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들 신앙유지나 성장에 있어서 여름과 겨울 수련회가 가장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수련회에 참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학생들 중 70% 정도는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을 당연시했고, 절반 정도의 아이들은 수련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아이들과 가지 않겠다고 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 부모님에게 자녀가 수련회 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가정통신문도 보내고 또 만나거나 전화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많은 분이 “본인이 가기 싫다고 하네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러니까 본인이 가기 싫다는데 제가 뭐 어쩌겠냐는 뜻도 있고, 아이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냐라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설득하기가 부담되고 한번쯤 수련회 가지 않는다고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그런 대답을 합니다. 제가 가장 힘든 것이 이런 부모님의 태도였습니다.
부모의 역할이 무엇입니까? 자녀의 생각을 물어보고 어린 자녀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사람입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는 자녀를 바른 길로 지도하는 자이고, 좋은 길로 이끄는 사람입니다. 잘못된 길은 지적해주고, 복된 길로 가도록 이끌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하는 이가 부모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바르고 복된 길을 외면한다면 직무유기한 부모가 되고 맙니다.
과거 수십 년 혹은 백 년이 넘도록 교회 자녀들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 교회가 다양한 프로그램과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노력에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나의 결론이 났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영향력(주일학교)보다는 가정에서의 영향력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교회에서 여러 활동을 해도 결국 자녀 신앙을 결정하는 주체는 부모라는 것입니다. 제가 현장에서 뼈저리게 경험한 것도 이것과 똑같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을 위하여 노력하지 않으면 자녀의 신앙 성장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회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성장시킬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인생 가운데 만나는 많은 일을 영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기도의 제목을 정해서 함께 기도하는 일들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플 때,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부모는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기도 제목을 정해서 함께 정한 시간에 기도하는 것입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시험이나 어떤 활동이 있다면 함께 기도하는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감사운동을 하고 있을 때 이런 기회도 잡아야 합니다. 아이들만 감사노트를 쓰게 하지 말고 부모도 함께 하루에 한 가지씩이라도 감사할 것을 나누면 영적 성장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어떤 삶을 만드는지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이 가까워 옵니다. 이런 기회를 백분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가족 찬양을 하기로 정하고 준비한다면 가족이 함께 준비하는 기간은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뒤로 미룬다면 이룰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도전해야 실상이 오는 것입니다. 성탄 주일날 한 가족이 성도들 앞에 나와서 그 찬양을 부르는 이유를 몇 줄로 발표한 다음에(간증) 함께 크리스마스 찬양을 부른다면 자녀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육체를 즐겁게 하는 그런 추억보다 영적인 일에 대한 추억은 평생 갑니다. 왜냐하면 우리 영혼에 새겨진 복된 기억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냥 시간가는 대로 보내지 마시고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서 장년이 되어서도 기억에 남을만한 신앙의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