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라도 미술관, Museo del Prado
회화, 조각 등 3만점이 넘는 방대한 미술품을 소장한 대형 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미술관과 함께 세계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프라도 미술관은 1785년 카를로스 3세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했는데 원래는 자연과학 박물관이 될 예정이었다. 설계를 담당했던 사람은 당시 스페인의 대표적인 건축가 후안 데 비야누에바였다.
그러나 나폴레옹과의 전쟁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었고, 전후에는 페르난도 7세에 의해 스페인 왕가의 미술품을 소장하는 미술관으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스페인 왕가의 방대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한 왕실 전용 갤러리가 국립 미술관이 된 뒤에도 귀중한 미술품의 수집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작품 구성을 보면 역시 스페인 회화 부문이 충실하다.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를 비롯해 16~17세기 스페인 회화의 황금기에 활약했던 화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또한 스페인 왕실과 관계가 깊었던 네덜란드의 플랑드르파 작품도 많고,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인 라파엘로와 보티첼리 등 이탈리아 회화 작품도 충실하다.
그 외에 독일, 프랑스 등 유럽 회화의 걸작, 고대의 조각 작품군도 전시되어 있어 천천히 관람한다면 하루는 족히 소요된다.
프라도 미술관에는 문이 3개 있는데 각각의 문에는 고야, 벨라스케스, 무리요의 동상이 입장하는 관람객을 맞이하듯이 서 있다. 관내에서는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며 큰 짐은 보관소에 맡길 수 있다.
프라도 미술관 1층에는 엘 그레코의 작품을 비롯해 15~16세기에 활동한 스페인 국내외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고야, 벨라스케스와 함께 스페인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엘 그레코는 '가장 순수한 스페인의 혼을 표현한 화가'로 평가되고 있다.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 그의 작품은 <성 삼위일체>, <수태 고지> 등 모두 39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슴에 손을 얹은 기사의 초상>은 엘 그레코의 작품 가운데 최고의 수작으로 꼽힌다.
15~16세기 플랑드르파 회화의 대표작으로는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쾌락의 정원>와 브뤼겔의 <죽음의 승리>가 전시되어 있다.
15~16세기의 이탈리아 회화로는 르네상스의 주역 라파엘로의 <양을 모는 성가족>, 보티첼리의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 이야기>, 안젤리코의 <수태 고지> 등 종교화의 대작들이 있다.
미술관 2층에는 궁정화가 벨라스케스를 비롯해 17세기 유럽에서 활약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왕족의 초상화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들을 남긴 벨라스케스의 대표작으로는 <라스 메니나스>, <브레다 성의 항복> 등이 있다. 17세기의 스페인 회화는 벨라스케스 외에도 수르바란, 무리요 같은 대가들의 작품들도 있다.
17세기의 플랑드르파 회화로는 루벤스의 <성가족>, <사랑의 정원>, <세 여신> 등 수많은 걸작을 볼 수 있다. 네덜란드 회화로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페인 회화의 보물인 고야의 작품은 2~3층에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 면적이 작은 3층은 고야의 전용 전시실이나 마찬가지다.
<마드리드의 축제>, <술래잡기> 등 그의 초기작들은 주로 스페인의 일상적인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 많다.
고야가 카를로스 4세의 궁정 화가가 되어 그린 <카를로스 4세 일가>, <옷을 벗은 마하>, <옷을 입은 마하> 등을 거쳐, 인간 내면의 고뇌와 갈등을 주로 표현한 만년으로 이어지는 작품 세계의 변화도 살펴볼 수 있다.
2,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 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
스페인의 근현대 미술 작품 1만 6천여 점을 소장한 미술관. 프라도 국립미술관, 티센보르네미서 미술관과 함께 스페인이 자랑하는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미술관 건물은 역사적 건축물로 문화재 지정을 받은 옛 산 카를로스 병원이다. 18세기에 종합병원으로 지어진 건물을 1980년부터 개축해 1986년 현대적인 미술 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넓은 부지에 서 있는 아름다운 외관이 돋보이는데 특히 영국 건축가 이언 리치에 의해 설계된 건물 정면의 통유리 엘리베이터가 인상적이다.
