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 그 영욕[榮辱]의 현장에서---
13. 세대 오수배관 역류사고로 인한 어려움과 깨달음
초보소장 2년차 시절 아침에 출근해서 사무실 문을 여니 얼굴들이 상기되어 있고 걱정스런 얼굴들을 하고 있다. 공기가 이상해서 무슨 일 있었어요? 하고 묻자 과장님이 새벽에 1층세대 씽크대 배수관이 넘쳐 난리 났었다고 한다.
신고 받고 경비원하고 가서 보니 주인장이 씽크대를 드러내고 역류배관을 수건으로 틀어막고 넘쳐있는 오물을 화장실로 퍼내고 있어 1시간가량 같이 청소를 하였다고 한다. 청소가 어느정도 끝나자 주인장 정신을 차린 것인지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오수관이 넘치게 하느냐고 항의하면서 당장 소장을 호출하라고 난리 난리 치면서 소장 목 당장 짤라버린다고 했단다.
이일을 하면서 목이 몇 번이나 짤렸다 붙었다 했는지....독자들은 이해하리라~~
사실 보고를 받고도 처음 당하는 일이다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심이 잡히질 않는다. 일단은 그냥 있을 수는 없어 직원하고 미화원을 대동하고 피해세대를 방문하여 밤사이 고통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거실이 장판으로 되어있어 걷어낸 후 세척하여 말린 다음 거실을 재 청소 해드리겠다고 하였다. 방문전 만해도 멱살을 잡힐 것 같아 잔득 목을 움치리고 방문하였는데 주인장 폭력은 멀리하고 점잖게 분위기 잡는다. 밤새 잠 못자고 집안에 냄새진동하고 아침도 못먹고 장판 등등 손해배상을 확실히 하라고 윽박지른다. 거듭 사죄를 하고 우선 청소부터 마무리하고 손해배상문제는 원인을 살펴본 다음 동대표분들과 협의를 통하여 결정하겠다고 하면서 손수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를 시작하니 뒤에서도끼눈을 치뜨고 노려보는 것 같아 뒤통수가 뜨겁다.
방송 등을 통하여 윗층세대에서 거실 싱크대 사용을 중지토록 협조를 구하였으나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배관막힘 수건을 뺐다가 다시 넘치는 바람에 다시 틀어막고, 지하공동구 횡주관을 살펴야 할 것 같아 세대를 대청소하고 인공향을 뿌리고 지하로 내려가 보니 300mm주철제 횡주관이 길게 뻩어 있어 직원에게 배관청소실시여부를 묻고, 다시 동대표 회장에게 전화하니 회장은 사태를 알고 있었다. 배관청소는 입주후 한번도 청소한적이 없단다. 9년차 아파트로 각종 건축설비 등의 유지관리에도 사업계획하나 없이 운영해왔던 단지이다 보니 그리 놀랄일은 아니었지만 빨리 소통을 시켜야 만 세대주거평화가 이루어지기에---
동대표회장께서 애좀 써달라는 말을 끝으로 배관라인을 살피니 정화조라인 중간에 맨홀이 있어 열어보니 생활오수가 기름기 성분들이 고형화 되어 맨홀인입관이 거의 막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스프링 세관기를 가지고 작업을 해보니 소용이 없었다.
급히 설비업자를 부르고 직원들과 같이 우비를 입구 소제구를 여니 거꾸로 소제구를 통한 세관장비를 사용도 못하고 오물벼락을 맞은 후 긴급히 재조립을 하였다.(냄새가 배어 목욕을 해도 몇일간 고생)
설비업자와 함께 다시 지상맨홀에서 장비를 들여 역으로 배관을 일부 소통시키고 지하횡주관(주철관)의 가장 높은 부분을 용접기로 따내고 장비를 밀어넣어 큰 응고물을 배출하니 졸졸졸 소통되는 것이 아닌가. 소화전을 이용하여 고압으로 살수를 해보아도 시원하게 안뚫린다. 기술자 왈 원래 많이 막힌대다가 구배도 안나오고 이렇게 해서 응급조치해봤자 1달도 못 간단다.
일단 급한대로 중간맨홀에서 고형질 찌꺼기만 서너자루를 파내고 따낸 횡주배관을 봉합하고 소통은 시켜놓고 세대에서 씽크대를 사용가능하도록 조치한 다음,
동대표분들과 협의를 거쳐 긴급공사를 발주하여 새로운 pvc횡주관을 구배를 넉넉히 주어 시공과 아울러 마무리 청소를 하고 세대씽크대 사용가능하다는 방송과 아울러 협조해주어 감사하다는 방송과 씽크대배관 막힘 예방안내협조문을 부착하였다.
피해세대는 3일동안 거실을 사용치 못하고 불편을 겪었지만 자치관리 동대표회장 등이 찾아가 유감을 표하고 사고수습사항을 전하니 필자를 편하게 대해준다. 소장님이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서 처음에 막말하여 죄송하다고 한다. 자치관리의 매력인 것 같다.
입주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손해배상해방과 목줄 보존에 갑자기 목근처가 간지럽다.
사고를 수습하고 예방관리의 중요성과 양질의 주거편의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미리 각종설비의 계통도와 수선 등 이력관리를 하여야 한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담아내고 당시만 해도 숨어있는 배관계통도도 모르고 있었고 보이는 것에 치중한 보여주는 관리를 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라...지하배관을 따라가면서 중간맨홀(동별)을 확인하기까지 배관에 문제 발생시 조치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으니 관리자로서는 함량 미달이었다는 생각으로 욕먹은 것이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음이다.
계속
첫댓글 감사^*^
아파트 1층이나 2층의 오수배관 역류사고는
입주한지 오래된 단지에서는 가끔 있는 일입니다.
글에서 말씀하신대로 응급조치는 횡주관 위를 그라인더로 살짝 따고
긴 막대기로 막힌 곳을 뚫어주고, 배관청소기로 말끔하게 청소하면 됩니다.
제가 경함한 일인데요~,
어느 날 단지 내 아스팔트 바닥에 있는 오수관 맨홀이 한 곳도 아니고,
곳곳에서 부풀어오른 일이 있었습니다.
기름덩어리가 단지 바닥을 관통하는 오수관로를 막아서 생긴일이었습니다.
아파트 관리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이런저런 사고가 생깁니다.
저수조 자동밸브가 고장나서 기계실, 펌프실, 지하주차장까지 침수된 사고도 당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