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고 할머니의 옥색 치마저고리 이야기
노고단 산상 수행 중 하루는 할머니께서
수행 자리를 정해 주시고는 몇 시간이고 하늘을 물끄러미 보시더니
“얘야, 옥색 치마저고리가 너무나 입고 싶구나!”라고 하셨다.
언제나 담담하시고 별말씀이 없는 분이시라 의아해하다
영문을 몰라 궁금해서 바라보고는
“할머니가 옛날 분이라서 그렇지 뭐” 하며 그냥 넘겨버렸다.
하나 왠지 마음에 찡하게 남아 곰곰이 할머니의 말씀을 생각해 보았다.
이는 부모님께 살아생전 효도를 다하라는 뜻이었다.
할머니는 조그마한 키에 하얀 저고리와 검은색 치마를 입으시고
언제나 빛바랜 헤어진 흰 수건으로 머리를 싸매고
얼굴은 둥근데 타서 그을리고, 주름이 깊게 패어 온갖 풍상을 겪으셨는지,
미소엔 늘 외로움과 슬픔이 있었다.
이는 곧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모습이 아니던가?
정상의 신선급인 한 선인이
소박한 옷 한 벌 입어보고 싶은 원함이 그렇게 힘드신 걸까?
이 원함은 나에게 많은 교훈과 도량의 폭을 넓혀 주었다.
부모 없는 자식 없음에 살아 계실 때 효를 다하고,
사람들이 근면 성실하게 살아서 모든 자
기아와 빈곤을 없애야 한다는 뜻임이라.
할머니의 옥색 치마저고리는 아름답지 아니한가?
사람으로 태어남에 아름다운 효를 이룸이요,
해야 할 일을 다 함에 도의 진리를 깨달음이요,
이것이 곧 진법의 지혜에 해당됨이라.
[수행 이야기 4편]_마고 할머니의 옥색 치마저고리 이야기.hwp