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예재-곰재(2005.07.23)
코스: 예재-봉화산-고비산-큰덕골재-군치산-숫개봉-봉미산-곰재
누구와: 무심이님, 마눌과 나
돈: 보성 저녁식사비 21,000원, 익산모임회비 30,000원, 고속도로비+연료비
7월22일(금) 익산에서 호남산사 번개모임이 있어16시 집을 나섰는데, 휴가의 시작인지 88도로가 무척 막힌다. 19:30경 익산 모임 장소에 도착, 23시 까지 홍탁(묵은김치+홍어+돼지고기삼겹살+탁주)을 즐긴 후, 인근 공원에서 차내 취침을 한다. 날씨는 무덥고 모기장을 쳤지만 이미 들어온 모기를 쫒느라 잠을 설친다.
23일 04시 무심이님을 깨우고는 익산IC-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동광주IC-화순-능주-이양을 지나 곰재 휴게소(+주유소+모텔)에 내차를 주차해 놓고, 무심이님 차로 이양으로 나와 예재턴넬 직전에서 왼편으로 꺾어 턴널 위로 가는 구도로를 오른다. 초입 인가의 개들은 도로위에 누워있으면서 피하지도 않는다. 예재 고개마루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채비를 한다.
예재 고개마루
예재
07:20 예재 고개마루에서 약간 우측의 들머리로 잡목 숲을 헤치고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좀 가파르게 오르다가 길은 순해지는데, 안개는 자욱해서 조망은 기대할 수 없고, 거미줄은 겹겹이 쳐저 있어 스틱은 짚는 것 보다는 거미줄 제거 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안개 자욱한 날은 무덥다 하더니, 어제 밤 술과 아침을 걸러 그런지 힘이 든다. 오늘 천둥 번개가 있다는 예보라는데, 제발 비라도 내리면 시원하게 산행을 하겠다.
봉화산(465.3m)
한참을 오니 밋밋한 작은봉에 3각점이 나온다. 이곳에서 쉬고 3분정도 더 가니 등산로 우측에 작은 봉이 있고, 봉화산이라 쓴 팻말이 나무에 달려있다(08:00). 정상에서 서서히 내려서서는 이내 평탄한 길이다. 작은 봉을 지나면서 부터는 딸기나무, 산죽이 엉킨 잡목 숲이다. 거미줄까지 겹쳐 있으니 이를 뚫고 나가는게 여간 고생이 아니다. 가끔씩 나타나는 나무 가지에 머리를 부딛쳐서 피가 나온다.
봉화산
08:55 444봉 직전 봉을 지나면서 길은 갑자기 왼편으로 꺾여진 후 벌목지를 향해 내려선다. 나무가 없어진 평지에서 잠시 쉬고 일어나 곧장 앞으로 내려서니 길 흔적이 없다. 뒤돌아 올라와 보니, 쉰 지점 전에서 우측으로 거의 평탄하게 내려서야 한다. 길은 벌목할 때 생긴 좁은 임도 같은 길을 따라 가야 한다. 444봉은 우측의 봉인가 보다. 안부 같은 추동재를 지나 작은 봉에 오른다. 길은 평탄하게 진행이 되고 다시 봉을 지나고 평탄하게 오는데, 잡목이 우거진 길을 헤집고 진행 하느라 몸이 비실거린다.
잡목 숲을 길게 지나고 얕은 봉을 넘으니 왼편의 나무들을 베어내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주어 좋다. 지친 김에 한참을 앉아 쉬다 졸다 한다. 오늘산행에서 시간을 재는 건 의미가 없고, 곰재까지 가기만 해도 다행일 전도로 힘이 들고 지쳐있다. 벌목지대를 지나면서 왼편을 내려다보니 논과 건너편 산허리에 난 임도가 우리가 진행하는 곳 어디에서 만날 것 같다.
가위재
벌목지가 끝나고 돌무덤이 쌓인 성황당 터를 지난다. 그곳은 옛날에는 등산로를 가로 지르는 길이 있었던 듯한데 지금은 돌무덤 위에도 나무가 우거져있다. 숲을 나오니 훤히 뚫린 임도가 왼편에만 연결된 가위재 이다(10:00). 우측은 나무가 우거져 길 같지가 않다.
앞의 높은 봉을 올라선 후 내려서서 또 한참을 앉아 쉰다. 앞의 봉을 오른 후 또 쉬고, 방화선 처럼 나무가 베어져 걷기에 수월한 길을 지나는데 이는 묘지로 가기 위한 길이다.
고비산(422m)
길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서 고비산에 올랐다(11:05). 여기서 길게 내려서면서 방화선이 시작된다. 폭 15m 정도 나무를 베어내어 걷기에 좋다. 그러나 베어 낸지 오래된 듯 군데군데 사람 키만큼 무성히 자란 풀과 나무를 지나기도 한다. 작은 산봉우리를 몇 개, 뜨거운 구름을 이고 지난다. 이따금 나오는 방화선 옆 큰 나무가 만들어 내는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방화선
큰덕골재
두어개의 작은 임도 같은 길이 방화선 옆으로 뻗어나 있지만, 방화선이 거의 끝나는 듯 하는 데에 작은 임도가 가로 지른다. 이곳이 큰덕골재인 줄 알고 진행했던 길을 되돌아 올라와서는 이 길에서 우측으로 길따라 가니 넓은 임도와 만난다. 이 임도가 큰덕골재이다.
