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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고목나무가든 2) 전화 : 041-688-7787 3) 주소 :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7(신창리 19-1) 4) 주요 음식 : 더덕정식, 산채된장비빔밥 |
2. 맛본 음식 : 산채된장비빔밥(10,000원), 더덕구이(20,000원)
3. 맛보기
1) 전체 : 향수어린 온갖 찬들이 다 오른다. 어줍잖은 도시사람들은 먹어보지 못하는 뽕잎나물 등 갖가지 나물이 오른다. 요즘은 이런 자연 토속음식이 호사이다. 호사가 황감해서 오히려 기가 죽는다.
2) 주메뉴 : 산채된장비빔밥이 주메뉴이다. 더덕구이는 특별메뉴로 주문한 것. 더덕구이 없어도 상이 넘쳐 과분하다. 갖가지 곁반찬이 따라나와 고추장아찌, 소고기장조림, 파김치, 마늘쫑장아찌, 콩조림, 젓갈, 갖가지산나물, 고등어구이 등 한정식인양 푸져서 상을 메운다.
보조메뉴 : 거기다 잊을 수 없는 것은 겟국지이다. 겟국지에 손이 가자 주인아저씨는 이거 먹어보면 아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하는 자신감 어린 표정으로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근데 맛을 보니 근거 있는 자신감이 확인되어 예상대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저씨는 과연, 하는 표정으로 인근에서 우리집이 제일 맛있다고 큰소리쳤다. 큰소리칠만하게 맛있네요. 즐겁게 기가 죽으며 솔직히 인정하고, 음식 솜씨와 성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입 한입 귀한 음식을 맛보았다.
3) 반찬 특기사항 : 겟국지는 작은 게에 호박이 들어 있다. 총각김치와 배추김치도 들어 있다. 김치를 담그지 않고 겉절이에 게를 넣고 끓였다고 하는데, 맛은 아무래도 익은 김치 맛이다. 아마 겟국지의 진화가 아닌가 한다. 겟국지는 원래 겟국을 넣어 담근 김치, 즉 ‘지’인 김치가 주인공인 음식이다. 이제 김치에서 찌개로 진화하는 것 같다. 다양화는 발달의 다른 이름이다. 겟국지는 서산 태안 일대의 음식에서 전국 음식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갖가지 나물은 목나물 뽕잎나물 곤드레나물, 고사리, 표고 등으로 인근에서 나는 산나물이다. 곤드레는 요즘 흔히 볼 수 있지만 뽕잎나물 목나물은 행운이다. 나물들을 적당하게 삶아 적당한 간으로 무쳤다. 고소한 참기름 속에 든 고유의 맛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게장 : 알 품은 게장을 맛보라고 내놓았다. 대추가 들어 있는 것이 신기하다. 맛이 부드럽다. 짜지 않으면서 깊은 맛이 게장에서 원하는 그 맛이다.
4) 찌개, 국 밥
비빔밥에는 여러 나물과 호박, 상추 등 거섶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화려한 비빔밥이다. 여기에 따로 오른 곁반찬을 기호에 따라 더 넣어 비빌 수 있다. 김으로 비빈 밥을 싸면 또 다른 풍미가 난다. 전주비빔밥 못지않은 화려함과 풍미다.
된장찌개 : 결코 상업용 된장이 아님이 한입에 감지된다. 아닌 게 아니라 직접 담근단다. 색깔도 냄새도 짙은 토속성이 담긴 된장, 벌써 오랜 옛날, 밭일하는 농군 남편에게 광주리에 담아 내온 새참에서나 맛보았음직한 음식이다.
숭늉 : 눌은밥이 그대로 든 숭늉이다. 돌솥밥에서 항상 불만이 숭늉이었다. 그냥 물을 부어 깐밥을 불리므로 숭늉에 깐밥맛이 제대로 스며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숭늉을 흐뭇하게 맛본다.
4. 맛본 때 : 2017.10.
5. 음식 값 : 더덕구이 20,000원, 더덕정식 20,000원, 산채된장비빔밥 10,000원 등
6. 맛본 후 "사라질까 두려운 고향 음식"
바깥어른이 갑자기 몰고 온 듯한 손들에 재게 손 놀려 차려냈는데도 허술하지 않은 상, 준비된 상을 내민다. 익은 솜씨로 언제나 준비하고 있는 밑천 덕분일 터이다. 대문 밖 올망졸망한 장독대는 장식이 아니라 직접 담근 된장과 간장이 익어가는 곳, 음식 밑천을 대주는 곳이다.
이전에는 별거 아닌 일상의 음식이 요즘은 접하기 어려운 고향음식이 되었다. 정작 나서서 어렵게 찾은 고향에는 할머니도 어머니도 안 계시다. 고향은 상상의 공간이 되고, 음식은 묻혀버린 추억이 된다. 바쁜 삶과 고향에서의 이탈 덕분에 고향음식은 아스라한 추억이 되고 급기야는 신성한 그 무엇인 신화가 된다. 고향음식 신화는 할머니 마케팅, 향수 마케팅에 쉽게 현혹된다.
그러나 이 음식은 추억을 그리는 연약한 마음을 다치게 하는 마케팅과는 무관하다. 계산된 마케팅이 아니라 그냥 이런 음식을 해왔고 그것을 상에 올렸을 뿐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기 위한 온갖 재료들을 직접 키우고 다듬고 담그며 이전 할머니의 할머니처럼 바지런히 살아왔을 뿐이다. 다른 옛 음식이 사라지고 솜씨가 변해버려 나도 모르는 새 나만 남아 귀한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완주 고산 <시골밥상>의 당당한 상차림과도 다른 소박한 맛이 확연하다. 수수해서 익숙한 맛이, 정겹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늘 먹어왔던 그리운 반찬, 그리운 맛이 별 탈 없이, 있어줘서 고맙다. 고향 음식이 어딘가에는 보관되어 있을 거라는 숨은 소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고 또 다시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릴까 봐 아슬아슬해서 불안하다. 밥상은 안도도 불안도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하냥 무심한 모습이다. 손도 행여 방정맞은 불안이 커질세라, 밥상머리에 음전하게 앉아 다소곳한 숟갈질만 해댄다.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코앞의 개심사와 음식은 한 가지 색이다. 둘러보고 나서 먹으면 더 맘이 푸근해진다.
* 각도에 따라 천의 얼굴로 바뀌는 종각이 우선 나를 정화시킨다.
* 자연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배흘림 기둥이 눈길을 잡는다.
* 개심사 대웅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