상설 전시관은 2층과 4층에 있고 1층과 3층 일부가 기획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2층에는 큐비즘, 초현실주의, 사실주의 등 금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에 걸친 스페인 미술의 흐름을 보여 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스페인 현대미술의 명작들이 모여 있는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피카소의 <게르니카>이다.
한때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다가 피카소 탄생 100주년인 스페인으로 돌아와 1981년 이래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2층에 전시되었다. 이후 작품의 대여 및 보관은 정부 차원에서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게르니카>는 피카소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아비뇽의 처녀들>과 함께 피카소의 2대 걸작으로 꼽힌다.
1937년 스페인 내란 중 프랑코 세력을 지지한 나치 폭격기가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 마을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해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마을이 쑥대밭이 되었던 사건을 목격한 피카소가 격분해 그린 것으로,
정형적인 인물 표현이 아닌 기이한 모습을 흑백 톤으로 처리해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시켰다. 관람객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히 전달하는 작품의 박진감에 압도되고 만다.
이 밖에도 초현실주의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 바르셀로나 출신의 화가인 호안 미로의 작품들이 독특한 화풍으로 시선을 모은다. 또한 미술관 3층에는 비디오 아트를 포함한 스페인 현대 미술의 최신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안토니 타피에스나 루이스 고르디요, 안토니오 사우라, 에드워드 아로요 등 다양한 화가들의 재기 넘치는 작품도 볼 수 있다.
또한 병설된 도서관에는 5만 점에 이르는 현대 미술에 관한 귀중한 자료가 소장되어 있다. 이 밖에 서점이나 상점, 레스토랑도 있다.
3, 티센보르네미사 미술관, Thyssen-Bornemisza Museum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어 개인으로는 세계 2위의 예술 수집가로 유명한 티센보르네미서 남작 부자가 1920년대부터 수집한 컬렉션을 바탕으로 전시하는 미술관.
마드리드의 프라도 거리를 따라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삼각형으로 위치하고 있어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이라고 부른다.
이 3대 미술관을 둘러보지 않고는 마드리드는 물론 스페인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프라도 미술관이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미술 애호가라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미술관 건물은 스페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네오클래식 양식의 걸작인 비야 에르모사 궁전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1992년에 개관했다.
프라도 미술관과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센터가 스페인 미술 중심의 공간이라면, 티센보르네미서는 유럽 미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다채로운 컬렉션을 자랑한다.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은 13~14세기의 이탈리아 회화에서 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약 800점에 이른다. 개인 소장품이라기에는 그 규모가 매우 방대하다.
또한 3층에서 1층까지 연대순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유럽 미술사의 흐름과 시대별 특징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미술관 3층은 이탈리아와 플랑드르의 르네상스기 작품부터 시작된다. 두초 디 부오닌세냐의 <그리스도와 사마리아인>, 반에이크의 <수태 고지>는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제5전시실 이후는 초상화가 많다. 안토넬로 메시나의 <남자의 초상>, 카르파초의 <기사의 초상>, 한스 홀바인의 <헨리 8세> 등 주옥같은 걸작이 줄을 잇는다.
3층의 뒷번호 전시실에는 스페인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반다이크, 루벤스 등 17세기 플랑드르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 2층은 17세기의 네덜란드 회화로 시작해 18세기의 영국, 프랑스 회화, 19세기의 유럽 낭만주의 작품이 이어진다.
제32전시실부터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네, 르누아르, 고흐, 로트렉, 세잔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시선을 끈다. 1층은 미래주의, 입체주의(큐비즘)에서 팝아트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미술 작품이 주를 이룬다.
피카소의 <거울을 든 피에로>, 호안 미로의 <기타를 든 카탈루냐의 농부>는 제45전시실에 있다. 미술관 지하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