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송정(越松亭)의 시에 차운하다
고적을 찾으러 추풍 속에 말 머리를 동쪽으로 訪古秋風馬首東
울창하게 그늘진 정자의 소나무 보는 기쁨이여 喜看鬱鬱蔭亭松
진경을 찾고 싶어 몇 년이나 마음을 졸였던가 幾年心爲尋眞切
도를 묻기 위해 천 리의 양식을 미리 찧었다네 千里糧因問道舂
한위를 거치면서 부근의 재앙이 끊어졌나니 厄絶斧斤經漢魏
낭묘를 감당할 재목으로 기룡에 비견되었다오 材堪廊廟擬夔龍
난간에 기대 나도 몰래 오래 침음하였나니 倚欄不覺沈吟久
졸필이라 만에 하나도 형용하기 어려워서 拙筆難形萬一容
[주1] 고적을……기쁨이여 : 북에서 남으로 평해군(平海郡)에 도착하기 전 5리 지점에 소나무 일만 그루가 서 있고 그 가운데에 월송정이라는 이름의 정자가 있는데, 이는 사선(四仙)이 유람하다가 우연히 이곳을 지나갔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는 말이 《가정집》 권5〈동유기(東遊記)〉에 나온다.
[주2] 천 리의……찧었다네 : 《장자》〈소요유(逍遙遊)〉에 “가까운 교외에 가는 자는 세 끼 밥만 가지고 갔다가 돌아와도 배가 여전히 부르고, 백 리를 가는 자는 전날 밤에 양식을 찧어서 준비해야 하고, 천 리를 가는 자는 삼 개월 전부터 양식을 모아야 한다.〔適莽蒼者 三飡而反 腹猶果然 適百里者 宿舂糧 適千里者 三月聚糧〕”라는 말이 나온다.
[주3] 부근(斧斤)의 재앙 : 도끼로 벌목을 당하는 것을 말한다. 《회남자》〈주술훈(主術訓)〉에 “초목이 낙엽 지기 전에는 도끼를 산림 안에 들여놓으면 안 된다.〔草木未落 斧斤不得入山林〕”라는 말이 나온다. 참고로 소식(蘇軾)의 시에 “길이 막혀 도끼와 자귀가 끊어졌는지라, 솔과 계수가 하늘을 찌를 수 있었다네.〔路窮斤斧絶 松桂得干霄〕”라는 구절이 보인다. 《蘇東坡詩集 卷5 南寺》
[주4] 낭묘(廊廟)를……비견되었다오 : 월송정의 송(松)을 기룡(夔龍)에 비유하여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기룡은 순(舜) 임금의 악관(樂官)이었던 기(夔)와 간관(諫官)이었던 용(龍)의 병칭으로, 임금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신하를 뜻한다. 《書經 舜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