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애(友愛)에 대하여
형의 뼈는 아버지의 뼈요 아우의 살은 어머니의 살이네 [兄之骨 是父之骨 弟之肉 是母之肉]
- 최현(崔晛), 우애잠(友愛箴) 《인재집(認齋集)》
<해설>
이 글은 조선 중기 학자 인재(認齋) 최현(1563 ~ 1640)의 문집인 《인재집(認齋集)》에 실린 우애잠(友愛箴)의 일부를 번역한 것으로, 경상도에서 어떤 형제가 재판까지 걸어가며 크게 싸우자 그들을 일깨우기 위하여 저자가 써서 보여준 글입니다.
저자는 아우가 어릴 때 형이 업고 다닌 것, 아우가 숟가락을 잡지 못할 때 형이 밥을 떠먹인 것, 한 상에서 밥 먹고 끌어안고 잠든 것, 함께 울고 웃던 것들을 떠올려보게 합니다. 그러고 나서 결혼 후 제 살림을 챙기느라 사욕이 싹터 원수처럼 욕하는 사이가 되고, 결국 남보다도 못해지게 된 상황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이들 형제에게 명합니다.
“마음을 너그럽게 먹어 의(義)를 높이고 재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마음에 노여움을 담아 두지 말고 원망을 쌓아 두지 말게나.”
저자가 이 글을 써서 보여주자 형제는 감동을 받아 서로 자책하고, 결국 소송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형제는 부모가 남겨주신 가장 큰 유산이라고 합니다. 형의 손을 붙잡고 걸음마를 배우고, 밥을 떠서 아우에게 먹여주었던 그 때를 떠올리면, 덜 중요한 것들로 인해 가장 중요한 것을 잃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옮긴이 /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낙민 원문 첨부
寧海。有人兄弟爭訟大鬩。病中。書此以示之。其人慼然心動。歸而相責。遂止其訟。始知秉彝之天。有難誣也。
爲兄爲弟。分自一體。容貌相類。言語相似。弟在孩提。兄負其弟。弟未執匙。兄哺其弟。出則同行。入則同處。食則
同案。寢則同抱。哀則同哭。樂則同笑。及其成人。兄愛弟敬。夫豈強爲。良知素性。有妻有子。各自治生。較短量長。私心遂萌。臧獲讒妬。婦娣反目。怨詈相讐。路人不若。訴官爭財。發奸摘伏。同氣楚越。天倫禽犢。世道至此。可堪痛哭。此令兄弟。其心綽綽。尙義疏財。不藏不宿。兄友弟順。老而益篤。讒搆行言。無間可入。其次忍怒。禁抑鬪詰。彼雖小過。我當自責。不忮不求。何用不睦。同居世九。忍字書百。鄕里稱孝。天子褒節。鬼神陰騭。子孫多福。嗚呼。兄之骨。是父之骨。弟之肉。是母之肉。一氣周流而無間。身雖二而本則一。兄弟和順。則父母悅。兄弟違拂。則先
靈慽。四海尙可爲一家。況至親之天屬。古人有言曰。夫婦衣裳也。兄弟手足也。衣裳破時尙可換。手足斷時安可續。彼常棣角弓之詩。使我心兮戚戚。續古人之格言。書短篇而自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