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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필 문장강화 & 문예창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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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제1학기 구상 시 혼자 논다
조미애 추천 0 조회 47 26.05.18 14:28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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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6.05.19 09:28

    첫댓글 적군 묘지 앞에서

    구상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워 있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들어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 너그러운 것이로다.

    이곳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 땅은 삼십 리면
    가로막히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램 속에 깃들여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北)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울려오는 포성(砲聲)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 시집 『초토의 시』(청구문화사,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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