리면
항상하다 무상하다 말하지 않으리.
나아가 세우는 바[所立:주장] 있으면
일체가 다 착란이니
만약 오직 자기 마음뿐임을 보면
곧 어기거나 다툼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