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나라 조선시대 유학자 서명응徐命膺의 『도덕경道德經』 주석서 『도덕지귀道德指歸』의 「도덕지귀서道德指歸序」, 「후서後序」, 「노자본전老子本傳」, 「도덕지귀道德指歸」 상권上卷 도경道經, 「도덕지귀道德指歸」 하권下卷 덕경德經을 우리말로 풀이한 것이다. 「도덕경고이道德經考異」는 싣지 않았다.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은 자字가 군수君守이며, 호號가 보만재保晩齋, 담옹澹翁이다. 저서는 『보만재집保晩齋集』, 『참동고參同攷』 등이 있다. 이용후생利用厚生의 학문 방법을 강조한 북학파의 비조鼻祖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 춘추春秋시대(BC.770~403)의 사회적인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노자老子가 제시한 도道는 자연自然이다. 그런데 자연自然은 만물의 본래 저절로 그러한 근원이다. 따라서 자연自然은 만물이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얻는 바(德; 性)가 되고, 만물이 본래 저절로 그러하게 일삼는 바(無爲; 命)가 된다. 따라서 노자에게 있어 도道, 자연自然, 덕스러움德, 무위(無爲; 일부러 일삼는 바가 없음)는 서로 다른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노자는 도道를 되돌이키고復 도道로 되돌아갈 것反을 주장하고, 그 방법으로서 견소포박見素抱樸과 소사과욕少私寡欲을 강조했다. 이때, 소素와 박樸은 성性·명命·덕德·도道·자연自然을 의미하고, 견見과 포抱는 성찰을 의미하며, 소少와 과過는 실천을 의미하고, 사私와 욕欲은 유위(有爲; 일부러 일삼는 바가 있음)를 의미한다.
『도덕지귀』를 통해, 서명응은 『도덕경』의 자연학적 필연성과 경험성을 차용하여, 유학儒學의 인문학적 당위성과 사변성을 보완하고, 생활의 편리와 풍요를 담보하고 증진하는 유학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서명응은 만물의 근원으로서 『도덕경』이 강조한 도(道; 自然)를 무극無極의 태극太極으로 해석했고, 무위無爲의 실천 방법으로서 『도덕경』이 강조한 지知·신信을 오상五常의 지智·신信에 연결시켰으며, 양생법으로서 도교道敎의 내단학內丹學이 강조한 연정煉精·연기煉氣·연신煉神을 수양의 방법으로 설명했다.
『도덕지귀』을 통해, 확인되는 서명응의 독창성은 첫째 태극太極의 본질을 무위無爲로 이해한 점이다. 서명응은 태극太極을 일부러 일삼는 바爲를 가지는 바가 없는 바無가 아주 큰 바太이자, 그것의 끝점에 다다른 바極로 풀이했다. 둘째, 『도덕경』의 지知·신信과 도교道敎의 연정煉精·연기煉氣·연신煉神을 부각함으로써, 『도덕경』의 수양 체계를 심화한 점이다. 『도덕경』은 도(道; 自然)의 실천을 위해 견소포박과 소사과욕을 중시했는데, 서명응이 부각한 지知·신信과 연정·연기·연신을 견소포박과 소사과욕의 전제로 간주하면, 지知·신信-견소포박·소사과욕-연정·연기·연신-무위–도(道; 自然)의 수양 체계가 구축된다. 셋째, 『도덕경』의 자연학적 면모를 포섭하기 위해 유학儒學에서 유사한 학문 분야를 표집해서 활용한 점이다. 서명응은 『도덕경』을 주석함에 있어, 선천역학先天易學, 선천상수학先天象數學, 무극태극설無極太極說, 태극음양설太極陰陽說,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 등을 기반으로 삼았다.
노자는 자연(自然; 道)의 필연성이 실천되는 인간의 세상을 꿈꾸었으며, 서명응은 인간의 당위성이 자연의 필연성에 조화되는 세상을 꿈꾸었다. 이른바, 노자와 서명응은 인간이 주체적·자발적·자율적으로 조화되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따라서 노자와 서명응의 이야기에는 잊어버린 우리의 미래가 들어있다. 우리의 미래가 추상적 관념보다는 현실적 욕구, 객관성보다는 주관성, 동일성보다는 차이성, 단절과 대립보다는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바로 나아갈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노자와 서명응에게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주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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