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천진 채마밭 이야기
씀바귀꽃
내 어린 기억은
마당 끝에 있었던 채마밭의 나무새와 들녘에 있었던 풀꽃과 마을 집집에 있었던 나무들과 함께 시작된다.
신작로 언덕받이에는 온갖 들꽃들이 시절을 따라 피었고
나는 그 들꽃 속에서 행복한 아이 였다.
진지꽃이라고 불렀던 기생초, 개망초, 망초, 띠꽃, 냉이, 싸랑구리라고 불렀던 씀바귀, 자운영, 매웅게, 토끼풀꽃, 꿀꽃,
싱검지, 메꽃, 뱀딸기, 양지꽃, 쑥부쟁이, 명아주, 억새, 수크렁 등등이 가을에 이르도록 피고지었다.
새미티에는 가면 달래, 할미꽃이 있었고 운이 좋으면 패랭이꽃도 보았다.
연못가에는 창포 꽃이 피고 물 위에는 물옥잠화, 개연꽃, 개구리밥이 있었다.
가끔씩 나는 그 들판에서 서성거린다.
채전밭에는 마늘, 부추, 파가 있고 가지와 참외가 있었다.
물론 담장 위로 호박 넝쿨이 올라갔고 하얀 박꽃은 지붕 위에 올라가서 피었다.
아욱, 쑥갓, 근대, 상추, 공자리 무우가 있었고 노오란 봄동도 있었다.
가지, 토마토, 오이는 우리 입맛을 즐겁게 해주었다.
노란 봄동과 보라색 공자리꽃이 피면
노랑 나비와 하얀나비가 놀러오고 벌이 윙윙거리고 어쩌다 호랑나비가 얼굴을 내밀면
우리 집 마당은 아지랑이가 출렁거리고 웃음 꽃이 피었다.
나는 어디를 가든지 채마밭을 찾곤한다.
먼 옛날 동북인도 마니푸르주에서 채마밭에 취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이곳 천진에서 채마밭을 만났다.
밭을 가꾸는 어르신들을 뵈었다.
소박한 얼굴들이 다정스러웠다.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작은 것으로 맛있는 식탁을 만들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 짚혀 졌다.
채마밭을 가꾸는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었다.
작은 것으로 가꾸는 행복!
작은 것으로 만드는 기쁨!
작은 것으로 이루는 평화!
작은 것으로 만드는 정성!
작은 것으로 나누는 사랑!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겨자씨로 비유하신 것이 이해가 된다.
채마밭을 가꾸시는 분들의 행복과 평화를 빌며
햇살 가득 앉고 돌아왔다.
그래,
중국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마늘 얼갈이, 부추 등
대파
배추인지 무우인지 분간이 안된다.^^ 시금치에 꽃이 피었다!
마늘, 얼갈이 배추 이 것 저것 마구 심어져 있다.
대파 가지, 오이, 참외 모종이 가지런히 심어져 있다.
대추나무, 뽕나무, 가죽나무, 감나무가 나란히 서있는 정원 석류나무 밭
대추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