아무래도 오늘처럼 무더운 날에는 물이 부족할 것 같아 부근에 있을법한 물을 찾아 점심을 하고 푹 쉬어 가기로 한다. 길을 따라 우측으로 가다가, 반대로 왼편으로 가니 죽산 안씨 묘비가 서있는 정맥 마루금이다. 이를 지나 계속 왼편으로 가니 길 아래 노깡이 드러난 작은 계곡이 나오지만 물은 없다. 되돌아 반대편으로 한참을 갔다. 마루금에서 10여분 가니 우측 길가에 졸졸 흐르는 물이 있다. 무심이님이 비닐을 깔고 흙으로 물을 막아 흙탕이 가시기를 기다려 컵으로 조금씩 병에 모은다. 조금 뿌옇지만 아니 마실 수가 없다. 길가 좁은 그늘에 앉아 이물을 밥에 말아 겨우겨우 목에 넘기는데, 탈진 직전이라 밥맛이 날 리가 없다.
큰덕골재 도로변 물
식사 후 그늘이건 양지이건 가리지 않고 잠시 눕고는 코도 골고 꿈도 꾼다.
14:50 짐을 꾸려 왔던 길을 되짚어 정맥 마루금으로 향한다. 길 우측 들머리 죽산안씨 묘비를 보니 맨 아래 八路라 쓴 글자가 보이는데 중국의 8로군과 관계가 있는 걸까 ?
잡목 숲을 뚫고 나아가니 작은 임도 같은 길이 이어지는데, 이는 몇 개의 묘로 가는 길이다. 묘가 끝나고 숲길로 변하면서 계속 치고 오르니 봉(분기봉)이 나온다, 이곳에서 9시 방향으로 꺾여저 다시 봉을 지나고, 산죽 밭을 지나 내려서서 작은 봉을 지난다.
16:20 다시 작은 봉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니 성황당터 돌무덤이 있고 좌우로 희미한 길이 있는 작은 재이다. 길은 계속 올라와서 얕은 봉에서 쉰 후 다시 오른다.
군치산(414m)
17:45 군치산에도 정상을 알리는 팻말이 매어져 있다. 군치산에서 내려와 다음 봉을 오르니 전방에 묘 1기가 있고, 나무를 베어내어 탁 트이는게 바람이 시원하다. 그 봉을 내려서서 다음 봉에 오르니, 봉 중앙에 나무가 자라고 있는 묘가 하니 있는데 주변의 배수로를 골이 지도록 파 놓았다. 이봉에서 내려와서 안부를 지난다.
군치산 정상
뗏재가 어디인지 분간이 않간다. 다시 봉을 지나고 내려와서 앞의 뾰족하게 보이는 봉을 힘들게 오른다. 이 봉은 바위 암봉으로 되어있어 주변 우거진 나무를 헤치고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바위 암봉에 오른 후 길은 10시 방향으로 내려서고, 다음 봉에서는 2시 방향으로 휘어져 평탄하게 내려선다.
잡목 숲을 한참을 지나니 임도가 나온다. 이 임도를 타고 왼편으로 평탄하게 진행을 한다.
숫개봉(496m)
왼편에 봉을 두고 우측으로 트래바스 한 후 한참을 오다 올라오니 숫개봉이다(19:08). 이 봉에서 11시 방향으로 꺾여저 내려온다.
앞의 3각으로 보이는 봉을 넘어 줄기차게 오니 임도 같은 공터가 나오고, 잡목숲과 억새숲을 헤치고 나아가니 다시 임도 같은 공터가 나온다. 숲으로 들어가서 묘의 앞으로 지나 잡목 숲을 지나는데, 옛날에는 밭을 했던 자리인지 서너개의 평지와 계단 같은 오름이 반복된다.
봉미산(505.8m)
이후 길은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 하는데, 기진맥진하던 차에 중간정도에서 두 번 쉬었다. 20:00 날은 어두워 져 랜턴을 준비한다. 계속해서 가파르게 능선에 올라오니 헬기장이 나온다. 그 헬기장에 한참동안 누워 코까지 골고 잔다. 이후 길은 평탄하며 조금은 내리막길이 나오고 다시 서서히 오른다. 올라서서보니 봉 정상은 헬기장인데 이곳이 봉미산이다. 팻말이 한쪽 나무에 걸려있다. 1시 방향 숲에 매달린 리본을 찾아 숲길로 들어가고 한참을 평탄하게 진행하다 다시 헬기장을 만났다.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로 변하고, 물이 흐르는 길을 지나 조금 가니 안부에 도착했다. 쉬면서 보니 전방의 봉을 올라야 하는데, 나무를 베어내어 밤중에 보아도 민둥산같이 보인다. 왼편으로는 내려서는 임도 같은 길이 있고, 저 아래로 839번 도로에 자동차 불빛이 달리는 게 보인다. 임도 길로 내려섰다. 길은 매우 거칠다.
곰재
돌뿌리에 채이고 계단 같은 길을 내려서서 우측으로 조금은 구부러 진후 다시 왼편으로 내려와서 도로변 공장 같은 집 뒤로 오니 시커먼 동물이 왔다갔다 긴장을 한다. 랜턴을 비추워 보니 염소이다. 뿔에 받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그 집 뒷마당을 통해 도로로 나와서는, 우측의 고개마루를 향해 간다. 절개지의 높이가 무척 높아 보인다. 지나는 승용차 한 대 서서 우리가 올 때 까지 기다린 후 태워주려 한다. 너무 고맙다. 22시가 다 되었다.
휴게소에 와서 차를 몰고 예재로 갔다. 예재 고개마루에서 무심이님 차를 회수한 후 고개를 넘어 보성으로 갔다. 짱뚱어탕을 먹으러... 시간이 너무 늦어 원래 가기로 한 집은 문을 닫았고, 농협 맞은편 집에 문을 두드려 겨우 한 그릇 먹고는 그 집 앞에서 두어시간 잠이 들었다. 02:30 보성을 출발하여 화순을 거쳐 동광주IC를 지나 집에 오니 08시가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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