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첫소리, 가운데소리, 끝소리로 나눌 수 있다.
15세기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도 소리를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누었을까?
1. 세종대왕의 자음에 대한 인식 내용
1) 우리말이 중국어와 다른 점
- 우리말은 초성/중성/종성과 같이 3분 체계로 이루어져 있음. ex. 훈 = ㅎ + ㅜ + ㄴ
- 당시 음운학에서는 한자를 성모와 운모로 나누는 2분 체계로 썼음. ex. 東 = d + ong
2) 삼분법을 취할 수 있었던 까닭
- 차자 표기 시대부터 이미 존재했음
ex. 향가 '모죽지랑가'를 보면 받침 'ㄴ'을 나타내는 단어를 이용하는 등 종성을 따로 인식함을 알 수 있다
2. 자음/모음 이란?
1) 자음
- 목청을 통과한 공기의 흐름이 막히거나 통로가 좁혀져서 공기의 흐름이
장애를 입게 되면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소리들 ex. ㄱ,ㄴ,ㄷ,ㄹ,ㅁ..
2) 모음
- 성대의 진동을 받은 소리가 목, 입, 코를 거쳐 나오면서, 그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거나 하는 따위의
장애를 받지 않고 나는 소리 ex. ㅏ, ㅑ, ㅓ, ㅕ, ㅗ..
3. 자음자 제자에 적용된 원리
1) 상형의 원리 * <훈민정음> 해례본의 '제자해' 中
- 상(像)은 유교 철학상 눈으로 볼 수 없는 어떤 이치에 입각하여 '사물'의 가장 적합한 것을 본뜨는 것을 의미함.
- 훈민정음 28자는 각각 그 형상을 본 떠서 만들었음.
2) 배열순서
- 성리학의 음운 순서인 '아, 설, 순, 치, 후'를 따름.
- 제자해에 설명에 따르면 '대개 사람의 말소리가 있는 것이 오행에 근본이 되었다. 그러므로 '사철'에 어울려
어그러지지 않고 '오음'에 맞아서 틀리지 않는다'고 하였음.
- 오음(각, 치, 궁, 상, 우)과 사시(사계절, 봄, 여름, 늦여름, 가을, 겨울)에 맞는 글자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나열한 것임. ex. ㄱ은 '아'음이고 봄을 뜻하며 음으로는 '각'이라 하였음. 따라서 맨 처음 옴.
3) 가획의 원리
- 훈민정음의 자음은 총 17자로 기본자는 ㄱ, ㄴ, ㅁ, ㅅ, ㅇ 이고 이 기본자에 획을 더해 만든 것이 가획자,
다른 기본자와는 모양이 다른 자음자인 이체자로 구성됨.
- 제자해에서는 'ㅋ이 ㄱ에 비하여 성출초려' 했다고 했는데, 이는 조음기관의 모양은 같으나
소리의 세기가 다르다는 의미임. ex. ㄱ → ㅋ, ㄷ → ㅌ
- 이와 같이 예사소리(ㄱ), 거센소리(ㅋ) 이외에도 나란히 배열해서 쓰는 된소리(ㄲ)가 있음.
- 반치음 (△)은 소리의 종류를 가리키는 이름이었는데 ㅅ과 형상에 차이가 있어 고유명사가 되었음.
- ㄹ은 기본자도 아니고 가획자도 아니며 '그 몸이 다르다'고 하여 이체자라고 불렀음.
- 옛 이응은 이응(ㅇ)과 비슷하게 쓰이지만 ㄱ과 같은 '아'음에 속해 이체자가 되었음.
- 순경음은 세로로 이어서 썼을 때 나는 음으로 입술을 거쳐 나오는 가벼운 소리를 뜻함.
순경음 미음, 순경음 비읍, 순경음 피읍이 있었고, 국어를 표기하는 데는 순경음 비읍만 쓰였음.
4. '종성부용초성'이란?
1) 의미
- 해례본, 예의에 따르면 초성과 중성이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글자의 경제성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함.
- 초성 19자 x 중성 21자 x 종성(27자 + 받침이 없는 경우 1) = 11,172 가지 조합이 가능함.
이와 같이 제한된 자모를 사용하면서도 많은 소리를 낼 수 있어 경제적임.
- 또한 자소 : 음소의 비율이 거의 1:1 이라는 점도 한글을 쉽게 익히는 데 도움을 줌.
2) 주변국의 글자 비교
- 한자는 표의 문자로 글자에 의미정보를 담고 있어 자연히 한 글자의 획수가 많으며
상용한자는 3,500개, 상형과 지사 이외에도 기존의 글자를 합성한 회의, 형성, 전주, 가차자 등이 있었음.
- 일본은 8C 무렵 한자의 자형을 단순화하는 방법으로 '가나'라는 음절문자를 만들어 쓰기 시작하였으며
히라가나의 경우 46개의 글자와 보조 기호들로 이루어져 있음.
- 또한 한글과 달리 음절 문자로 글자수보다 많은 수백가지의 음절을 적을 수 있으며 이는
음절 가짓수가 적은 일본어에 적합함.
- 국어는 음절 가짓수가 매우 많아 음소 문자가 적합하였음.
5. 자음자의 명칭
- 지금 사용되는 자모의 명칭과 순서는은 최세진의 <훈몽자회>에 기대어 만들어졌음.
- '초성종성통용팔자'와 '범례'에 따르면 초성/종성을 나타낼 때 쓰인 한자를 합하여 명칭을 만들었다는
견해와 처음부터 이름을 정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음.
- 첫번째 견해에 따르면 예를 들어 ㄱ 의 경우 초성으로 쓰인 경우는 기(基),
종성으로 쓰인 경우는 역(役)으로 나타내 이 둘을 합친'기역'이 이름이 되었다는 것임.
- <훈몽자회>이전에는 자음자에 'ㅣ'를 붙여 ㄱ → 기, ㅋ → 키 로 읽었을 것으로 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