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산방 꽃편지_12」
고요한 아침의 정적을 깨고 동박새 한 마리가 마당 잔디밭에 내려앉아 종종걸음을 치더니 금세 포르릉 날아오릅니다.
바람 한 점 없어서인지 대숲도 마당의 감나무 잎사귀도 잠시 시간이 멈춰선 듯 미동조차 없고, 하늘은 흐려서 금방이라도 봄비가 내릴 것 같네요.
동그란 붉은 구슬 모양의 꽃망울이 언제 터질까 내심 기다렸는데, 며칠 사이에 곱고 탐스러운 작약 꽃이 활짝 피었네요. 이토록 어여쁜 꽃을 일주일 정도만 볼 수 있기에 아쉬움이 더하네요.
꽃 모양이 비슷한 모란이나 함박꽃과 헷갈리기도 하는데, 모란과 함박꽃이 나무인 데 반해 작약은 여러해살이풀이고 뿌리에는 약효성분이 있어서 한약재로 밭에 재배하기도 한답니다.
3•8일 닷새 마다 서는 구례오일장에 가면 꽃이나 나무를 파는 곳으로 발걸음이 먼저 향합니다. 장에 갈 때마다 하나씩 둘씩 꽃나무를 사다 심다보니 이제는 심을 곳도 부족한데 말이죠.
사나흘에 한 번씩 꽃나무와 잔디에 고루 물을 주는 일을 좋아하지만, 영양분이 담뿍 담긴 봄비가 내린다면 식물들이 더욱 생기가 돌겠지요.
비가 내리기 전의 싱그러운 느낌을 잘 살린 하모니카 연주곡 Lee Oscar의 ‘Before The Rain’과,
백석 시인이 수백 번 암송할 정도로 이 시를 좋아하여 처음으로 번역했다는 푸시킨의 시 한 편 함께 보냅니다.
오늘이 힘든 그대에게
작은 위안이 되기를 바래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_A.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리니
마음은 앞날에 살고
지금은 언제나 슬픈 것이니
모든 것은 덧없이 사라지고
지나간 것은 또 그리워지나니
<Before The Rain _Lee Oscar(리 오스카)>
https://www.youtube.com/watch?v=3f56qh5PmUA
○작약 (출처: 꽃과 나무 사전)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77XXXX100158
첫댓글 <Before The Rain _Lee Oscar(리 오스카)>
https://www.youtube.com/watch?v=3f56qh5Pm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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