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붕괴, 정말 무서운 놈이 오고 있다.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와 있었다. 우리들 모두가 모르거나 두려움에 무시하고 있을뿐...
전 세계적으로 정부, 기업과 가계가 엄청난 양의 부채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지난 십수년간 누려왔던 저금리 상황으로의 회귀가 우리의 예상보다 더 늦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각국 정부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하다못해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인플레이션이나 달러화 가치의 하락을 무시하고 화폐를 찍어내면서 버틴다고 해도 나머지 다른 국가의 정부나 가계들은 이 엄청난 양의 부채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간은 원자재와 생산 재화에 대한 전세계적인 밸류체인이 원활히 작동하여 엄청난 양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고 급격히 부채를 늘려도 인플레이션의 문제에 어느 정도 자유로웠지만 리쇼어링이나 프렌드쇼어링 등이 판치고 지정학적 극한 대립이 점철되어 정치 경제적으로 분절화된 세계, 즉 세계적으로 블록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은 기존과 같은 저가 제품의 전세계 시장으로의 수월한 공급을 방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느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일상화 될 것이고 그간 향유했던 달콤한 저금리 환경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중립금리의 상향)
항상 그래왔듯이 역사적으로 봐도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은 어디 한 구석이 심하게 파국을 맞이하기 전에는 비상하는 그 날개를 꺽지 않았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저금리로의 회귀를 위해서 심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만을 바라야만 하는 상황이다.(Bad is good.)
현재 표면상으로만 봐서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건해 보인다. 하지만 이도 조만간 날개를 접고 추락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도 이러할진데 지금도 더 어려운 나머지 국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구체화 된다면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작년 상반기부터 우리는 이미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 등과 같은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시그널들을 봐왔다. 오래지 않아 그 시그널이 실물경제와 현실세계에서 작동하고 또 구체화될 것이다. 그걸 느끼는 순간에는 이미 거대한 침체의 쓰나미가 우리를 덮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 결과 발생할 경기의 급격한 침체나 경제주체들의 부실화는 우리의 가장 약한 고리인 부채의 사슬을 끊어 내고 악순환의 고리를 연결해 낼 것이다. 대공황 이후 어느 시기에도 없었을 deleveraging(부채축소)의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러한 암울한 시그널들이 이미 진즉 우리 곁에 엄습해 있고 그 어둠이 우리를 뒤덮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를 모르거나 혹은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우리들 중의 일부는 이미 이 위협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으나 대중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어떤 대응을 하지 않거나 앞으로도 않을 거라서 파국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자기확증편향적인 시각을 보유하고 있어 대중들과 동조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단지 시간만을 늦출뿐 피할 수 없는 이 거대한 위협적인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낼 때 나약한 존재인 우리들 하나 하나에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익히 봐왔다.
그 놈의 실체를 알고 있으나 그 위험이 언제 어떻게 발현될지, 그리고 그 발현으로 인해 나타날 결과를 정확히 예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국의 정책당국자나 통화정책 당국자들 또한 숨죽이고 단기적인 대응만을 취하며 바라볼 뿐인 것이다.
요즘 미국 연준의장과 위원들이 입만 열면 떠드는 데이터 디펜던트에 따른 정책 대응을 하겠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즉 선제적인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항상 약한 고리부터 문제가 터지게 되고 이 여파가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엄청난 연쇄 폭발을 야기할 것이다. 역사상 어느 순간보다 엄청나게 거대한 파열을 생성해 낼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계가 이미 괴랄할 정도로 높게 쌓아 올린 부채라는 탑의 붕괴는 그 주위의 모든 것을 파멸시킬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데, 아직도 이 탑은 자기증식을 하듯 그 높이를 높여만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스스로 적절한 준비와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한 곳만 바라보고 돌진하다가 동시에 휩쓸려서 다들 절벽아래도 뛰어 내리는 레밍들과 같이 집단 자살하게 되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다.
#부채 붕괴 #디레버리징 # 중립금리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