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일(금) 사프란볼루를 출발하여 앙카라를 거쳐 카파도키아(괴레메)까지 이동하였다. 이날은 장장 8시간 정도를 이동해야 했기에 괴레메엔 저녁 늦은 시간에 들어가는 걸로 해서, 중간 기착지인 앙카라에서 3시간 머물며 주마간산으로 앙카라를 구경하기로 했다.
흑해 연안 사프란볼루에서 앙카라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앙카라에서 소금호수(투즈괼루)를 거쳐 카파도키아 관문 도시인 네브쉐히르 오토가르까지는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다시 이곳에서 세르비스 (버스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 승합차)를 타고 괴레메까지 20-30분 정도 걸렸다.
앙카라 버스티켓 판매소는 2층에 있었다. 이것을 몰라서 1층 로비를 2바퀴 돌면서 매표소를 찾았다.
계단 아래에서 젊은 터키 청년에게 매표소를 위치를 물어보니, 2층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와 아내의 캐리어를 보더니 내 캐리어를 들어다 주겠다고 한다. 고맙지만 괜찮다고 얘기했는데, 젊은 친구는 무거워 보이니까 내가 들어다 주겠다고 하며 2층까지 들어다 주는 것이었다. 여행 중에 친절한 터키인들을 종종 만났다.
터키 여행 안내서인 '프렌즈 터키'에 카파도키아 관문도시인 네브쉐히르 오토가르에서 괴레메까지 세르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스회사 (메트로, 네브쉐히르, 켄트, 왼주)에서 티겟을 구입하는 게 좋다고 하여 메트로 회사 창구를 찾아갔는데 창구 직원이 금요일엔 네브쉐히르행 버스 티겟을 팔지 않는다고 하였다.ㅠ
할 수없이 옆에 있는 다른 회사 매표소(Suha)에 가서 티켓을 구입했는데, 다행이 세르비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곳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1층 로비에서 티켓 창구를 찾느라 헤매고 나니 버스 출발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안 남아 앙카라 시내구경은 포기하였다.
이 버스를 타고 오후 3시에 카파도키아로 향해 출발했다.
장거리 버스에서 손님에게 나눠주는 음료와 비스켓. USB 케이블만 있으면 핸드폰 충전도 가능하다.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를 갈 때 주변 풍경
오랜 시간을 달린 후에 호수처럼 보이는 곳이 나타났는데 물빛이 좀 이상해서 유심히 살펴봤다.
나는 이게 그 유명한 투즈괼루 (Tuz Gölü) 소금호수인 줄 몰랐다.
눈처럼 흰 저것은 소금밭이었다.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도 유명한 관광지라서 관광객이 제법 많았다. 호수쪽으로 관광객이 들어간다.
버스로 지나치면서 주마간산 본 것에 불과하지만.... 신비한 자연경관을 보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
요즘 정수일 교수의 <실크로드 문명기행; 2006년, 한겨레출판>을 읽고 있는데 중국측 실크로드 끝단인 카슈가르를 지나서 해발 3,752 m의 토르갓 패스 (Torgart Pass) 넘어가면 키르기스스탄 국경지역의 텐산산맥 언저리에 이식 쿨 (Issyk-Kul)이라는 넓은 호수가 나온다고 한다. '이식'은 '뜨거운', '쿨'은 '호수'라는 뜻으로서 '이식 쿨'은 '뜨거운 호수'라는 뜻이다. 이식 쿨은 '소금 호수'라는 뜻의 '투즈 쿨 (Tuz-Kul)' 이라고도 부르는데, 이곳 '소금 호수'인 '투즈 괼루 (Tuz-Gölü)'랑 단어가 많이 비슷하다. 어쩌면 키르기스스탄 주민이랑 터키 주민이랑 투르크 계로 뿌리가 같은지도 모르겠다.
소금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버스는 계속 네브쉐히르를 향해 달려갔다.
추수가 끝났는지 누런 벌판의 연속이다.
카파도키아의 관문 도시인 네브쉐히르 오토가르에 도착하니 해는 저물고 있었다.
장거리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대기하고 있던 세르비스 (네브쉐히르에서 괴레메까지 가는 무료 셔틀로 15인승 승합차)로 갈아 타고, 20-30분을 더 달려 괴레메에 도착했다.
네브쉐히르 오토가르
괴레메 가는 주변 도시 풍경
어젯밤 9시경에 괴레메 호텔에 도착, 하룻밤을 자고 다음 날인 9/5일(토) 아침 5시에 벌룬 투어를 하기 위해 출발했다. 호텔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투어 차량이 와서 이름을 확인하고 픽업하였다. 운동장 같이 넓다란 벌룬 투어 장소에 도착하니 벌써 한 곳에선 거대한 풍선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이른 새벽이라 제법 쌀쌀하다고 하여 긴팔 남방에 얇은 패딩을 걸치고 나왔는데 그리 춥지는 않았다. 한쪽의 간이 건물에서 뜨거운 커피랑 간단한 빵을 제공해 주었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도 두 팀 정도가 있었다. 이 날 날씨는 바람도 없고 하늘엔 별 빛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탈 풍선이다.
이륙 직전에 벌룬 투어 업체직원이 바구니에 올라 탄 관광객 한명 한명 사진을 찍어 준다.
사진을 담은 벌룬 투어 인증서를 제작하기 위함일 것이다.
벌써 뜨는 풍선도 있다.
벌룬 투어에서 예쁜 사진을 얻으려면 자기가 탄 풍선보다 옆에 있는 풍선이 더 예뻐야 한다. ^^
내가 탄 풍선도 드디어 떴다.
풍선이 날라올라갈 때,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사방에서 풍선이 날아 오른다.
제법 높이 올라가니 약간 긴장이 되었다. 요 정도만 올라가고 더 높이 올라가지 않았으면 바랬다. ^^
이 날 날씨는 바람도 거의 없고, 너무 쾌청해서 대략 90-100개 정도의 풍선이 떴다.
풍선은 괴레메의 기묘한 지형이 펼쳐진 윗쪽으로 천천히 날라갔다.
벌룬을 운전하는 파일롯이 벌룬을 낮게 조정하여 계곡 안으로 들어갔다.
아침 해가 뜬다.
계곡의 암벽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지나간다. 운전 솜씨가 대단했다.
풍선은 계곡을 따라 잠시 아랫쪽으로 이동했다.
1시간여 공중을 날다가 지상으로 착륙했다.
지상에 착륙하여 샴페인을 한잔 씩 마시면서 즐거운 관광과 안전한 착륙을 자축하였다.
또 안전 운행에 수고한 운영팀에 감사한 마음으로 팁을 담는 상자에 10 리라를 넣었다.
그리고 출발 직전에 벌룬투어 업체에서 각 개인별 찍은 기념사진을 '인증서'라고 인쇄된 종이에 담아 10 리라씩 받고 팔기에 하나 구입했다.
호텔로 되돌아가 아침을 먹고, 오전 9시에 사전 예약한 레드투어 픽업 차량이 오길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