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다.
문을 여니 겨울비라기보다는 봄비 같다.
경주에서 맞는 첫 비다.
비가 와서 쌀랑할 줄 알았는데 아주 포근하다.
무슨 봄 날씨인줄...
비가 와서 그런지 오늘은 다들 늦잠이다.
이상하게 비오는 날은 잠도 더 잘 온다.
근처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가까운 동궁원으로 향한다.
삼국사기에 문무왕 14년 “궁 안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고, 진기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
문무왕 19년에는 “동궁을 지었다” 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동, 식물원이었던 기록과 건국신화인 난생설화와 새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곳이다.
선배님 내외분이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떠나신다고 하여 오늘은 식물원만 방문하고 자녀들이 좋아하는 동물원은 다음에 다시 한 번 방문하기로 하였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열대성 식물들을 중심으로 실내에 식물원과 곤충관이 펼쳐져 있다.
특별한 점은 식물원 내에 조그마나한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책을 좋아하는 우리에겐 꿀 같은 장소였다.
식물원을 돌아다니다 힘들면 앉아서 책을 읽고.
책을 읽다가 또 다시 식물을 관찰하고.
책을 항상 가까이 하라는 누군가의 배려였을까?
그 마음이 참 고맙다.
동궁원을 함께 하는 것을 끝으로 선배님 내외분은 경주를 떠나시고 우리는 아쉬워했다.
바쁘신 와중에도 멀리까지 와서 좋은 시간을 함께 해 주시어 지면을 통해 너무 감사드린다.
좋은 분들과 함께여서 이번 경주에서는 여행은 더욱 즐거웠다.
여행이 길다보니 이런 좋은 기회도 만나는 것 같다.
[초3의 일기]
오늘 동궁원에 갔다. 동궁원에서 곤충을 봤는데 정말 많고 멋있었고 신기했다. 그리고 식물원이다 보니까 꽃, 나무가 많았다. 가다가 중간에 도거관이 있어서 책을 재미있게 봤다.
#경주일기, #9일차, #동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