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13)
● 제1장 형제 13회
반금련과 동갑인 백옥련(白玉蓮)이라는 처녀도 장대인의 집에 함께 팔려왔다.
장대인은 육십을 넘었으나,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그러나 부인인 여씨가 어찌나 질투심이 강하고 기질이 센 여잔지 장대인은 공처가가 되어 큰 부자이면서도 소실 하나 거느리질 못했다.
하루는 마누라 앞에서 자식 없는 신세 한탄을 했더니, 그럼 자식 삼아 계집애를 두엇 사들이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장대인은 귀가 번쩍 뜨였다.
집안에 하녀라고는 모조리 나이가 많고 못생긴 여자만 두어오던 마누라가 이게 어찌된 일이냐 싶었다.
여씨는 육십 고개를 넘어 늙어가는 영감이 측은하기도 하고, 이제는 넘볼 기력도 없으려니 싶어서 마지막으로 선심을 쓴 셈이었다.
그래서 반반하게 생긴 두 계집애를 사들여 영감의 시중을 들게 했다.
금련과 옥련은 한방에서 기거했다.
여씨는 그 둘에게는 집안일은 일체 시키질 않고, 오직 영감의 곁에서 시중만을 들면서 금련은 비파를, 옥련은 거문고를 가지고 늙은이를 즐겁게 해주도록 하였다.
옥련은 광대의 딸이었기 때문에 거문고를 잘 탔다. 그런데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옥련은 가엾게도 병에 걸려 죽고 말아, 금련이 혼자서 장대인의 시중을 들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속으로 은근히 금련이를 탐내고 있던 장대인은 마침내 기회가 왔다 싶었다.
그래서 어느 비 내리는 날 밤을 택하여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장대인은 혼자 자고 있는 금련의 방으로 슬그머니 침입했다.
놀라 비명을 지르려는 금련을 잘 달래어 영감은 겁을 집어먹고 굳어만 드는 열여덟 살짜리 피둥피둥한 숫처녀의 몸을 슬금슬금 솜씨있게 어루만져 열어 젖히고서 깨끗이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여자란 한 번 무너지고 나면 다음부터는 나긋나긋한 법이다.
금련이 역시 마찬가지여서, 장대인은 마음만 내키면 심야에 그녀의 방으로 찾아들곤 했다.
비록 영감이기는 했지만, 남자의 살맛을 알게 된 금련은 그때까지 몸속에 다소곳이 깃들여있던 육욕(肉慾)이 고개를 쳐들어 이제 밤이면 장대인을 은근히 기다리게 되었고, 나중에는 제발로 영감의 방을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장대인은 육십을 넘겼으나 온갖 보약과 몸에 이롭다는 음식을 장복하는 터이라 혈색이 좋고, 정력도 사십대의 장년(壯年)과 비길 만 했다.
그러나 싱싱하고 야들야들한 열여덟 살짜리 몸뚱어리를 곧잘 상대하게 되자 차츰 안색이 나빠지고, 기력이 쇠진해 갔다. 한약을 달여 먹곤 했으나, 한동안 회복되었다가는 다시 내리막이었다.
이듬해에는 몸져눕기에 이르렀다.
여씨가 눈치를 못 챌 턱이 없었다. 금련이를 불러앉혀 놓고 닥달을 해서 자백을 받은 여씨는 크게 화가 치솟아 손수 계집애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고, 사내종으로 하여금 볼기짝을 치도록 했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