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의
#제주도 2박3일 >
- 1일차. 새별오름, 서귀포의 밤 -
10월 말이나 11월 초는 제주도를 여행 하기에 참 좋은 시기이다.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적당하며 산들바람도 불어오고 그리고 섬 전체가 온통 은빛억새로 넘실거리고 있다.
낮 비행기를 타고와서 점심은 공항과 가까운 동문재래시장에서 고등어와 갈치회로 제주에 온 기분을 만끽하고 새별오름으로 향한다.
(사진 1~16)
#새별오름제주도에는 화산 분화구인 오름이 약 300개 가량 있는데 남, 북쪽 보다는 동, 서쪽 그 중에서도 동쪽 동부산간지대라 불리우는 곳에 많은 오름들이 모여있다.
많이 알려진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아부오름 등 대부분이 동쪽에 있으며 서쪽 오름 중에서는 대표적인 것이 새별오름이다.
매년 봄에 억새를 태우는 들불축제가 개최되며 몇 해 전 이효리가 제일 좋아하는 오름, 이라고 말한 뒤 찾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오른는 길은 오른쪽, 왼쪽이 있는데 왼쪽길이 가파르긴 해도 전망이 좋다.
요즘 일몰 시간이 오후 5시 40분 경이라 4시 40분쯤 도착을 하였다.
경주의 대능원을 닮은 새별오름은 쉬엄쉬엄 올라도 15분이면 족하다.
여느 오름들과 달리 새별오름은 굼부리(분화구)가 없다.
대신 작은 봉우리 몇 개가 바다쪽으로 연이어 있는데 이것이 마치 산이 겹겹이 쌓인듯 하다.
그래서 일몰 광경이 흡사 지리산 장터목대피소에서 산을 겹겹이 넘어가는 해를 보는 장면과 오버랩이 된다.
지리산만큼 높은산이 아니라도 크고 작은 봉우리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능선을 따라 은빛으로 반짝이던 억새가 금빛으로 변해가고 바다도 시나브로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해가 진 뒤의 여운에 사람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백록담 위로 뜬 보름달과 밤바다를 밝히는 어선들의 불빛들과 아직도 붉은 기운을 머금은 서쪽 하늘을 번갈아보며 있었다.
(사진 17~20) ★서귀포의 푸른밤.
숙소는 서귀포올레시장과 가까운 곳엘 잡았다.
올레시장까진 걸어가서 마농치킨부터 주문하고(한시간 정도 걸림) 요즘 제철생선인 부시리회를 한라산소주와 함께 맛있게 먹는다.
마농치킨을 들고 시장과 붙어있는 이중섭거리로 간다.
언덕길을 따라 늘어선 아기자기한 샆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특히 고래를 테마로 한 액세서리가게는 꼭 들어가서 구경을 한다.
이중섭거리 입구까지 내려와서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길 건너편에 유동커피가 있다.
여러모로 독특하고 신경도 많이 썼지만 무엇보다 커피가 맛있다.
강릉의 보헤미안과 테라로사, 대구의 커피명가, 경주의 슈만과 클라라 등이 전통의 맛이라면 유동커피는 모던함의 내공이 느껴지는, 마치 편안한 클래식음악을 듣다가 신나는 랩이나 레게음악을 듣는 기분이랄까.
아직 서귀포의 밤을 이대로 보내긴 아쉽다..
멀지않은 곳에 수제맥주 전문점인 제리스펍이 있다.
밖에서 보면 별로지만 안은 세련되고 분위기도 좋다.
맥주맛도 훌륭하고 안주도 괜찮지만 가격또한 착하다.
돌아가는 길.
이중섭거리를 거쳐 데이즈호텔로 가는 길은 아직도 여행객이 밤을 끝내기엔 아쉬운 풍경이었다.
#서귀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