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자연속학교(자연속여행기숙학교)를 되돌아보며4
자연 속 여행기숙학교를 여는 힘
0. 자연속학교에서 날마다 어린이들과 크게 외친 게 있다. “사고는 순간이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 “내 몸은 내가 지키고, 서로 안전을 살피자.” 바깥활동 때마다 확인하는 거지만 이번에는 더 다가온 외침이다. 자연속학기 오기 전 산 오르기 활동에서 한 어린이가 다쳤기 때문이다. 자연속학교 모든 활동은 먹고 자기 위한 활동 빼고는 밖에서 이뤄진다. 그렇기에 더욱 긴장해서 아이들을 살피게 되고, 행여나 아이들이 눈 밖에서 다칠까 되도록 곳곳에서 아이들 곁에 가있곤 했다. 운동장 놀이 할 때, 건물 안에서 층계를 오르내릴 때, 텃밭 일을 할 때, 놀이 구조물에서 놀 때, 산에 오를 때, 음식을 할 때, 씻을 때조차 미끄러질 까봐, 곳곳에서 안전을 살필 게 많아 집중을 줄곧 외친다. 활동마다 구체 안전 규칙이 있고, 활동 때마다 살피고 확인하지만 언제나 사고는 순간이고, 아무리 눈길이 많아도 사고는 날 수 있다. 위험과 도전이 오히려 안전을 기르는 힘이 있다지만 언제까지나 교육활동은 안전을 확인하는 큰 테두리 안에서 위험과 도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등산에 오르며 더 바짝 긴장을 했다. 낮은 학년은 입석대까지만 가고, 높은 학년은 서석대까지 가기로 했다. 낮은 학년은 저마다 선택으로 서석대까지 가고 싶은 어린이만 같이 갔다. 2학년과 3학년 가운데 네 어린이가 함께 오르며 뿌듯해 했다. 무등산에서 어린이들과 길동무를 하며 들은 이야기가 그대로 시가 되기도 했다.
민주: 무서운 이야기 해줘.
나: 안돼. 무서워서 잠 못 자.
민주: 괜찮아. 내 가슴 속에는 어머니가 있으니까.
선율: 선생님 산에 갔다 내려오는 길은 쉬워요.
나: 그렇지. 그런데 내려올 때 더 조심해야 돼.
선율: 산은 처음에는 가기 싫은데, 올라가다 보면 괜찮고, 꼭대기에서는 기분이 좋아요.
나: 맞아 맞아.
-선생들은 날마다 아이들이 먹는 것, 자는 것, 노는 것, 싸는 것까지 살피며 아이들 건강과 안전을 들여다본다. 생활에서 아이들 기운과 호흡을 조절하고 쉴 때와 놀 때를 깊이 살피는 것부터 시작한다. 여러 바깥 활동과 산에 오르거나 물놀이 할 때는 반드시 안전 규칙을 살피고, 높은 학년과 낮은 학년, 선생들이 고루 섞여 활동을 한다. 날마다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가장 먼저고. 바깥 활동을 할 때 집중과 긴장의 힘을 더 기르고, 때마다 계획을 세워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유형마다 더 세밀한 안전 교육 활동을 늘리고, 아이들과 선생들이 위축되지 않고 안전의 기본을 지키며 놀이와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0. 부모이자 선생이 되고, 서로 한 식구가 되어 함께 살았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 자연속학교를 열 수 있는 힘은 아이들 자람과 배움을 위해 온 힘을 다해 24시간 기숙학교를 여는 선생들, 선생들과 아이들을 믿고 기숙학교를 뒷받침하는 부모님들(아이들 먹은 반찬을 만들고, 차를 빌려주고, 차를 운전해주고, 하루를 내어 먼 화순까지 아이들을 태워다 주고, 따듯하게 맞아주는 부모님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안아주고 품어주는 자연과 시골 어른들, 세상 곳곳에서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가능함을 잊지 않는다. 자연속학교에서 선생들 몸놀림과 호흡은 언제나 자랑스럽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함께 사는 선생들은 자연 속 학교에서 거의 초인이 된다. 왜 우리는 과천을 떠나 먼 남쪽에 내려와 이렇게 힘든 기숙학교를 여는가? 우리 아이들 삶이 행복하기 때문이며 주인으로 더불어 살기 위함이다. 아이들과 선생이 자라기 위함이다. 자연 속 학교가 우리 아이들을 크게 자라고 하고 일놀이 교육을 실천하기에 학교 교육 정신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긴다. 자연속학교에서 초인이 돼야 하는 선생들은 어떤가? 선생들은 엄청난 집중력과 부지런함으로 어린이와 함께 놀고 일해야 하니 기운이 많이 필요하다. 때마다 스스로 몸을 살피고 전체가 체력을 관리해야 자연 속 학교 끝나고 쓰러지는 일이 없다. 교사 집중 연수가 이뤄지니 아이들과 선생들이 함께 자라는 자연 속 학교이기도 하다.
