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신행수기 공모 우수상 수상작 ① 한걸음 실천하는 8정도(八正道)
싱그러운 새싹으로 한라산이 푸르다. 부처님 오신 5월 아침, 1100도로를 달려 출근한다. 인생은 고해라고 하는데 보람되게 살아가는 길이 있는가. 차 안에서 칠정례, 삼귀의, 천수경,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하니 마음이 고요해진다. 불교는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바라본다. 특히 사람을 대할 때는 나이가 적고 많음, 못 배운 자와 잘 배운 자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귀한 존재로 여긴다. 나는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행선사를 계사스님으로 모시고 5계를 받고 22년 동안 부처님을 닮으려는 원력으로 생활을 했다.
창문 너머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팔정도를 생각한다. 흔들리는 나무처럼 나도 때로는 분별심, 번뇌, 아상으로 휘청거렸다. 그때마다 순간순간 부처님의 팔정도에 의지하면서 나무처럼 견뎌왔다. 나무는 바람에 따르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수형을 가꾼다. 나도 불교대학과 포교사 준비를 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따른다. 1년 전부터 불교대학과 대학원에서 불법공부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공부하며 만난 도반들은 부처님을 따르며 주력, 108 참회, 참선, 봉사하며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점점 더 얼굴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부처님의 깨우침을 따르기 위해서 해남 땅끝마을 미황사의 ‘참사랑의 향기’ 8일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참선과 부처님 말씀으로 마음의 평정을 찾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정성이 가득한 공양으로 육신의 기운을 회복했다. 사찰에서 고요한 체험으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아졌다. 팔정도를 실천하면서 불안함도 사라졌다.
지혜와 자비의 화신이신 부처님의 일대기를 느낄 수 있는 성지를 보고 걸으면서 체험하는 원력을 세웠다. 2019년 1월 미황사 금강스님을 모시고 인도를 다녀왔다.
기원전 6세기 부처님께서 고행과 명상으로 깨달으신 붓다가야(Buddhagaya) 사원에 들어선다. 커다란 보리수나무와 파란색 후광의 성스러운 불상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리나라와 동남아사아, 서양에서 참배 온 여러 스님과 재가 신도들이 도량 가득하다. 공간마다 절하고, 좌선하고, 염불하는 순례자들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나도 심신이 건강해져서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삶을 살겠다고 발원한다. 붉은 가사를 입은 티베트 스님 수백분이 중저음으로 들려주는 경 읽는 소리는 가슴을 울린다. 새벽 5시에 붓다가야 대사원에서 열대 과일과 꽃으로 불단을 장엄하고 예불을 올린다. 부처님처럼 번뇌를 끊고 자유인이 될 것을 발원한다. 깨달음의 ‘성지‘에서 깨달음의 길을 걷는다.
금강좌에서 깨달으신 진리를 다섯 비구에게 설하신 녹야원에서 탑돌이를 한다. 부처님이 가장 오래 머무르신 기원정사에서 금강경을 읽는다.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법한 영축산에서 오색 깃발 아름다운 타르초를 본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사라쌍수가 있는 쿠시나가라에서 금빛 가사를 공양하고 참배한다. 순례하는 동안 ‘정정(正定)’으로 마음이 고요해진다.
깊은 불법 수행을 실천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2019년 7월 송광사 ‘참 나를 찾아서‘ 하계수련 법회에 참가했다. 새벽 2시 40분 기상해서 대웅전을 가득 메운 스님들과 아침 예불 그리고 엄격한 참선 프로그램으로 팔정도에 집중했다. 담임 스님이 땀을 흘리며 참석자들을 격려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나도 언젠가 재, 법, 무외시의 보시 바라밀을 행할 것을 서원했다.
