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읽기'를 읽고 (저자 이근식)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일단 내가 희망하는 추후 진로가 경제/경영 관련 학과이고 애덤 스미스는 그 분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현대의 경영/경제 학문에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끼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나의 이해 능력으로 경제학자들 중에서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이 없다는 국부론의 원론을 읽고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을 적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이 되어 일종의 해설서 같은 것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생각 외로 다른 얻은 것도 꽤 많았다고 나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유는 이 책의 앞 부분에 애덤 스미스의 도덕철학세계에 대해 꽤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었기 떄문이다. 고전경제학자라고만 생각을 했던 애덤 스미스의 윤리 사상을 알게 된다는 것은 꽤나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었다.
스미스는 자유방임경제주의를 주장했었다. 국가는 최소한의 권력, 즉 사유재산과 공정거래의 보호를 할 수 있는 권력만 부여받고 나머지는 시장에 맡기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시장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그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은 사실 신이 정한 섭리, 법칙이었다는 것이다. 스미스 역시 시대의 영향을 받아 신의 존재를 믿었었는데, 그는 신의 섭리에 따라서 인간사회나 자연 모두 인간의 조작 없이도 자연적으로 조화와 선을 이룬다는 자연조화설을 믿었었다. 그가 이렇게 자본주의를 신의 섭리에 따라 주장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굉장히 낙관적이었다는 것은 그의 저서 '도덕감정론'에 잘 나타나있다. 부자들이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이 생필품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그는 세상의 추악한 것들조차 전체로 보았을 때에는 신의 뜻이라고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빌려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의 이런 주장으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설명할 수가 없다. 극단적인 양극화, 환경오염등의 자본주의의 폐해를 그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것은 그가 자본주의가 성숙하지 못했던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은 현대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에는 여러가지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스가 고전 경제학의 기틀을 다진 것에 대한 업적은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 가치의 원천이 노동이고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생산에 투입된 노동의 양에 비례한다는 노동가치설과 그로 인해 정당성을 찾은 사유재산제도 등의 그의 주장들이 현대 경제학에 오기까지 큰 영향을 까쳤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윤리 시간에 배운 여러 사상가들이 실제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것은 내가 그 사상가들에 대해 배워서인지 굉장히 흥미로웠다. 스미스의 경제적 자유주의가 정부의 최소한의 권력만 인정하였던 로크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라는 사실, 스미스가 절친이었던 흄에게 영향을 받아 공감이라는 감성을 도덕의 원천이라고 주장한 사실들을 책에서 읽으면서 마치 윤리와 사상을 복습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의 존재를 별로 믿지 않는 사람으로써 과연 경제학의 대가였던 스미스가 얼마나 논리정연하게 신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경제학을 설명했을지 궁금했는데 역시 시대에 영향을 받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문득 자신의 이론에 신을 개입시키면서 현대 경제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오류(자본주의의 폐해를 간과한)로 간주되는 것들을 범한 스미스가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목격한다면 뭐라고 할지 궁금해졌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자신의 이론의 실패를 인정하면서 "나는 사실이 바뀌면 생각 또한 바꾼다"라고 했던 경제학자 케인즈처럼 자신의 오류를 인정할까? 그에 대한 대답을 고민을 해본 결과 나는 그가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레 예상해보았다. 내가 주장한 자유주의는 결코 무질서한 사익추구를 용인하는 무분별한 자유방임주의가 아니라고.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지 않는 공정한 범위 내에서 각자의 이익을 자유로이 추구하는 것이 내가 주장한 자유주의라고. 이렇게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 남의 피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익만을 무분별하게 추구하는 현대의 기업가들, 자본가들에게 신랄한 비판을 하지 않을까 나만의 소소한 상상을 하며 이 책을 덮었다.
첫댓글 교사로서 즐거울 때가 학생으로부터 내가 모르는 것을 깨우치거나 하는 때인데 호성이가 날 또 즐겁게 해주는구나. 스미스의 사상이 스토아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은 나도 첨 듣는 얘기이네. 나도 이책을 읽어보고 싶네. 경제학의 관점에서 서양 사상을 보는 것 혹은 자연과학의 관점에서 서양 근대 사상을 보는 것 재밌겠다는 생각이 드네... 암튼 대학가서는 정말 국부론을 읽게 되겠지. 그때 느낄 희열이 어떨지 미리 궁금해지네..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쌓이고 모여 책으로 만들어지고 또 사람들의 생활을 바꾼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지. 경제학이야말로. 인터뷰할 때 책 한번 보여주면 고맙겠네.. ^^ 인터뷰는 시험다음주까지 하면 될거 같애.
인터뷰했음. 윤리학과 경제학의 연관. 공동의 삶에 대해 얘기하고 현대에 와서 윤리학이 배제되었다는 얘기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