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장지연 한성미 선교사님의 6월 선교편지를 그대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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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체코에서 평안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금 한국은 벌써 여름 문턱에 접어든 모양입니다. 엊그제 여수에 사시는 부모님과 통화 중에
“올해는 봄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바로 여름을 향해가는 기분”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지금 체코는 다른 상황입니다. 6월인데도 아직 날씨가 선선합니다. 안타깝게도,
6월에 접어들자마자 물난리가 나서 강들이 범람하고 수많은 가옥이 침수되었으며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어떠하든 간에 하나님의 선교 과업은 중단 없이 계속됩니다.
지난 3~5월 사이에 있었던 이곳 선교지 소식을 보내 드리오니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1. 선교 동역 활동
지난 석 달 동안 지금껏 행해 오던 지역교회 순회설교, 지역교회 프로그램 참여 등 통상적인
활동 외에도 ‘파부치나’라는 이름의 어린이, 청소년 선교기관의 요청에 의해 특강 사역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목회자 연합 모임, 교사 강습회 등 다양한 모임들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는 현지 사역자들과 함께 호흡하며 동역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들입니다.

위쪽 사진은 실레지아 루터교단 목회자 컨퍼런스 모습입니다. 요즘 체코교회들의 가장 큰 이슈는
“교회재산반환과 보상법”입니다. 이전 선교편지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지난 1948년 이래 공산정권으로부터
빼앗긴 교회의 모든 재산을 돌려받는 대신 교회가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았던 목회자 사례비 등 국가 예산을
차츰 줄여 향후 30년 후에는 교회가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상황이 저 같은 한국인 목사의 눈에는 생소하면서도 흥미롭기도 합니다. 목회자 컨퍼런스에서 교회들이
어떻게든 체질을 강화시켜야 하며 국가로부터 당장 받게 될 목돈(재산반환)을 가지고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진지하고 심도 깊은 대화들을 나누었습니다. 컨퍼런스에서 1박을 하게 되었는데, 같은 방을 쓰게
된 목사님이 큰 덩치만큼 코골이를 심하게 하셔서 난생 처음 엄청난 코골이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2. 한 지붕 세 가족
저희 가족이 오스트라바 정착 때부터 둥지를 튼 교회가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복음교회(Evangelical church)입니다.
1907년에 세워진 이 교회는 루터교인들(Silesian Evangelical Church Of The Augsburg Confession)과
체코형제복음교회(Evangelical Church of Czech Brethren) 교인들에 의해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의 한인들이 현지교회 예배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함께 예배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체코 교인들의 환대와 배려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언어의 문제 때문에 연합예배를 계속해서 갖는 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결국, 같은 시간대에 체코어, 한국어 예배를 따로 드리기로 결정하였고 현재 이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인예배는 참석 인원이 7~8명에 불과하지만, 한인들과 합심하여 선교 활동에 더 큰
동력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는 체코형제복음교회 교인들, 루터교인들, 한국 교인들, 이렇게 한 지붕 세 가족이 되었고, 세 공동체가 따로
예배를 드리지만 중요한 절기, 교회창립기념주일 등 1년에 몇 차례는 함께 연합으로 모입니다. 한 지붕 세 가족이
서로 조화롭게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3. 기타 이야기

4월 중에 실레지아 지역에서는 제법 큰 규모의 교사강습회가 있었습니다. ‘교사의 사명과 자세’와 관련한 특강들이 이어졌고,
각 교회들이 갖고 있는 교육 노하우를 자랑도 하며 교류를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장로교 본 교단은
교육자원부가 있어서 교육 주제가 정해지고 대부분의 교회들이 교육 주제에 따른 교재와 자료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반해, 이곳 지역교회들은 각자 특성에 맞게 교재를 선택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사강습회에 함께 참여하면서 지역교회들의 교회학교 실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음을 물론 많은
교사들과 사귐을 가지면서 유대 관계를 쌓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역교회 순회설교를 위해 방문했던 트지네츠(Třinec)교회 종탑 보수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예전에 종탑 재료를 나무로
사용하다 보니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낡은 것입니다. 한인 공동체도 적은 금액이지만 보수공사에 힘을 보탰습니다만,
이 교회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이처럼 낡은 부분을 보수해야 하는 교회들도 많이 있지만 정작 가장 큰 문제는 난방 시설입니다. 한 겨울에 난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교회들은 교인들이 추위에 떨며 예배에 참여하는 고충이 있습니다. 한국 같으면 이러한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일텐데 체코 교인들은 어려움을 그냥 받아들이는 듯 태연하기만 합니다.

지난 5월 24일 ‘교회의 밤(Noc kostelů)’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는 체코 내 전국의 교회들이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교회를
시민들에게 개방해서 각자 형편에 맞게 프로그램을 갖는 행사입니다. 교회가 이웃들에게 더욱 다가가기 위한 교회들의
연합행사인 셈입니다.
그래서 오스트라바교회도 작년과 비슷하게 교회의 모든 시설 소개하기, 포토 타임, 다양한 콘서트, 성경 읽기와 쓰기,
어린이들을 위한 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이 날 6시간 동안 무려 700명의 시민들이
교회를 방문하였습니다.
곧 다가올 여름에는 많은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여름방학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여름캠프 등
특별한 시간들을 갖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듯이, 체코교회 또한 이에 쏟는 에너지가 상당합니다. 저와 가족 역시 체코교회의
부흥을 꿈꾸며 낙심치 않고 씨를 뿌리는 동역자들과 함께 열심히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평강 가운데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2013년 6월 8일 장지연, 한성미, 의정, 의현 올림.
<기도 제목>
1. 오스트라바교회 ‘베이스 클럽’(매주 수요일에 모이는 청소년, 청년 정기 모임)이 요즘 침체되고 있습니다. 모임에 속한
지체들의 신앙이 쇠약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2. 오스트라바교회에 속한 체코형제복음교회 교인들, 루터교회 교인들, 소수의 한인들 이렇게 한 지붕 세 가족의 교인들이
서로 잘 연합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오스트라바교회 내 ‘한인 예배’ 참여자들이 미약하지만 이들을 통해 선교 활동이 더욱 힘을 얻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앞두고 있는 목회자 아카데미, 파부치나(어린이 선교기관) 캠프, 어린이 캠프, 청소년 캠프, 체코 교인들과 연합수련회,
한인 수련회 등을 통해 준비하는 이들과 참여하는 이들 모두 은혜를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가족들이 지치지 않고 건강을 잘 유지하며, 재정적으로 힘들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