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묵집
도토리 묵이 주제다. 묵과 도토리 가루로 하는 여러 음식을 판다. 다 먹을 만하다. 재료를 잘 살려 여러 음식을 훌륭한 한 끼 밥상으로 차려준다. 묵은 집밥으로는 어려운 식재료라 외식 주제로도 아주 적당하다. 묵음식에 기대하는 맛 그대로의 별식을 차려준다.
1. 식당얼개
상호 ; 옥천묵집
주소 : 충북 옥천군 옥천읍 향수7길 8
전화 : 032-732-7947
주요음식 : 묵요리
2. 먹은날 : 2022.12.2.점심
먹은음식 : 묵밥 9,000원, 묵파전 5,000원, 묵무침 7,000원
3. 맛보기
묵 음식다운 맛이다. 묵요리에서 기대하는 맛, 딱 그 맛을 낸다. 도토리전은 부추와 파를 풍성하게 위에 얹어 부쳐서 전으로 말아 싸먹으면 식감이 더 근사해진다. 수준 이상으로 맛있는 것은 밥이다. 차지고 옹골진 밥알의 식감은 최상이다.
주요리말고 밑반찬은 보통 수준, 김치는 겉절이라 좋다. 양념이 충분한데 맛은 그만그만, 깊지는 않다. 동치미 또한 먹을 만하나 약간 가벼운 혹은 맹숭맹숭한 맛이다. 음식은 거의 시키자마자 나올 정도로 빨리 나와 좋다. 전체적으로 최대의 장점은 싸고 푸지다는 것, 제맛나는 음식이 싸고 푸진데 손님들이 많은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밥먹고 마시는 입가심 식혜는 1회용 컵이라 실내에서 먹으면 안 된단다. 밖에 테이블이 왜 있나 했더니. 가격도 저렴한 편인데 후식까지 챙겨준다.
음식 외의 장점은 정지용문학관이 지척이라는 점, 식사 전후에 들르기 딱이다. 그곳에 온 손님이 이곳에 오면 2안타가 되지 않을까.
묵밥. 김가루와 부추를 부재로 써서 맛을 더했다. 부추를 전반적으로 많이 쓴다. 전에도 간장에도 쓴다. 한자어로 기양초라 불리는 부추, 양기가 강해서 기양초인데, 찬 기운이 강한 묵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국물에도 도토리 맛이 나서 구수하다. 밥은 따로 나오지만, 묵국?으로만도 끼니 노릇이 충분한 거 같다.
밥이 좋아 묵밥의 격이 한층 더 올라간다. 쫀쫀한 밥, 그 자체로도 식감이 좋은데, 묵국에 말아도 라면에 만 밥처럼 제 색을 가져 좋다.
세 개의 메뉴를 주문했는데, 가장 흡족한 것이 이 도토리전, 가격까지 싸서 미안할 정도다. 전의 식감도 좋고, 파와 부추와 함께 하는 도토리전의 쫄깃한 식감이 그만이다. 간도 적절하다.
도토리야채무침. 맛있는데 너무 맵다. 양념을 덜어내고 먹어야 한다. 묵의 식감이 부드럽고 좋다.
동치미국. 조금 국물맛이 연하다. 맹숭할 정도로. 매운 묵무침과 함께 먹으니 좋다.
김치겉절이. 먹을 만하다. 묵무침만큼은 맵지 않다. 맛은 평범하나 겉절이라 좋다.
묵밥 다데기. 고추와 신김치를 종종 썰어 묵밥에 넣도록 하였다. 넣으면 맛의 풍미가 올라간다.
4. 먹은 후
1) 한국음식 도토리묵
도토리묵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만이 아닐까. 요즘 도토리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한다는데, 정작 중국에서는 도토리묵을 먹는 것을 보지 못했다. 교포들은 한국에 오면 도토리가루를 즐겨 사간다. 묵을 쑤워서 파티를 하며 고향의 향수를 즐긴다.
미주 동포들은 그쪽에도 널린 도토리나무 아래서 도토리를 간혹 줍기도 하지만 다람쥐먹이를 가로챈다는 비난을 받기 일쑤이고 심하면 단속까지 한다니 채취가 용이하지는 않은 거 같다. 한민족은 어디에 있든지 도토리묵 향수를 가지고 있어 도토리를 보면 우선은 묵을 먹고 싶어한다.
하지만, 외국음식 어떤 것도 도토리로 만든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에게 이처럼 일상화된 도토리묵이 외국에서는 식재료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산이 많은 우리는 가을에 산에 오르면 지천에 도토리가 널려 있어 주으러 산에 오르는 것이 일이었다. 산과 들과 바다, 거기다 갯벌까지 골고루의 지형을 가진 우리나라의 행운은 음식에서 확실히 알 수 있다.
도토리도 그런 자연환경이 주는 행운의 하나다. 덕분에 식재료가 풍성해지고 갖가지 음식을 다 해먹을 수 있다. 오늘 접한 세 가지 음식 외에 세 가지가 더 있다. 자꾸 더 새 음식을 개발하는 추세다. 식재료 자체도 다양한데, 요리 개발이 뒤를 잇고 있으니 한국이 음식의 나라가 안 되는 것이 이상하다.
음식의 풍요로움을 누릴수록 한국의 행운을 더 생각하고 행여 가지고 있을 나의 불운을 상쇄시켜 보자. 이런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작은 불운쯤은 얼마든지 봐줘야 되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2) 도토리묵 식용 역사
우리 민족은 석기시대부터 도토리를 식용하여 왔다. 그것은 이 시대의 유적지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황해도 봉산군 지탑리 등에서 모두 야생도토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일찍부터 식용되어 온 도토리는 구황식으로도 각광을 받았다. ≪고려사≫에는 충선왕이 흉년이 들자 백성을 생각하여 반찬의 수를 줄이고 도토리를 맛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도토리는 조선시대로 오면서 한층 더 구황식으로 중요시되었다. 숙종은 을해년에 심한 흉년이 들자 몸소 도토리 20말을 진휼(흉년)을 당하여 가난한 백성을 도와줌하여 보내면서 흉년에는 도토리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한다. 조선 후기에 쓰인 ≪산림경제≫·≪목민심서≫ 등에도 도토리가 한결같이 구황식품의 하나로 소개되고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전재)
3) 정지용문학관
걸어 5분 거리에 있다. 옥천은 가만 보니 정지용의 지방이다. 그의 시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기회에 한번 돌아보자. 우리 시도 한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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