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지구는 유명한 홍콩영화답게 폭력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그렸다. 흔한 사랑과 의리사이에서 결국 의리를 선택하여 결과적으로 파멸에 이르게된다. 하지만 그 파멸은 단순하게 그 단 한번 선택의 결과는 아니다. 근원적인 이유는 가까운 사람의 선택이다. 그런측면에서 부자집 아가씨의 선택도 잘못된 것이지만 단 한번의 선택으로는 물줄기를 바꾸기 어려워서 원상태로 복귀하게된다. 이런 사랑과 명분의 선택에 서게되면 사람들은 흔히 명분을 고르곤 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영원하기는 어려워도 명분보다는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특히 그 명분이라는 것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그렇다.
어릴때 부모를 모두 잃은 아화는 범죄 세계에 빠져 오토바이를 즐기며 산다. 보석상을 터는 일을 도와주다 경찰에 몰린 아화는 길을 가던 여인 죠죠를 인질로 잡아 달아나게 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아화의 의형이 범죄 세계의 세력 다툼에서 지고는 암살되자 복수를 위하여 나서지만 적대 조직원들에게 다구리를 맞고 사망하고 죠죠는 웨딩드레스를 입은채 성당에서 아화를 기다린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그 OST
홍콩 느와르라고 불리던 당시 홍콩 총싸움영화로 알고 봤다가 좀 아닌 걸 아는 이들도 많았을 듯. 왕가위 감독의 수작 몽콕하문[1]과 비슷한 분위기로 두 영화 주인공이기도 한 유덕화의 매력이 여기서도 매우 돋보였다. 특히 피투성이 얼굴로 한 유덕화가 웨딩드레스 차림을 한 연인을 데리고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장면이라든지 둘만의 작은 결혼식은 당시 많은 이야기를 낳았던 장면.
그리고 잉여인생으로 나와 훨씬 어린 녀석들에게 시달리고 나오던 오맹달도 인상적. 그리고 유덕화의 복수극은 뭔 화려한 총격전을 예상한 걸 뒤엎던 반전이었다.
한국에서 개봉 당시 서울관객 10만 정도로 그다지 대박은 아니지만 되려 2차 시장인 VHS 대여시장(SK그룹 계열인 SKC에서 비디오로 냈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유덕화가 나온다는 이유 만으로 상관도 없는 영화들이 천장지구 2라느니 천장지구 3, 또는 천장지구3 : 천장지구 완결 이란 괴이한 제목을 달고 개봉했지만 죄다 잊혀진 영화가 되는 건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