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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의 장점인 팀워크에 의한 난해한 두뇌플레이, 오우삼 감독의 속편 <미션 임파서블 2>에서의 격투액션과 빠른 전개, 그리고 제이.제이. 에이브람스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 3>가 과시한 장대한 스케일과 팽팽한 긴장감, 시리즈의 전작들이 가진 장점들을 통합 구성해놓은 종합선물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제작자 겸 주연으로 최전선에 나선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독점적 체인영화의 4편은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 버즈 칼리파 외벽에 실제 매달려 실행해낸 리얼 액션으로 각인되고 인구에 회자될 화제작이다. 매번 감독이 바뀌었지만 4편에 동승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독특한 구상과 촬영기법 또한 이번 시리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결정적 요소 중 하나. 거기에 감독이 유년기부터 품었던 007제임스 본드시리즈의 요소를 결합했다. 다국적인 활동무대와 냉전시대적인 선과 악의 대결구도, 그리고 다양한 미래적 기술의 무기와 장비들이 소품으로 등장하는 것이 그러하다.
2009년 <허트 로커>로 남우주연상, 2010년 <타운>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호명되며 연기력을 공인받은 제레미 레너(Jeremy Renner)가 톰 크루즈의 이선 헌트와 비밀스런 사연을 품은 견인차역할을 한 영화의 이야기는 러시아의 크렘린궁이 폭발한 직후의 여파에 휩쓸린 톰 크루즈와 동료첩보원들의 활약을 전개한다. IMF(Impossible Mission Force)는 즉시 해체되고 대통령의 절연소식과 함께 고스트 프로토콜이 발령된다. 이제 이선과 IMF팀원들은 범죄자로 몰려 헨드릭스(미카엘 니크비스트)라는 이름의 테러리스트를 끈질기게 뒤쫓는다.
폭력적 혁명주의자 헨드릭스는 핵전쟁을 통해 지구를 정화시켜야한다고 주장하는 광인. 지구대재앙을 불러올 이 광적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 첩보원들의 또 다른 “미션 임파서블”이 시동을 건다. 코믹 하이테크 전문가 벤지 역에 사이몬 페그(Simon Pegg)와 섹시 여전사 제인 카터 역에 폴라 패튼(Paula Patton)과 함께 새로운 팀을 구성한 이선 헌트에게 불가능은 없다.
시리즈의 귀환과 더불어 오스카수상에 빛나는 작곡가 마이클 지아키노(Michael Giacchino)도 복귀했다. 1편의 대니 엘프먼과 속편의 한스 짐머에 이어 3편에서 임무를 인계받은 지아치노는 제이.제이. 에이브람스(J.J. Abrams)감독의 음악적 페르소나로서 <미션 임파서블 3>에 상당한 무정부주의적 혼돈과 재미가 공존하는 스코어를 써넣었다. 브래드 버드 감독과는 <인크레더블스>(2004)에서의 합작에 이어 다시금 첩보물에서 재회한 것.
007 제임스 본드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테마음악으로 유명한 거장 존 베리(John Barry)적 음악영감을 부여한 <인크레더블스>에서 이미 그는 복고적인 클래식액션의 감흥을 멋지게 재현한 바 있다. <MI 3>에서 에이브람스 감독과의 탁이한 호흡을 재확인하고 버드 감독의 부름으로 4편까지 시리즈의 생명연장프로젝트에 또 다시 합승한 지아키노는 부산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잘 다뤄진 템포의 이전 스코어보다 더 강렬하고 원숙미 넘치는 음악을 창출했다.
기본적으로 신나는 오락적 재미를 추구하면서 주제적인 악상의 곡들로 탄탄하게 구성된 작품이다. 사운드의 원조 랄로 쉬프린(Lalo Schifrin)의 유명한 텔레비전 테마음악은 여전히 4편의 스코어에서도 가장 중요한 곡으로 중심을 잡는다. 실로 대단히 빠른 속도감을 발산하는 한편 쿨(cool)한 재즈의 풍미처럼 순수액션을 강조하는 주제곡은 모든 수준에서 정말 성공적이다.
크루너(crooner) 딘 마틴(Dean Martin)의 감미로운 팝송 'Ain't that a kick in the head'를 격한 장면에 반어적 분위기로 깔고 들어가는 전매특허 연속극의 네 번째 미션. 3편부터 불가능한 임무를 해결하는 타격대(Impossible Mission Force)의 일원으로 합류한 작곡가 마이클 지아치노(Michael Giacchino)는 최신의 임무인 “고스트 프로토콜”(Ghost Protocol)에 격앙되고 지속적 불안이나 긴장감을 주는 자극적 음악을 투영했다.