2020년 불교를 좀 더 공부하기 위해서 제주불교문화대학 제32기로 입학했다. 도내 박학다식한 스님들이 부처님의 생애, 불교사의 이해, 불교 교리와 역사, 불교의 이해와 신행이라는 주제로 부처님의 지혜를 전해 주셨다. 금강경을 읽는 간경, 신묘장구대다라니 주력, 나무아미타불 염불, 법화경 사경, 참선 등 불교 수행 방법을 바르게 배웠다. 제주도내 사찰 순례로 제주도 사찰에 깃든 역사를 배웠다. 불교대학에서 기본 교리를 배우고 부처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7월 관음사에서 해월당 봉려관 스님 82주기 추모 다례재에 처음 참석했다. 스님은 1702년 이형상 제주목사의 불교 탄압한 후 200년 동안 이어진 불교탄압에도 불교의 여명을 밝힌 근대 제주불교 중흥조다. 조계종 23교구본사 관음사를 창건하고 항일운동을 이끈 여성 독립운동가이다. 스님의 이야기는 『고마워요 봉려관』 동화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삽화를 그려주신 미국 화가님과 이야기를 써주신 작가님 그리고 자료조사와 연구에 헌신하신 혜달 스님께 감사의 삼배를 바친다. 제주불교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발원한다.
8월에는 6박 7일간 서귀포시 남국선원 하안거 재가자 참선 프로그램에서 화두에 집중했다. 쉬는 시간에 공양준비를 도우며 공양간이 보살님들이 땀 흘리며 수행하는 위대한 공간임을 알았다. 잠은 부족하고 몸은 지쳐서 머리만 대면 단잠을 잤다.
10월에 보현사에서 포교사 공부를 했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2시간씩 교육팀장과 선배 포교사들의 도움을 받았다. 불교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자연스럽게 평소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2021년 4월에 서울 조계사에서 포교사 이론시험을 보았다.
부처님은 왜 곱슬 머리지? 궁금했는데 간다라 지방 불상에서 유래했다. 신을 조각으로 표현한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인도 서북부의 간다라 지방(현재 파키스탄)의 불상은 곱슬머리, 오뚝한 코, 입체적이고 굵은 옷 주름 등 그리스 조각상의 모습과 비슷하게 제작했다. 그리고 불보살의 공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항마촉지인 같은 여러 가지 수인(手印)을 자세히 알았다.
AD 1~2세기에 간다라 지방에서 시작된 불상으로 21세기 아시아의 작은 섬 제주도에서 예불을 올릴 수 있으니 시공간을 초월한 불교문화가 위대하다. 팔정도의 정견(正見)은 세상 것은 모두 변하여 인연이 다하면 헤어지는 삶이 괴롭지만, 공한 이치를 알면 불이 꺼지듯이 고요하다는 부처님 가르침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마음이 고요한데 선입견으로 보니 슬프고 괴로운 것이다.
불교대학과 포교사 공부를 하면서 직원들이 부처님으로 보인다. 갈등이 생길 때 한 생각을 돌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원만한 직장생활을 한다. 업무상 까다로운 상사도 ‘팔정도를 실천하도록 하는구나’ 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몸과 마음이 긍정의 에너지로 변하고 잠도 푹 잘 수 있다.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도반들처럼 나도 이웃에 연등을 밝히는 바라밀 실천을 발원한다.
사춘기 때 인생의 정도(正道)를 찾으며 방황했고, 대학생 때 성경공부를 하여도 해답을 찾지 못했다.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치고 예민해지며 자주 배가 아팠다. 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이 갑자기 소송의 올가미를 걸어와서 날마다 소화불량과 수면 부족으로 힘들었고 병원에 신세를 져야 했다. 아침마다 불교방송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음 치유했다. 눈 밝은 스승님을 따라 한마음선원, 미황사, 송광사, 남국선원, 관음사를 찾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든다. 부드러운 말로 선업을 쌓으며 수행에 집중한다. 계(戒) · 정(定) · 혜(慧) 삼학(三學)에 비추어 생활하며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이 불국토가 되도록 정진한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 아제 모지 사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