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대한민국 축구 팬들에게 라틴 아메리카 축구는 신대륙과 같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 출신의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라틴 아메리카 리그를 찾아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뛰어난 재능,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문화에 빠져 라틴 아메리카 축구 리그에 도전한다고 해도 높은 진입 장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바로 아페르투라(Apertura)와 클라우수라(Clausura)이다. 흔히 라틴 아메리카로 불리는 지역, 그 중에서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지역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아페르투라, 클라우수라 제도를 택하고 있다.
각각의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것이 이 아페르투라와 클라우수라인데, 본인은 멕시코의 축구 리그 리가 MX에서의 아페르투라, 클라우수라에 대해 적어보겠다.
(물론, 이 제도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따로 있다. 지금 당장 FM을 키고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리그에 도전해보라! 직접 경험해보는 것 만큼 쉬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아페르투라와 클라우수라는 각각 스페인어로 개막과 폐막을 의미한다. 뜻만 보고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1년간 하나의 시즌만을 치루는 대부분의 유럽 축구와는 달리, 1년을 개막 후 절반, 폐막하기 까지의 절반으로 나누어 2개의 시즌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초기 한국프로야구가 택하였던 전기리그, 후기리그와 같은 개념이다.
이러한 제도가 생기게 된 데에는 남미 축구를 이끌어갔던 아르헨티나 리그의 영향이 크다. 초기 아르헨티나의 축구 리그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에, 타 지방의 경우 지방 축구협회에서 실시하는 각각의 대회가 존재하였다. 이러한 대회들을 통합하고, 대륙 대회에 나갈 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축구 리그 사상 첫 2시즌제가 실시되었다.
이후 리그 개편을 통해 단일리그로 변신을 꾐하였으나 이미 2시즌제에 익숙해진 아르헨티나 축구는 90/91 시즌 처음으로 아페르투라, 클라우수라라는 이름을 축구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주변국들은 차례로 동일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었다.
멕시코도 아르헨티나의 영향을 받아 02/03 시즌부터 아페르투라, 클라우수라를 도입하였다. CONCACAF 소속의 멕시코이지만, 남미 대륙대회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도 참가가 가능했기 때문에 타 남미 리그와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또한 피파 국제 대회 가간동안 리그 휴식기를 가지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베라노, 인비에르노(여름, 겨울) 둘로 나누어 진행하던 시즌을 개편하고, 아페르투라, 클라우수라를 다른 대회로 취급하여 각각의 리그 우승팀을 우승 팀으로 인정해준다. 멕시코의 아르페투라, 클라우수라는 단순 두 개의 리그 대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리그가 끝난 후에는 상위 8개 팀을 상대로 리귀야라고 하는 플레이오프를 진행한다.
클럽의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그리고 리그 구조에 있어서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간의 합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가까운 미국에서 시행되던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하였다. 플레이오프는 모두 1, 2차전 방식으로 진행되고 우승팀에게는 우승 트로피를, 2위 팀에게는 작은 트로피를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