이전보다 더 진보적이다. 재래식 스파이영화를 환기하는 리듬감, 이국적인 무대에 적합한 소리의 전경, 그리고 금관악기 주도의 액션사운드를 타고 시종 질주하는 지아치노의 음악작법은 초인적인 주인공과 각자의 주특기로 그를 보좌하는 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와 같이 매우 장대하고 활력 넘치는 지아키노의 스코어는 시종 흥미진진하고 초조한 긴장감을 더불어 간간이 주입하면서 관객들의 주의를 교묘하게 집중시킨다. 2011년 한 해 영화음악으로 발표한 다른 작품들, <수퍼8>, <카 2>, <몬테 카를로>보다 더 뛰어난 개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인적 수퍼액션의 개시는 견고한 'Give her my budapest', 액션을 강조하는 공격적 현악반주와 금관악기를 현저하게 내세운 곡조는 점차 더 과장된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Light the fuse'에서 빠른 템포의 열정적 댄스 풍의 현악반주를 가미해 다소의 차별화를 노린 쉬프린의 명 테마음악으로 연계된다.
랄로 쉬프린이 당대 가장 현대적인 스타일로 멋을 부렸던 것에 준해 더욱 변화를 준 반주를 이용해 한층 더 확장된 양식미를 보여준다. 이는 007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 고전원작TV시리즈의 영상미를 혼합한 도입부연속장면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확실히 주고 들어간다.
다국적인 국제적 활약을 펼치는 이선 헌트와 그의 새로운 팀 동료들의 배경무대를 실질적으로 감안한 지키치노는 각각의 국가나 지역의 특색에 맞게 때에 따라 민족전통고유의 풍류를 반영한 음악을 반주해 배경무대에 적합한 영감을 불러냄과 동시에 동명 메인테마에도 적용한 변주를 통해 다채로운 정취를 더했다.
러시아는 우선 'In Russia, phone dials you'에서 쿨한 플루트와 봉고 반주로 그리고 펑키(funky)한 베이스로 1960년대의 멋진 재즈적 감성을 불러내고 'Kremlin with anticipation'과 'From Russia with shove'에 러시아를 웅변하는 남성합창을 편성해 서스펜스를 특징화했다.
'Ghost protocol'은 재즈에서 순수 서스펜스로 분위기를 변화하면서 쉬프린 스타일의 쿨한 감정을 다시금 불러낸 후 음울한 종결부 이전까지 다소 세게 밀어붙이는 액션으로 일관한다. 중동에서도 액션이나 서스펜스적인 사운드구성을 유지해나간다. 오히려 더 대규모의 스코어로 발진해 들어간다.
'A man, a plan, a code, dubai'와 'Hendrick's manifesto'는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의 모리스 자르에게 경의를 표하듯 진한 감동을 주는 현의 울림을 수반, 격정적인 사운드의 장관을 들려준다. 광대한 시각의 펼친 화면에 부합한 사운드의 위압감은 실로 대단하다.
인도로 무대로 옮겨 펼쳐지는 연속장면에는 쿨한 힙합의 리듬감에 현지의 쌈박한 인도 민족풍의 사운드디자인을 가미해 그 자체로 이국적인 재미를 실감나게 전한다. 매우 유사하게 데이비드 아놀드(David Arnold)의 제임스 본드 스코어의 운치가 다소 감지되기도 하는 'Mood india'와 'Mumbai's the word'는 록과 전자음악의 절묘한 줄타기에 결합된 인도 전통사운드에 일부 메인테마의 변주가 융화되어 있어 사이키델릭한 몽환적 감각의 절정을 선사한다.
이외에 영화를 장식한 음악은 대체로 지속적인 긴장감을 불러내는데 치중하는 가운데 분위기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거나 특색을 부여하는 특징적 사운드질료로 채워졌다. 'Launch is on hendricks'는 강렬한 전기기타반주가 실린 오케스트라협주로 퇴행적 복고의 힙한 사운드로부터 폭발적인 분위기로 변화하면서 빛을 발한다.
'World worst parking valet'은 전편 < MI3 >에서 큐로 쓰인 'World's worst last 4 minutes to live'와 유사하지만 급박한 상황을 표현하는 가운데서도 부산하지 않고 과잉을 절제한 균형감이 훨씬 더 나은 차별성을 준다.
'Putting the miss in mission'은 장황하면서 서정적인 열정을 발산하는 곡, 지키치노의 음악은 사색적이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가끔 주입하면서 이선 헌트의 내면적 낭만을 전한다. 멀리서 바라봐야만 하는, 사랑의 고통은 실로 음울하지만 그 내면을 타고 흐르는 음악은 슬프지만 않고 아름다운 이별의 감성으로 영화의 실질적인 대미를 장식한다. “불가능한 임무수행”을 위해 새로운 팀워크를 갖춘 톰 크루즈가 제레미 레너와 함께 열어갈 다음 편을 기대케 하는 연유, 지아키노의 탁월한 음악성에서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