-어린이들이 이끌고 어린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살아가는 자연속학교를 꿈꾸지만 현실은 선생들이 준비하고 계획한 흐름과 공부로 자연속학교는 구성된다. 청소년 과정이라도 학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과 국토순례는 모두 선생들이 구성하고 계획한다. 안전과 건강, 잠집과 여러 시설 살피기가 가장 큰 까닭이다. 물론 학생들이 모든 공부에서 이끌고 참여하고 함께 준비하고 마무리 짓는 힘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큰 테두리를 교육과정이 잡아준다면 내용은 학생들이 채워간다는 뜻이다.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함께 자고, 일하는 기숙학교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을 위한 기숙학교는 사실 선생이 부모 노릇을 하면서 선생 노릇도 한다. 먹고 자고 누는 것 까지 살펴서 살아야 하고, 실수로 오줌과 똥을 눈 어린이들 속옷과 이불을 빨고 씻기는 일이 늘 있다. 안전사고에 대한 긴장은 어마어마하다. 행여나 다칠까 아플까 살피고 살펴도 사고는 순간이다. 감기에 걸리면 날마다 병원에 가고, 부모가 보고 싶은 밤에는 껴안고 자고, 죽을 써서 먹이고, 곁에서 물수건을 얹으며, 잠자리에 들 때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함께 산다. 그러니 자연 속 기숙학교를 어린이들과 여는 것은 그만한 교육 성과와 교육에 대한 확신이 있는 선생들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초인이 되어 부모와 선생 노릇을 같이 하며 24시간 어린이들과 살아가는 선생들을 보고 부모들은 아이들 맡긴다. 믿음은 함께 살아봐야 진짜로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에게 자연속학교 자원교사로 참여해 볼 것을 제안하곤 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살아본 부모와 잠깐 며칠을 보낸 부모는 또 다르고, 하루 살고 간 사람은 또 다르다. 다녀 간 자연속학교에서 모든 어린이들이 보이고, 어린이들과 어울려 사는 힘을 확인하고, 선생들의 애씀을 보며, 어른으로서 삶을 되돌아보고, 우리 자식들이 훌쩍 자라는 현장을 보고, 자연속학교 힘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힘들어한 어린이 말만 믿고 그렇게 온 몸과 마음을 내 살고 온 선생들에게 내 자식 더 살펴주지 않았다고 행여나 늘 그런 건 아닌지 의심하며 서운해 하는 부모도 있고, 며칠 자원교사로 살아보고 안전과 건강을 염려하며 여러 가지 부족한 사항을 지적하며 오히려 선생과 자연속학교에 대한 신뢰를 거두어들이는 분도 있다. 하기야 찾아보면 참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게 많은 교육 활동이다. 그래서 그 부족함을 자연이 대신하고, 자연의 힘으로, 함께 사는 힘으로 넘으려 부단히 애써온 게 자연속학교 역사다. 언제나 정성을 다하지만 언제나 부족함이 보이는 곳이니 언제나 다시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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