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새벽 안개를 헤치고 정읍으로 내달렸습니다.
온통 단풍으로 둘러싸여있는 내장사에 들렀어요 ^.^
정읍의 마을공동체 모범사례, 솔티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솔티마을은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도로 등 기반시설도 열악하고,
먹고 살기 아주 힘든 가난한 마을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귀향한 분들과
마을 어르신들, 새롭게 마을로 유입된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큰 변화를 일구고 있는 곳입니다.
우선, 서울로 올라갔던 5형제가 고향 솔티마을로 내려와
모시송편과 특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솔티애떡'의 사례를 들었구요.
첫째 형님의 말씀을 들으며 제가 기억나는 대목은
"동네에서 같이 일하고 나누면서, 남의 자식한테 더 귀한것을 주고 챙겨주다보니
자연스럽게 이웃들이 내 자식도 돌봐주고 챙겨주는 든든함을 느꼈다" 였어요.
솔티마을 내장산 쑥·모시 공동작업장 위원장님께
그동안 마을 분들과 어떻게 힘을 모아
자립적인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셨는지
간략하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억나는 말씀은...
"마을 일이라는게, 도중에 멈추게 되면 안하느니만 못할 때가 많아서
한번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어요!"
마을 안에는 도자기를 굽는 도예가이자,
미대 교수님인 분의 공방이 있었어요.
예쁜 작품들이 많아서 구경하고 물건을 좀 사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갔네요 ^^;
위 교수님의 제자이신 분께서
정읍노인복지관 앞에 공방 토우를 오픈하셨답니다.
어르신들께 도자기 수업을 하고 계신데요.
본인도 서울에서 정읍으로 시집온 뒤,
마음 한구석이 적적하고 외로움을 느끼다가 도자기 수업을 통해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고 하셨어요.
실제로 도예 교육은 어르신들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군요.
말로만 듣던 내장상동 '내장산 mom센터'에 도착했어요.
이곳은 4년전에 주민자치센터를 새로 개소하면서,
교육·문화 여건이 어려운 정읍에서 육아 문제를 고민하던 엄마들이 모여
여의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영유아플라자 공간을 만들고
자립적인 엄마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om 센터 이선희 대표님은
"사실 활동을 하면서 힘든 순간들이 많아 그만두고 싶을때도 많았지만,
다른 엄마들과 함께 하다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마을 일은 마약같이 중독된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다"고
이야기하셨어요.
대표님 말씀 속에
그동안의 고민과 활동상이 가득 담겨져 전해지는 마음,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지,
정읍경찰서 앞 쌍화차거리에 가서 쌍화차를 마셨는데요.
흔히 생각하는 다방 쌍화차와는 다르게
몸에 좋은 재료들이 듬뿍 들어가있고, 숟가락으로 떠먹는 건강식이었습니다.
은평마을지원센터에서 준비한
1박 2일간의 고창-정읍 마을탐방은 이렇게 끝났답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후회 없도록 알차고 분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내년에도 고창-은평-정읍,
고은정 교류가 쭈욱 계속되어
서로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받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