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를 나와 해저터널로 가서 걸어 보았다. 섬과 섬을 해저로 연결시켜 만든 해저터널. 일본이 계획, 감독했으나 결국 우리 민족이 만든 해저 터널이다. 그곳도 역사의 현장이다.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 백성들을 동원시켜서 만든 터널. 정말 일하다가 죽기도 많이 죽었겠지. 그 한을 뒤로 하고 우린 세병관으로 갔다. 세병관은 여수의 진남과, 경복궁의 경회루와 함께 우리나라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의 하나다. 그런데 지금 통영은 한산도 대첩 기념 축제를 벌이고 있어 곳곳마다 차량 행렬이 넘치고 있었다. 그래서 남해로 빠지려는데 시내에서 빠지지 못하고 시간이 너무 걸렸다. 겨우 고속도로로 빠져 우리차는 신나게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향했다. 금산은 높이가 약 701m지만 680m까지는 차로 오를 수 있어 보리암까지는 몇 십 분 되지 않는다. 몇 년 전에 가보았으나 그때믄 정상엔 오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상에 올랐다. 금산은 바위들이 특이하다. 그 정상에서 바라본 남해 조망권은 정말 좋았다. 그래서 금산은 명승사적 32호였다. 금산에 오르기 전 매표소에서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우린 24시간 개방이다라고 하니 그럼 그냥 가시되 사고 나면 책임질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그냥 들어갔다. 덕분에 차로 오를 수 있었다. 그렇잖으면 셔틀버스로 오르는 길이다. 고갯길이 차로 오르기에는 구불구불하여 힘들었으나 그래도 우리는 오른 뒤 보리암을 구경할 수 있었다. 불교에서의 보리란 올바른 깨달음으로모든 것이 참된 모습을 깨닫든 지혜라 한다. 그런 보리암을 다녀 온 것이다. 저녁이 되자 남해 군청 소재지로 가서 양평해장국집에서 우거지 해장전골을 시켰다. 아주 맛있었다. 어제 거제에서 먹은 멍게 비빔밥도 맛있은데 남해에서 먹은 음식도 맛이 있었다. 단 거제에서 먹은 저녁은 최악이었다. 아무튼 또 하나의 가족과 여행을 마쳤다. 나는 다시 가 본데가 많으나 다시 가는 데는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면 새롭게 그 광경을 보게 된다. 그래서 여행은 좋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집에까지 오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거언 500km 뛰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