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인물탐방] 오클랜드 어슬랙틱스의 김성민 포수

[김형철(동서이글)]

 

 

OAKLAND ATHLETICS 김성민

Positive energy from the bottom of our heart.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말이 있다.

약효가 전혀 없는 거짓 약을 진짜 약인 것처럼
환자에게 복용토록 했을 때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말한다.

‘긍정의 힘’이라고나 할까.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결과 또한 좋은 쪽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오늘 ‘DUGOUT DREAM’에서 만날 선수는‘긍정의 힘’으로 똘똘 뭉친 선수이다.

지난 해(2011년)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한 야탑고 출신 김성민이 바로 그 주인공 이다. 열아홉 살 어린선수 가슴에 담고 있는 꿈.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김성민을 만났다.

PHOTOGRAPHY LEE YONG HAN EDITOR 최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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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김성민은 사실 야구에 대해 잘 알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체격이 다른 아이들보다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순히 시작한 야구였지만 김성민은 금방 야구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성민의 이름 석 자 를 세상에 알린 건 2010년 봉황대기 8강전에서 고교 최대어로 주목받던 유창식을 상대로 결승 투런을 기록한 이후이다. 이 대회에서 두 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김성민은 국내 구단을 비롯하여 MLB 스카우터들에게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봉황대기 이후로 저는 제 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하나도 모르고 있었어요. 저는 단지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었죠. 그런데 그 이후 시합이 있을 때마다 미국 스카우터들이 관중석에서 저를 지켜보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저 사람들이 여기에 왜 왔을까?’ 생각하다가 나중에 동계훈련을 다녀온 후 오
클랜드에서 오퍼(Offer)가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김성민을 영입한 팀은 영화 ‘머니 볼’의 실제 모델 팀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AL 서부지구의 명문 팀으로 1970-8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었으며, 2000년대에는 팀 헛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로 유명했던팀이다.

 

김성민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팀 입단 후 쏟아지는 관심에 ‘와, 이제 나도 유명세 좀 타는구나!’라고 쑥스럽게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오클랜드에 입단하기 전에 배리 지토만 알고 있었지 구단에 대해 다른 건 하나도 알지 못했어요. 그러다 입단 후 어떤 팀인지 알아보기 위해 매일 운동 끝나면 컴퓨터로 검색해봤는데 항상 3위만 하던 팀 이더라고요. 하하하.”

 

지난 해 3월, 김성민은 오클랜드와 계약을 마친 후 고등학교 시즌을 다 끝내고 9월 중순에 애리조나 교육리그에도 참여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저 먼 미국 땅에 열아홉 살 어린 선수 혼자 견뎌냈다는 생각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물어봤지만, 김성민은 뜻밖
에도‘전혀 힘들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감을 얻고 왔다’라고 대답했다.

“추신수, 박찬호 선배님의 미국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힘들다고 하셨잖아요. 아직 제가 많이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저는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선배님들이 초창기 미국에 진출하셨을 때는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발달하지 못했던 때
였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마치 제가 한국에 있는 것처럼 연락도 다 되고, 인터넷도 할 수 있으니까 크게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굳이 불편한 점을 꼽자면 김치가 없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음식도 제 입맛엔 다 잘 맞았거든요.” 김성민은 정말 ‘긍정적’이었다.

 

음식과 문화적인 부분에서 힘든 점이 없다고 말했지만, 한국인이 모두 어려워하는 ‘영어’는 어땠을까? 하지만 역시 영어도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로 열심히 하고 있다
는 씩씩한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영어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다시 ‘가나다라…. ABCD….’말을 배우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것 같아요. 차타고 지나가면서 표지판 같은 걸 보면 영어를 읽고 유추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언어적인 면은 저도 잘 안되는걸 알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아! 포수 사인을 낼 때 조금 애를 먹었어요.

