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살아간다. 나도 살아간다. 옆에 있는 친구들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열심히 일하고 계시는 부모님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그렇다. 어렸을 적 나는 그 사실을 알기만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는 내 알빠가 아니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고, 때로는 아무런 감정 없이 형식적인 도움만을 주었다. 고맙다는 말을 들어도 그저 당연하다고 여겼다. 쉽게 말해, 그때 내게 타인이란 게임 속 ‘NPC’ 같은 존재였다. 어떤 NPC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애들이고, 어떤 NPC는 퀘스트를 주는 애들이었다. 즉 NPC는 살아있지만 살아있진 않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점점 더 큰 세상을 보며 깨달았다. ‘NPC가 아니라 모두 나와 같은 플레이어였구나’ 라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더 깊게 느꼈다. ‘오히려 저 사람들에게 나는 NPC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 사람들은 겉으로는 말을 하지 않지만, 다 마음속에 무언가를 담고 살아간다. 형식적인 감사 속에서도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진실된 마음을 표현해야 그 진심이 더욱 빛이 난다는 것을, 나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NPC가 아닌 같은 플레이어로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을 깨달았다.
어릴 적 나는 '천재다', '머리 좋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어릴때 부터 어딜 가나 귀여움을 받았고, 인사 잘한다면서 물건을 사면 하나 더 얹어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냥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에는 시험 전날까지도 책을 펴보지 않았지만 성적은 좋았다. 아무 생각 없이,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이 고등학교에 들어왔고, 실컷 놀았다. 친구도 많이 사귀고, 공부를 안 한 것 치고는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성적은 떨어졌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찾아왔다. 유튜브를 보며 돈을 버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여러 일을 해봤다. 주식공부, 카페, 음식점, 이사 청소, 유튜브 편집, 쿠팡 허브 등 다양한 일을 했다.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니 몸은 지치고 마음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웠다. 그중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돈 버는 건 정말 힘들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일해서 겨우 5만~10만 원을 벌고, 거기서 교통비와 식비를 빼면 절반이 날아간다. 그때 처음으로 ‘공부할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내 장점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비위가 좋고, 책임감이 강하고, 진상도 잘 대응하고, 체력도 좋고, 인사성도 밝고, 일도 잘했다. 심지어 멘탈도 좋았다. 진상을 대하는 나를 친구들은 ‘부처’ 같다고 할정도로 말이다. 이 모든 경험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자신감도 생겼다. 그래서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했고, 결단을 내렸다. 이거다 싶은 걸 정하고, 현실을 직시했다. 내 성적을 보고, 어느 직군은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과거가 후회됐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평생 하지 않던 공부를 시작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며, 대학 전형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나씩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사람은 결국, 나이를 먹으며 자신이 살아갈 길을 만들어간다"**는 것. 물론 나이가 들어도 성숙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도 결국 살아가고,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NPC가 아닌 ‘플레이어’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은, 세상에 내가 먼저 들어가는 것이란것을 알아줘야 한다. 그러곤 세상에 내 진심을, 각오를 보여주는 것이다. 절대 세상이 먼저 알아주지 않는다. 문은 내가 열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시간이 흐를 수록 나는 정신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미래도 내게 가까워질 것이다. 지금 나는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해본 적 없던 노력을. 나이에 걸맞은 삶과 노력, 그것이 지금의 내 인생의 모토이다.
내가 그리고 네가 흘러가는 시간에서 둥둥 떠있는 채로 떠밀리는 것이 아닌 팔을 뻗어 헤엄을 치기 시작할때, 우리는 살아가게 될것이다
자, 이제는 어제와는 다른 시작을 보내야 할때이다.
자, 이제서라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