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안개
박일소
봉봉이 운무여라
안개사랑만
외치다 돌아 왔네
그대가 내미는
물길 같은 고운 정
찔레순 쌉싸라한 달콤함에
가슴을 달래보다 온
지리산 바래봉
안개사랑 씻으러간 마음 자락에
또 다른 사랑 싹틔워서
가슴에 가득 담아왔네
임아
임의 가슴 깊이
새겨진 사랑이
저리도 고운 빛깔 미소로
피어나는가
아
나는 말문이 막혀
안개에 휩쌓인
산의 아름다움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네
겹겹이 쌓인
안개바다여
안개사랑이여
날 어쩌란 것이냐
날 어쩌란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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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줍던 아이
정신지체 1급 김재*
박일소
작년 이맘 때 쯤
운동장가에서 은행잎을 줍던
세살 지능을 가진
말 못하는 재*이가 생각난다
가을 깊이로 떨어져 가던
가을을 줍다가
맑은 가을 하늘 같은
재*이가 생각 난다
특수학급이 생기고
재*이가 중학교에 왔을 때부터
봄이면 꽃냄새 맡으며
운동장가를 걸었고
맘에 안들면
선생님도 친구도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던 아이
가을비 오는
오늘 같은 날은
떨어지던 가을을 세던
천진스런 그 아이가 문득 생각난다
카페 게시글
제8회 시낭송회 원고방
원고입니다 수고하세요
박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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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5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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