 

사인이 우리나라 말로 들으면 다 쉬운 건데, 그걸 영어로 들으려니까 어렵게 느껴져서 1주일간은 투수와 사인이 잘 맞지 않았어요. 다행히 일주일이 지나니까 어느 정도 감이 잡히더라고요.”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통해 김성민은 많은 것들을 배우고 왔다. 그동안 한국에서 해오던 야구와 미국의 야구를 확연히 비교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다.

“미국 선수들은 힘과 유연성이 겉으론 어설퍼보여도 그 속으론 기본기가 다 갖추어져 있어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외적으론 괜찮은데 실제로는 기본기가 갖추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겉으로 는 설렁설렁 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상 그렇지 않더
라고요. 정말 말 그대로 미국 선수들은‘외유내강’ 이에요.”

 

최근, 우리나라 고교 선수가 졸업 전 미국 진출에 대한 논란으로 뜨겁다. 김성민과 동명이인인 김성민 (대구 상원고)은 지난 1월 3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 와 계약을 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를 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볼티모어와 김성민의 계약을 불허하고 30일 동안 접촉을 금지하는 처분과 벌금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으며 댄 듀켓 단장이 김성민 영입과 관
련에 사과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KBO는 이번사태를 통해 국내 고교에 재학 중인 선수에 대한 MLB 구단의 스카우트를 제한하는 협정서 개정을 MLB에 요청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이제는 아마추어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바로 MLB진출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대해 먼저 MLB에 진출한 김성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 지금 한국 프로야구에서 실력을 키워서 미국에 진출하면 된다고 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진출한 사람이 없잖아요? 제가 먼저 미국에 가서 큰 무대를 경험 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요.

 

저 말고도 많은 후배 선수들이 MLB에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도전에 의의를 둘 수도 있잖아요?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야구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영어는 그만큼 늘 것이고, 그럼 나중에 야구를 그만 두더라도 생활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해요.”

김성민은 이제 막 미국 무대에 올랐다. 짧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던 한국에서의 야구생활을 정리하고 낯선 세계에 발을 내딛는 지금 이 순간, 김성민은 자신이 미국 무대에 진출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저는 야구를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목표가 MLB 이었어요. 지금 제가 이 위치에 서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이 기억이 나네요.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고, 미국 진출에 힘써주신 야탑고 김성용 감독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또 이번에고양 원더스에 입단한 (남)윤희형(前텍사스 레인저스)에게도 고마워요. 항상 형과 통화를 할 때마다 제게 ‘올해만 잘하려 하지 말고 길게 보고 천천히 해
라’는 조언들을 해주시거든요. 그 밖에도 제가 잘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 들께 감사드려요.”

올해 한국프로야구에는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던 영웅들이 귀환이 많았다. 아시아 최다승 박찬호부터, MLB 양대 리그 우승에 빛나는 김병현까지….
MLB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고국에서 다시 제 2의전성기를 누릴 영웅들을 보면서, 김성민에게 ‘먼미래에 김성민 선수도 한국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저는 미국에서 은퇴를 하고 싶어요. 저는 그 곳에서 후회하지 않는 야구를 하고 싶거든요. 한국에서야구 했을 때 가장 후회가 많은 경기가 작년에 천안북일고와 결승전에서 만났던 ‘대통령배전국고교야구대회’였어요. 고교야구 마지막 경기였는데 준
우승을 했거든요. 다시는 없을 경기에서 준우승을하니까 아직도 미련이 많이 남아요.

 

앞으로는 이렇게 후회가 남는 경기는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해 미국 생활을 하고 싶어요.”

Sin Prisa, Sin Pausa!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라!) 김성민은 처음부터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다. 6년 안에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것이라고 다짐하는 김성민은 무엇이든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갈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올해로 스무 살이 된 어린 선수.
분명 힘든 시간이 있을 테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헤쳐 나갈 것이라 믿고 있다. 미래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주전 포수 김성민을 꿈꾸며,

그의용기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촬영장소 탄천종합운동장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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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의 김성민은 팀이 부여해준 백넘버 44번을 달고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으며 당당한 체구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단연 돋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미래의 메이져리거의 승승장구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