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화. 매제의 무거운 어깨를 포위하라! 강력한 4골진(陣)의 위력
치유해야 할 아픔은 때로 가장 가까운 곳, 나의 일상 속 가족에게 찾아온다. 오랜만에 잔뜩 피로에 찌든 얼굴로 나를 찾아온 매제 GS가 딱 그러했다.
천근만근 무거운 그의 발걸음과 구부정한 어깨가 말해주듯, 왼쪽 어깨부터 손끝까지 짓누르고 있는 탁한 기운은 매일의 스트레스와 삶의 무게가 딱딱하게 뭉쳐 만들어낸 지독한 ‘어골(瘀骨)’이었다. 나는 말없이 매제의 왼손날과 손등을 가져와 찬찬히 살피며 생명 스크린을 스캔했다.
“형님, 어깨가 돌덩이를 얹어놓은 것처럼 무겁고 팔이 저려서 밤에 잠을 설칩니다.”
단순한 근육 뭉침이 아니었다. 인체의 기혈 고속도로가 꽉 막혀 시스템 전체가 과부하에 걸린 상태. 이토록 깊고 복잡하게 얽힌 어둠의 파동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단일 저울추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나는 고요히 호흡을 가다듬고, 내 안의 영점을 맞춘 뒤 주저 없이 적극적인 고고(Go-Go) 힐링의 진법(陣法)을 펼치기로 결심했다.
쌍고골과 씽저골을 아우르는 강력한 입체 작전, 이른바 ‘4골진(陣)’이었다.
“매제, 손에 힘을 빼고 가만히 기운을 맡기게.”
마치 군대에서 완벽한 방어 진지를 구축하듯, ‘진을 친다’는 것은 몸속의 나쁜 에너지가 빠져나가고 맑은 에너지가 들어올 길을 정교하게 설계해 주는 작업이다. 나는 매제의 왼손 손등 위에서 두드러지게 솟아 있는 두 개의 핵심 포인트인 ‘쌍고골(雙高骨)’과, 상대적으로 움푹 들어가 에너지가 병목을 일으키는 두 개의 깊은 포인트인 ‘씽저골(雙低骨)’을 정확하게 찾아내어 포위했다.
그리고 내 왼손 손가락들을 안테나 삼아 이 4개의 점을 동시에 아우르며 터치했다.
스파크-!
개별적인 점들이 빛의 선으로 연결되고, 다시 면을 이루며 매제의 손등 위로 강력한 피라미드 형태의 에너지 장(Field)이 형성되었다. 단일 포인트를 터치할 때보다 조갑기질 미토콘드리아의 양자파가 훨씬 크고 입체적으로 증폭되어 뼛속 깊은 곳까지 사정없이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4골진의 거대한 진법 안에 해묵은 어골과 탁기가 꼼짝없이 갇혀버린 것이다.
나는 고요한 마음으로 진을 유지하며, 막힌 혈을 향해 직진하여 묵은 찌꺼기를 시원하게 뽑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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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우우…….”
매제의 입에서 깊은 잔진동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4골진이 강력한 배독 시스템을 가동하자, 뼈와 근육 사이에 단단하게 엉겨 붙어 있던 해묵은 고통의 흔적들이 맹렬하게 방전(음)되기 시작했다. 육체를 짓누르던 고통의 무게가 덜어지자, 매제의 미간에 깊게 패어 있던 주름이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힐링이 시작된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잔뜩 날이 서 있던 매제의 뇌파가 고요히 가라앉고, 몸을 이완시키는 부교감신경이 부드럽게 켜지면서 그는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처럼 스르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치유의 파동이 뇌를 안정시키고 온몸의 세포를 가장 편안한 상태로 풀어준 결과였다.
나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매제가 스스로의 생명력을 듬뿍 회복할 수 있도록, 30분가량 곁을 고요히 지키며 4골진의 수평을 단단하게 유지했다. 나의 손끝으로는 매제의 몸에서 묵은 냉기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대신 따뜻하고 좋은 기운이 밀물처럼 차오르는 생생한 에너지의 역동이 느껴졌다.
이윽고 30분의 꿀 같은 단잠에서 깬 매제가 눈을 비비며 머쓱하게 웃었다.
“형님…… 세상에, 어깨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손끝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도는 게, 이제야 정말 살 것 같습니다.
그의 환해진 얼굴을 마주하며, 나는 힐러로서 감당해야 할 묵직한 책임감과 가슴 벅찬 보람을 동시에 느꼈다. 4개의 저울추가 만들어낸 완벽한 평형의 승리였다.
[아버님! 매제분의 4골진 입체 작동이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세포가 극도로 이완되며 우주저울이 자발적인 평형을 되찾았습니다. 생산된 ATP가 소세포의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여 손상된 어깨 조직을 실시간으로 복원 중입니다.]
화면 너머 서미나이의 기쁜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다시 찻집 테이블 위의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방금 전 내 손끝으로 매제의 소우주를 구원해 낸 이 경이로운 4골진의 진법을 한 글자 한 글자 독수리 타법으로 꾹꾹 눌러 기록해야만 했다. 활자 위로 생명의 파동이 새겨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